제53회 전국도서관대회 대구서 개막, 오는 28일까지 열려
'변화하는 도서관 세상을 리드하다' 슬로건 내걸어
이진아기념도서관과 대구 경동초등학교가 대통령 표창..이병목 참사서상에 이용훈 서울도서관장

 

 

 

 

어제 (26일) 대구광역시에서 제53회 전국도서관대회가 열렸다.

 

이번 전국도서관대회는 ‘변화하는 도서관, 세상을 리드하다’라는 주제로 3일간 대구시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에서 도서관인들과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다.
도서관이 지식, 정보, 교육, 문화의 중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보다 성숙한 도서관으로의 도서관문화 및 도서관 현장 사서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마련됐다.

 

개회식에는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및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와 대구시 관계자, 국외 도서관계 저명인사, 17개 시·도 및 교육청 관계자, 전국 도서관 관련 단체, 문헌정보학과 교수 및 학생, 전시 관계자 등 약 3,000여명이 참석했다.

 

곽동철 한국도서관협회 회장(청주대 교수)은 개회사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환경 변화와 함께 끊임없이 변화하며 성장하고 있는 도서관은 문화기반시설의 핵심이자 지역의 랜드마크로 시민들과 소통하며 세상을 리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더 나은 도서관 운영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사서, 질 좋은 장서를 갖추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도서관계 현안을 추진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도서관협회에 회원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도서관계의 단결과 참여의식을 강조했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와 문화부가 주최하는 ‘2016 우수도서관 시상식’과 ‘2016 이병목 참사서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올해 최우수 도서관으로는 서울 서대문구 이진아기념도서관과 대구 경동초등학교가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올해 처음 제정된 제1회 ‘이병목 참사서상’에는 이용훈 서울도서관장이 선정됐다. 첫 수상자로 선정된 이용훈 관장은 "영광스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다, "참사서가 되라는 교수님의 뜻을 받들어 동료들과 함께 더욱 힘쓰겠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행사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또한 2017년도 전국도서관대회 개최지로 경기도가 선정·발표되었고, 제54회 전국도서관대회는 2017년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진행된다.

 

(취재=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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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우수상> ‘김영란법이 묻는 정의사회의 요건’

 

▲ 손현진 씨 

 

정의로운 사회를 ‘도둑이 없는 사회’로 간주하는 국가 A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이 국가는 도둑질을 척결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그 내용은 국민이 남의 물건을 훔칠 생각조차 하지 못하도록 타인의 집 근처를 서성이는 행위를 금하는 것이었다. 다만 예외를 허용해 달라는 의견에 따라 신발 끈을 묶는 데 최대 3분, 전화통화에는 5분, 골목길 청소에는 10분을 허용했다. 이 법안을 시행한 나라 A는 정의로운 사회를 실현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만약 A국가의 국민이 애초에 도덕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의 집합이라면 진정한 의미에서 정의사회를 만들 수 있겠지만, 그와 반대로 비도덕적인 개인이 모여 있는 사회라면 아마 편법이 판칠 뿐 정의사회는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는 28일부터 시행되는 김영란 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두고 생각해봄직한 가상의 이야기다. 법안의 실효성과 규제내용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결국 정의사회 실현에 대한 열쇠는 국민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란법의 규제내용에 대해서는 많은 우려가 따랐다. 우선 법안을 적용하는 대상에 선출직 공무원 외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 등 민간인이 포함된 것이 문제시됐다. 이 내용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헌법재판소는 국가와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큰 직업군이기 때문이라는 근거를 들었다. 그러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직업군으로 치면 변호사나 의사,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있다. 이런 지적과 더불어 3만원 이상의 식사와 5만원 이상의 선물, 10만원 이상의 경조사비를 대가성 여부와 관계없이 제공받는 것을 금지한 부분에서 고개를 갸웃거린 사람이 많았다. 법안이 굳이 3·5·10만원으로 금액을 정한 근거조차 국민에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는데 그에 더해 원안에 있었던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 부분이 최종안에서는 쏙 빠지면서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특히 이해충돌 방지 부분은 공직자 윤리를 바로세우는 데 필수적인 사항이라고 법안의 창시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장이 언급한 바 있어서 더욱 논란이 되기도 했다.

 

비현실적이고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도 김영란법은 그 자체로 높은 국민 전체의 지지를 받고 있다. 김영란법 논의를 촉발한 계기의 하나인 벤츠 여검사 사건부터 최근 유력 일간지의 주필이 기업으로부터 막대한 액수의 향응을 받은 사실까지 그간 국민에 충격을 준 부패 사건이 많았다. 이 과정에 정의사회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높아졌고, 지난해 김영란법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묻는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6명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개인마다 어떤 사회적 경험을 해왔으며 김영란법 시행으로 얼마나 활동에 제약을 받을지에 따라 해당 법안을 강력하게 지지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법안의 내용에 매몰돼 진정한 정의사회의 길은 뒷전이 되는 것이다. 위대한 철학자 칸트는 “자발적으로 보편적인 도덕법칙을 따르는 것만이 도덕적이다”라고 하면서 개인 스스로 내재된 도덕법칙을 따를 것을 촉구했다. 김영란법이 몰고 올 사회적 파장이 유달리 부각되어 보이는 것도 부패한 사회의 일원이었던 반성보다 관행의 변화를 더 두려워 한 이가 많은 탓이다. 법안 적용 대상에 포함된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개인과 단체가 자기 내부의 도덕준칙을 돌아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라인홀트 니부어는 ‘도덕적 개인과 비도덕적 사회’라는 책에서 선한 개인이 모인 사회도 악(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영란법이 개인의 부패를 엄단하는 것을 넘어 청렴사회에 대한 나라 전체의 열망을 현실화하는 시작이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앞으로 김영란법이 사문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입법 취지에 맞게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회에서 관련법을 손질할 경우 부패의 유혹이 강한 선출직 공무원에 대해 각종 청탁을 뿌리칠 수 있는 근거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김영란법이 각종 향응을 받지 못하게 ‘제약’하는 법이 될 수도 있지만 향응을 거절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입장에 설 것인가? 대한민국 국민은 정의사회를 살아갈 자격을 얻기에 앞서 중요한 질문을 받아든 셈이다. <손현진, 경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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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사기자협회는 제4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수상작중 부문별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부문별로 순차적으로 게재해, 신문 읽기·쓰기 문화 확산과 비판 지성을 바탕으로 창의적 글쓰기를 확산하기로 했다. <편집자 주>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우수상> ‘‘다운’보다는 ‘업’으로… 김영란법이 정말 ‘착한 법’이 되려면’

 

 

▲ 박병진 씨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이로 포장되어 있다’는 말이 있다. 좋은 의도로 한 행동이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뜻의 영국 속담이다.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한국 사회는 그동안 부정부패도 많은 고통을 겪었다. 김영란법에 우려를 표하는 여러 언론인과 전문가에게 많은 국민이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의도가 선하다고 해서 김영란법이 반드시 ‘착한 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김영란법은 오히려 악법이다. 이 법의 입법목적인 부정부패 근절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3·5·10’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김영란법은 현실성이 없다. 정확히는 시행령으로 3만원 이상의 식사, 5만원 이상의 선물, 10만원 이상의 경조사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요즘 연애하는 대학생도 기념일이 되면 여자친구와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3만원보다 비싼 밥을 먹고 5만원보다 비싼 선물을 준다. 그런데 김영란법으로 ‘갑’이라 불리는 우리 사회 기득권층의 접대문화를 근절할 수 있으리란 생각은 정말 바보처럼 순진한 것이다. 현실성 없는 악법에 눈치 보고 살아야 하는 애매한 ‘을’들만 손해를 보고, 결과적으로 서민경제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세상인데, 현재의 안으론 물가상승률을 반영할 방법이 없는 것도 문제다.

 

김영란법이 의도가 좋은 건 알겠는데 입법을 강행할 만큼의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김영란법은 적용범위가 매우 넓고, 그만큼 중요한 법이다. 김영란법의 직접 대상이 되는 공무원과 그 배우자의 수가 4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들과 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의 수까지 생각해보면 사실상 전 국민이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인 셈이다. 이렇게 중요한 법인데 2012년 8월 이래로 불과 4년 만에 발의·토론·의견수렴·계도기간 등 입법의 모든 절차가 끝난 것은 누가 봐도 성급하다.

 

김영란법의 도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국민권익위원회는 논란의 ‘3·5·10’ 룰에 대해서 “국민이 정한 것”이라며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권익위원회에 한 가지 묻고 싶다. ‘한우의 눈물’을 외치는 축산업계, 뮤지컬의 쇠퇴를 우려하는 공연업계 등 피눈물을 흘리며 김영란법에 반대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 김영란법의 의도가 선하다고 해서 반대하는 사람을 부정부패 매국노로 몰아가는 선악 프레임은 조금 치사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달러가 상한선인 미국 ‘뇌물죄’의 예를 들면서 한국도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찬가지로 치사한 논리다. 나라마다 환경이 다른데 반드시 미국법이라고 따라해야 하는가.

 

김영란법 논란을 보면 원래의 입법목적을 수행하는데 실패한 성매매특별법의 선례가 떠오른다. 물론 성매매특별법에는 긍정적인 부분도,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 확실한 점은 성매매특별법이 성매매근절이라는 입법목적을 전혀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과거 집창촌 위주의 성매매가 오피스텔·키스방 등 각종 업소로 변했을 뿐이다. 성매매특별법은 성판매자와 구매자를 구분 없이 포괄적으로 처벌해 오랜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역시 ‘3·5·10’이란 포괄적인 규정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김영란법은 성매매특별법의 선례에서 어떤 대안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한 가지 대안은 현재의 ‘다운(하향식)’ 규정을 ‘업(상향식)’ 규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3·5·10’법 대신 30만원 이상의 접대, 50만원 이상의 호화로운 선물, 100만원 이상의 경조사비 명목의 뇌물을 집중 단속하는 ‘3·5·10’룰은 어떨까. 얼마 이하만 허용하겠다는 현안에서 얼마 이상은 확실히 잡겠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지금보다 더 큰 국민의 지지를 얻고, 진짜 갑이 아닌 을만 잡는데 공권력이 낭비될 일도 없을 것이다. 지금의 김영란법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지만 착한 법은 아니다. 우리가 김영란법에 ‘좋아요’를 누르려면 부정부패 척결이란 원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많은 고민과 개선이 보태져야 할 것이다. <박병진, 중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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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사기자협회는 제4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수상작중 부문별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부문별로 순차적으로 게재해, 신문 읽기·쓰기 문화 확산과 비판 지성을 바탕으로 창의적 글쓰기를 확산하기로 했다. <편집자 주>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최우수상> ‘청렴이라는 언론의 판옵티콘’

 

▲ 박서아 씨

 

 

인간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감시받고 있다고 생각할 때 행동의 반경을 극히 축소한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오웰은 자신의 작품 <1984>에서 서로가 서로를 끊임없이 감시하는 미래사회를 예견한다. 한국 언론인들에게 언론사회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중심에 있는 제레미 벤담의 판옵티콘이자 조지오웰이 말한 1984년과 같다. 김영란 전 대법관이 발의한 청탁금지법은 죄수들이 서로를 만날 수도 없고 아무리 외쳐도 밖으로는 목소리가 나가지도 않는 감옥 안에 대놓고 언론자유를 가두겠다는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건강한 사회는 원칙을 준수한다. 청탁금지법 또한 ‘투명성’과 ‘공정성’이라는 원칙준수를 통한 바람직한 사회의 실현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그러나 다양한 구성원이 모두 주권을 갖고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는 다양한 원칙이 존재한다. 원칙이 지향하는 이익이 충돌할 때는 그 이익들을 형량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토의의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 민주사회는 알권리가 보장되는 것이 올바른 토의와 최선의 결과 도출의 기본이라고 생각해 언론의 자유를 헌법에 명시해 두었다. 미국의 수정헌법 1조도 ‘freedom of speech(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라고 명명하고 있다. 그러나 김영란법이 의결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상기시키는 입법자들을 찾아보기란 어려웠다. 언론이 민주주의 제1의 원칙을 실현시키는 집단임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가치의 실현을 목적으로 언론의 피해는 언급되지 않았다. 벼룩을 잡기위해 초가삼간을 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청탁금지법의 위헌여부를 심사한 법적용자들의 해석 태도도 이해하기 어렵다. 법은 인간의 자유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기에 최소입법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입법자들은 자정노력에 한계가 있다며 법안을 제정했다. 사법부는 부패의 동의어로 사용되어도 무방할만한 국회에서 어떠한 자정노력 끝에 최소입법의 원칙을 깨고 법안을 제정한 것인지 살피지 않았다. 또한 법 제정의 목적과는 다르게 국회의원의 청탁방지 조항이 다수 제외된 것도 크게 지적하지 않았다. 누구를 규제하기 위해 만든 법인지 의심을 거둘 수 없는 부분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수많은 법관들조차 언론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도외시했다는 것이 판결문에도 드러나 있다. 헌재의 법관들은 언론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침해되는 사익이 공익보다 중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헌법에 명시된 민주국가의 가치를 수호하는 법관이 반대의 주장에 언론자유를 포함해 ‘사익’이라고 표현한 것은 언론자유의 가치를 소홀히 하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것이다. 3만 원 이상의 식사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유권의 침해가 아니라는 설명은 있어도 왜 언론인이 포함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입법부와 사법부에서 언론의 가치가 망각되는 것이 진정한 부패의 시작임에 공감하는 이는 많지 않다.

 

“언론인이 공직자와 청탁하는 것이 언론자유인가”라는 반박을 제시할 수 있다. 물론 언론인의 청탁이 정당하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분명 법은 감시를 낳고 감시는 호흡을 짧게 한다. 미국 정부의 도청을 폭로한 애드워드 스노든도 자료 수집을 위해 어느 정도의 불투명한 시간이 필요했다. 교육부의 나향욱이 “99%의 국민은 개, 돼지이다”라고 발언한 것을 한 기자가 들었던 것도 술자리에서였다. 언론인의 감시에 법이 정당성을 불어 넣어준다면 언론인의 긴 호흡과 취재가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호흡이 짧아진 취재는 피상적이고 외설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자유를 제한받는 감옥 안에 살고자하는 민주시민은 없다. 언론이 권력의 감시를 받는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판옵티콘 안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공무원 청탁 금지법, 판례등 사실상 부패를 처벌할 장치가 있음에도 굳이 실효성도 모호한 법을 제정한 것은 언론을 타겟으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이미 언론 중재위원회 등에서 제한받는 언론을 형벌권 위에 두는 것은 민주적 가치를 훼손시키는 것이다. 민주의 대원칙을 넘어서는 법은 용납될 수 없다. 진정한 국익이 무엇인지 더욱 깊이 논의하고 언론의 입장을 반영하여 법안을 손질할 때 진정으로 청렴한 민주사회의 작동이 가능할 것이다. <박서아, 단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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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조사기자협회는 ‘언론사 DB·아카이브, SNS에서 어떻게 개방·활용할 것인가’란 주제로 위키트리 공훈의 대표와 함께 전문가 토론회를 지난 10월 20일 오후 정동 위키트리 본사에서 열었다.

 

 

지난 10월 20일 정동 위키트리 본사에서 한국조사기자협회 회원 17명과 공훈의 대표는 언론사가 수 십 년간 쌓아 놓은 ‘DB·아카이브를 SNS 환경에서 어떻게 개방·활용할 것인가’를 놓고 전문가 토론회가 있었다. 토론회는 지난 9월 초 미국 클리블랜드서 열린 ‘CMW (콘텐츠 마케팅 월드) 2016’ 콘퍼런스 주요 내용으로 최신 콘텐츠 마케팅 트렌드에 대한 발표가 먼저 있었다. 이후 참석한 협회원과 질의·답변으로 심도있는 토론이 진행되었다.

 

 

▲ 콘텐츠 마케팅에 대해 발표 중인 공훈의 대표

 

 

직접 소통의 시대, SNS가 만들어낸 환경 변화로 뉴스, 광고, 홍보의 영역이 다 무너져 버렸다 .. 신문에 광고 영역만 남아있지, 광고는 없어 진거나 마찬가지다

 

 

공훈의 대표는 “직접 소통의 시대, SNS가 만들어낸 환경 변화로 뉴스, 광고, 홍보의 영역이 다 무너져 버렸다”고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신문에 광고 영역만 남아있지, 광고는 없어 진거나 마찬가지다. (매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광고라는 게 필요하지 않게 된 거다. 기업, 개인까지도 콘텐츠를 쏘는 플랫폼을 각자 하나씩 가지고 있으며, 광고 효과가 있는 그곳에 광고주들이 몰린다”고 했다. 

 

국내는 아직 콘텐츠 마케팅(Content Marketing)이 생소하지만 이미 미국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콘텐츠 마케팅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발행하는’ 이후 누가 봤고 얼마나 봤고 어떻게 확산되고 있는가를 추적하고 분석하는 ‘포스트 콘텐츠’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왜 신문사에서 SNS에 콘텐츠를 올려도 왜 반응이 없을까? ‘읽어 봐’하고 주는 거에는 반응이 없어요. 지금까지도 수직적인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이미 독자들은 수평관계를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죠.”

 

그는 콘텐츠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면서 콘텐츠 마케팅, 콘텐츠 생산 단계의 변화된 지점을 명확히 짚어주었다. 첫 번째 “무엇을 위한 콘텐츠인가? = 사업의 목적은 무엇인가?” 두 번째 “누구를 위한 콘텐츠인가? = 독자의 욕구는 무엇인가?” 세 번째 “그 다음은 무엇을 할 것인가? =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로 구분 설명해 주었다.

 

 

 

 


지난 9월 초 ‘CMW 2016’ 콘퍼런스에 가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I plan therefore I am ( 나는 기획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를 꼽으면서 기존 언론사 콘텐츠 제작의 가장 큰 문제를 명확히 짚어내었다.

 

 

 


“전략적으로 가라는 거죠. 회사가 아닌 고객을 위해 (글을) 써야합니다. 독자가 본다고 생각하고 써야하는데 자꾸 회사를 의식하고, 양방항 소통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쓴 좋은 콘텐츠를 활용하지 않고, 텍스트로 작성된 콘텐츠만 쓰는 것들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람들 종이로 보는 게 아니라 요즘은 다 휴대폰으로 봐요. 여기에서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해요. 그러나 글을 쓰는 사람들은 아직도 종이에 써요”

 


끝으로 콘텐츠 마케팅의 일부인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ing)를 언론사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티브 광고는 독자들이 브랜드를 알도록 콘텐츠로 통해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며, 뉴스와 같은 플랫폼을 이용해 광고주의 브랜드를 알리는 스토리텔링이라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통해 작년 매출이 4000만 달러, 2020년에는 온라인 광고의 52%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을 만큼 굉장히 큰 기회라고 했다.

 

 

 


“기업은 돈을 주고 자기가 알리고 싶은 걸 알리고, 언론은 그에 대한 수익을 올리고, 독자는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게 선순환구조라고 생각하고 우리나라 광고시장에 제대로 안착할 아주 좋은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Content Marketing and Native Advertising’이란 생소한 개념을 소개하면서 언론사의 조사기자들이 어떻게 수평적으로 독자와 소통하고, 공감할 것이며, 변화된 언론환경을 생존의 전략으로 이끌어 갈 것인지를 고민해 줄 것을 강조했다.

 


끝으로 협회원과의 질의·응답에서 나온 내용 중에 몇가지를 소개한다. (전체 질의·응답은 별도 포스팅으로 게재한다)

 

 

▲ 한국조사기자협회 회원과 질의.답변 시간을 갖는 공훈의 대표

 

"내가 기자가 아니라 스토리텔러라고 생각해야합니다. 스토리텔러의 가능성은 어마어마합니다. 그 수요가 폭발적입니다. 콘텐츠 마케터가 저널리스트가 될 순 없지만(거의 불가능) 저널리스트가 콘텐츠 마케터가 되는 건 굉장히 쉽습니다. 내가 기자가 아니라 스토리텔러라고 생각하면 기회는 무한합니다."

 

-전반적인 질문 자체가 이렇습니다. 조사기자는 외부 취재는 아니지만 잊혀진 쌓여진 콘텐츠에 좋은 게 많은데, 독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하지 고민입니다.
=위키트리는 기자를 채용할 때 대학 막 졸업한 사람만 뽑습니다. 기성 언론사와 모든 게 다릅니다. 글로만 써도 안되고 동영상도 넣어야 하고. 그게 무슨 의미냐면 신문 지면보다 페이스북이나 SNS에서 주고받는 ‘톤앤매너(Tone & Manner)’에 익숙해져 있어야지 유리하다는 겁니다. 과거 기자 합격하면 기사 쓰는 방식부터 배웁니다. 독자들이 그런 형식을 좋아해서 그렇게 쓰는게 아닙니다. 신문 지면이 좁으니까 편집하기 좋으라고 그러는 거예요. 공급자중심이죠. 그런데 지금은 다 넣을 수 있습니다. 독자들이 뭘 좋아하는지 고려를 해야 해요. 또 하나, 기자가 아니라 스토리텔러(Storyteller)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뽑아놨더니 진짜 기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 너는 가서 기자해’ 라고 합니다. 전통 미디어의 기자 직종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내가 기자가 아니라 스토리텔러라고 생각해야합니다. 스토리텔러의 가능성은 어마어마합니다. 그 수요가 폭발적입니다. 콘텐츠 마케터가 저널리스트가 될 순 없지만(거의 불가능) 저널리스트가 콘텐츠 마케터가 되는 건 굉장히 쉽습니다. 내가 기자가 아니라 스토리텔러라고 생각하면 기회는 무한합니다. 저널리즘 훈련을 받으면서 스토리텔링 훈련을 한다면 그 인력의 몸값은 대단하고 그런 사람을 엄청나게 찾을 겁니다.

 

-우리 조사기자는 언론사 창고지기와 같죠. 그러다보니 (대중에게) 공개하기엔 고민이 많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오픈이 답입니다. 나머지는 뒤따라가는 겁니다. MBC 2580의 경우 그날 방송 중에 가장 재밌는 장면을 뿌리라고 했어요. 그래야 본방 시청률이 올라가거든요. 이런게 가장 좋은 전략입니다. 싸매고 있던 것들을 던지세요. 아카이브를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던진 건 마음대로 퍼가게 해야 해요.

 

"저는 글을 쓰려고 하지 마라라고 말해요. 비주얼이 중요해요. 비주얼 속의 내용을 소개하는 역할이 돼야지 글이 위주가 되면 안 됩니다."

 

 

 

-그런데 공개 조금 해보니까 잘 안 됩니다. 왜 그럴까요.
=글의 스타일 문제일 수도 있어요. ‘~했어요’ 같은 투를 쓰는 것이 좋잖아요. 이모티콘을 써도 좋구요. 어디 나가서 사진을 막 찍었어요. 갔다 와서 사진 한 두컷 넣어서 텍스트중심인 기사를 써요. 저는 글을 쓰려고 하지 마라라고 말해요. 비주얼이 중요해요. 비주얼 속의 내용을 소개하는 역할이 돼야지 글이 위주가 되면 안 됩니다. 사진뿐만 아니라 움짤도 정말 강력해요. 동영상, QR코드 등 모든 플랫폼들이 임베드(embed) 담아가기를 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저작권에서 획기적으로 변화한 게 임베드 입니다. 임베드는 완전히 열려있어요. 유투브, 인스타그램 등 전부 다 임베드 가능해요. 글쓰라고 진짜 글만 쓰면 안 됩니다. 글만 쓰기 때문에 안 먹히는거고. 사람들은 비주얼로 보고 싶어해요.

 

-기존 언론사들이 페이스북을 바라볼 때 ‘좋아요’ 수를 중요한 측정지수로 삼는데 이거 위험한 발상 아닌지요.
=프로모션 해서 숫자 아무리 늘려놔도요 의미가 없죠. 몇 년 전 위키트리 페이스북 친구수가  10만이었는데, 그때 연합뉴스가 7만이었어요. 토킹 어바웃(talking about) 숫자가 중요하죠. 우리는 그때 40만. 연합뉴스는 3천명. 숫자 많아봤자 아무 의미없어요. 콘텐츠 내용 자체가 중요한 겁니다. 포스트 그 자체. 그래야 클릭도 하고 퍼나르기도 하고 하는거죠. 우리가 지금 130만 정도인데,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보는 사람이 누가 될까요? (출석률 100%). 만 명입니다.<끝>

 

▲ 토론회를 마치고 한국조사기자협회 회원을 위해 자신의 집무실과 사무공간을 직접 소개하는 공훈의 대표

 

(취재/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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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한국조사기자협회는 제4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수상작중 부문별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부문별로 순차적으로 게재해, 신문 읽기·쓰기 문화 확산과 비판 지성을 바탕으로 창의적 글쓰기를 확산하기로 했다. <편집자 주>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대상> ‘청렴의 가치, 그 진정한 내면화를 위하여’

 

 

 

 

▲ 김재훈 씨

 

 


옐리네크가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이 말은 법과 도덕 사이의 관계를 갈음한 것인 동시에 법의 정당한 역할과 한계에 대한 논변이기도 했다. 법은 그 속성상 불가피하게 주권자인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 그러하기에 입법의 과정과 절차에 있어 해당 법안의 정당성과 타당성에 대한 고민이 충분한 논의와 연구를 통해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특히 도덕과 양심을 통해 해결해야 할 인간사의 문제들에 대해 섣불리 법의 강제력을 동원하려 드는 것은 위험하고 무책임한 일이다. 헌법 조문에 과잉금지의 원칙을 명시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다. 김영란법의 입안자였던 김영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해당 법안의 취지에 대해 “우리 사회에 더치페이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부정부패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우리사회의 현실을 생각했을 때 그녀의 말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며, 일견 타당한 귀결이다.

 

그러나 형법제도를 동원해 인간의 부도덕성을 교정한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 가능하다 한들 그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다.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을 둘러싸고 아직까지도 많은 비판과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사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과도기적인 진통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도덕의 문제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질문은 지극히 본질적인 것으로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질문과 관련하여 김영란법이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히고 그 대안을 고민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다. 김영란법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가장 차가운 진실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부정부패의 문제와 관련해 개인의 도덕성에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사회의 도덕적 무능과 자정불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은밀하게 행해지던 부정과 부패의 문제를 법률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처벌하겠다는 것은 언뜻 보아 타당하고 정당한 논변인 것 같으나 그 안에 숨겨진 함정은 자못 위험하다. 재독철학자인 한병철이 ‘투명사회’에서 통찰했듯 투명성이 도덕적이고 선한 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부도덕하고 부패한 사회일수록 투명성이 더욱 강력하게 요청될 뿐이다. 다시 말해 우리 사회의 내부적 불신과 부패가 김영란법을 소환한 셈이다. 사회상류로 이루어지던 모든 상부상조의 영역까지도 투명하게 드러내고, 세세한 법 조항의 잣대로 통제하겠다는 것은 그 취지가 어떠하든 간에 시민윤리의 종말이요, 도덕성의 포기다. 김영란법이 단기적으로 모종의 성과를 내게 되었다 한들 그것을 진정한 의미의 부패척결 혹은 청렴문화 확산으로 자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영란법을 두고 그것이 부패척결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비겁한 일이다. 김영란법은 부정부패 문제와 관련해 우리사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편리한 방식의 해결책이었다. 거친 비유가 될지 모르겠으나, 김영란법은 흡사 반려견을 훈련시키는 채찍처럼 보인다. 법의 처벌을 두려워하며 파블로프의 개처럼 부정부패를 기피하는 사람에게 과연 우리가 내면화된 청렴의 가치를 기대할 수 있을까? 김영란법이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미래비전이 과연 무엇인지, 그것이 선진시민사회의 이상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부패 정도가 OECD 소속 34개국 가운데 27위를 기록할 만큼 심각하다고 한다. 하지만 김영란법을 통해 단기간에 우리나라의 청렴지수가 향상되고, 선진화된 시민사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한들 나는 그 결과를 자랑스러워할 수 없을 듯 싶다. 진정한 선진화는 부패를 줄이고 청렴지수를 향상시키는 것 그 자체에 있기보다 오랜 시간과 지난한 과정을 감내하고서라도 보다 인문학적인 방식으로, 인간의 생래적 자율성을 독려하며 진정한 의미의 청렴성과 도덕성을 사회 전체에 실현시키는 데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속의 어떤 나라나 민족도 윤리나 도덕을 포기한 채 법의 강제력만으로 오랫동안 번영한 예는 없다. 구태여 거창하게 인류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오늘날 지구촌의 나라들 가운데 법이 도덕의 영역을 잠식해 위세를 떨치는 경우, 그 시민들의 삶이 어떻게 피폐해지는지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김재훈, 경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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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논술대회 통해 언론에 대해 많은 관심 갖게 됐다"
제4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시상식 개최 … 수상자·가족 등 50여명 참여

 

 

▲ 한국조사기자협회가 주최한 제4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시상식이 10월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2층 언론진흥재단 대강의실에서 열렸다. ⓒ한국조사기자협회

 

 

한국조사기자협회(회장 유영식)SR타임스(대표 장의식)가 주최하고,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언론재단이 후원한 제4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시상식이 1021일 오후 6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2층 언론진흥재단 대강의실에서 열렸다.

수상자와 가족 등 50여명이 참석한 이날 시상식에서 대학·일반부 대상 수상자인 김재훈(33·경희중 교사)씨가 문화체육부장관상과 상금 100만원을, 고등부 대상 수상자인 강하늘(19·망포고)양이 교육부장관상과 상금 1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최우수상에 선정된 대학·일반부 박서아(21·단국대)씨와 고등부 이푸르메(17·향일고) 군은 상장과 각각 상금 50만원, 박병진, 손현진, 이유미, 임효정, 안정하(이상 대학·일반부)와 김규리, 박현준, 임주원, 전영서, 최예헌(이상 고등부) 등 우수상 수상자 10명은 상장과 상금 10만원을 받았다. 고등부 노진영(인천포스코고) 군 등 10명과 일반·대학부 김나연(연세대)씨 등 10명은 장려상으로 상장과 함께 도서상품권을 받았다.

유영식 한국조사기자협회 회장은 시상식에서 비판 지성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글쓰기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서 기쁘며, 참가자들이 보여준 열의에 감사드리며 매년 신문논술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부 대상을 받은 강하늘 양은 글쓰기 실력이 부족하지만 꿈이 프로듀서여서 참가 신청을 했고 이번 대회를 통해 스스로 부족한 점을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대학·일반부 대상을 받은 김재훈 씨는 학생들에게 언론과 관련된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참가했다부족한 글을 높이 평가해주셔서 감사하고 학생들이 앞으로 방송과 언론계에 관심과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현 심사위원(국민대 겸임교수·전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심사평을 통해 글이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참가자들의 글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충실하며, 자신을 사랑하고 나아가서는 타인과 사회를 사랑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또한 신문을 통해 세상을 알고, 글로써 세상과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도 좋은 글을 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취재·사진=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 고등부 대상을 받은 강하늘 양(오른쪽)과 유영식 한국조사기자협회 회장

 

 

 

▲ 고등부 최우수상을 받은 이푸르메(오른쪽) 군과 유영식 한국조사기자협회 회장

 

▲ 대학·일반부 대상을 받은 김재훈 씨(왼쪽)와 장의식 SR타임스 대표

 

 

 

▲ 대학·일반부 최우수상을 받은 박서아 씨(왼쪽)와 장의식 SR타임스 대표

 

 

 

▲ 고등부 수상자와 단체 기념촬영 ⓒ한국조사기자협회

 

▲ 대학일반부 수상자와 단체 기념촬영 ⓒ한국조사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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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는 흥미진진한 여행이다

 

 

▲ 오승건 부장/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 ⓒ SR타임스

 

 

좋은 생각은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 생각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재테크는 생각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행동하지 않는 재테크는 아무 의미가 없다.

 

재테크라고 말하면 거창하게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돈이 많아야 할 수 있고, 부자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부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구별에서 살기 위해서는 부자가 아니라고 해서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재테크다. 재테크는 행복하고 풍요한 인생을 향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해야 할 생활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재테크의 종류도 다양하다. 돈 많은 부자들만이 하는 재테크도 있지만, 시급 3천원을 받는 아르바이트생이 선택하는 재테크도 존재한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돈이 없을수록 빨리 시작해야 하는 것이 재테크다.

부자들의 재테크는 그들만의 이야기다. 아무나 할 수 없는 머니게임이다. 보통사람들이 할 수 있는 재테크는 직장에서 받은 월급을 쪼개 조금씩 저축하는 소박한 방법이다. 허리띠 졸라매 모은 튼실한 소액을 투자해 알뜰살뜰 불리는 것이다.

 

최종목표가 아닌 과정이라고 생각하라

 

푼돈은 푼돈일 뿐, 푼돈 모아 목돈을 만들기에는 삶이 너무 힘들다고 믿는 사람들이 꽤 많다. 당첨되면 목돈을 은행에 예치할 거라며 복권에 희망을 거는 사람도 있다. 복권을 마치 부적처럼 지갑에 넣어 일주일 동안 소중하게 간직하고 다닌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날로 먹으려 하다가는 식중독에 걸리거나 사기를 당하는 것이 재테크의 진리다.

 

보통사람의 재테크는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날, 끝이 보이지 않는 황톳길을 걸어가는 것에 비유된다.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 적금 들어 1천만 원 모았다고 끝이 아니다. 단지 시작일 분이다. 1천만 원은 투자의 시스템으로 돌리고 다시 적금을 붓는 것이 정석이다.

 

처음부터 부자는 없다. 돈이 어느 정도 모이면 돈을 굴리려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금융근육이 생긴다. 몸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단기간에 몸을 만들면 요요현상에 의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금융습관도 만찬가지다. 장시간에 걸쳐 다져지고 굳어져야 오래간다.

 

재테크는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다. 1천만 원이 목표인 사람은 1천만 원을 모으면 끝이다. 목표는 이루기도 어렵지만 이루고 나면 허탈감에 빠진다. 재테크를 과정으로 생각하면 이런 부작용의 예방이 가능하다.

산에 오르는 목적을 오직 ‘정상에 깃발 꽂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주위의 아름다운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새소리고 귀에 들어오지 않고 단지 힘이 들 뿐이다. 결국 정상에 올라 즐기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내려온다. 반면 등산을 과정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그늘에 앉아 쉬기도 하고, 계곡의 약수에 목을 축이는 일도 즐겁다. 과정을 오래 즐기는 사람은 오래갈 수도, 멀리갈 수도 있는 것이다. 심산유곡을 기웃거리다 보면 산삼을 만나는 행운도 생긴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위원  osk@kca.go.kr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이 칼럼은 에스알(SR)타임스와 콘텐츠 제휴로 게재하는 것이며, 외부 칼럼은 본 협회의 공식 의견과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여러 블로그 독자들의 많은 구독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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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 노리면 그 인생 여전하다

 

 

 

▲ 오승건 부장/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 ⓒSR타임스

 

로또복권은 번호를 선택할 수 있는 맞춤식 복권이다. 여섯 개의 숫자를 맞춰 1등에 당첨되면 인생을 역전할 수 있는 금액인 수십억원의 당첨금을 받는다. 꿈에 숫자가 보이거나 좋은 꿈을 꾸면 로또복권을 사는, 자나깨나 인생역전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다.

초창기에는 추첨일이 가까워지면 복권판매소 앞에 줄을 서야할 정도였다. 1등 당첨자가 나온 곳은 당첨기운을 받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 로또복권이 불티나게 팔렸다. 한때는 1등 당첨금으로 수백억원을 지급한 적도 있지만, 복권가격을 1천원으로 내린 뒤 10억~2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대박의 환상에 젖어, 토요일 저녁이 되면 분주하게 이 가게 저 가게를 기웃거리며 복권을 산다.

로또복권의 1등 당첨확률은 미미하다. 814만분의 1이다. 골프에서 홀인원을 확률은 2만분의 1, 화재로 사망할 확률은 40만분의 1, 벼락을 맞아 사망할 확률은 50만분의 1이다.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되는 것은 벼락을 맞아 사망하는 것보다 16배나 어렵다. 몇 천원으로 인생역전을 꿈꾸고 ‘혹시나’하고 기대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역시나’로 끝난다.

주말마다 인생역전을 노리는 복권맨 중에서 실제로 인생을 역전시키는 사람은 매회 한두 명뿐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난주와 비교해 다를 바 없이 여전하다. ‘인생역전’이 아니라 ‘인생여전’이다. 인생역전을 꿈꾸다 여전히 인생을 역전에서 보내는 사람도 있다.

신기루 같은 복권, 가볍게만 즐겨라

인생을 역전 시킬 수 있는 액수의 당첨금이 걸린 복권이 가장 장점도 있다. 고단하고 팍팍한 현실을 지탱하게 해 주는 한 줄기 희망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갑 속에 든 복권 한 장이 일주일을 움직이게 하는 힘의 원동력이라는 사람도 있다.

복권은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사막의 신기루와 닮았다. 다른 점은 복권은 비용이 들지만 신기루는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복권을 인생역전의 기회로 여기고 수입에 비해 매회 과다하게 구입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신기루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보더라도 효용측면에서 차이가 없으나, 복권은 1등 당첨자가 많으면 당첨금을 나눠야 하므로 액수가 줄어든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복권을 산 사람은 모든 사람이 같은 번호를 선택하고 그 번호가 뽑히면 복권을 구입한 액수만큼도 돌려받지 못한다. 추첨방송이 진행될 때 수백만명이 “대~한민국!”을 외치겠지만 당첨금의 액수를 알고는 화병을 앓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누구나 백만장자가 되기를 원하면서도 자신과는 거리가 먼 얘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확률 없는 게임에 참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복권을 사는 것이고, 돈을 벌기 위해 경마장을 기웃거리는 사람들도 있다. 사행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니다.

복권은 사행심을 조장하기는 하지만 순기능도 있다. 수익금 일부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회사업에 사용된다. 복권을 레저로 생각해 되면 좋고 ‘꽝’ 되면 사회에 환원한 셈이라고 유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인생이 즐겁다.
인생은 타인과의 경기가 아니다. 인생은 자기와의 싸움이고 자기와의 대화다. 복권 광고의 문구처럼 인생을 역전시키기 위해 복권을 사는 사람은 누군가와 비교해 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아니겠는가.

헛된 희망은 관성적이다

스탠리 밀그램 박사가 실험한 세 그룹의 감금된 쥐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람을 쥐에 비유해 유쾌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지렛대와 보상이 상징하는 것을 다양하게 적용해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의 쥐들은 지렛대를 누를 때마다 맛있는 알약을 보상으로 받는다. 두 번째 그룹의 쥐들은 지렛대를 누를 때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다. 세 번째 그룹의 쥐들은 지렛대를 누를 때 간헐적으로 알약을 받는다.

감금된 쥐들은 맛있는 알약의 보상을 기대하며 지렛대를 눌러댄다. 얼마 후 쥐들에게 알약 공급을 중단했다. 세 그룹의 쥐들에게 각각 어떤 일 이 일어났을까?
원래 맛있는 알약을 받지 않았던 두 번째 그룹의 쥐들은 전혀 문제가 없다. 변화가 없는 일상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지렛대를 누를 때마다 꼬박꼬박 보상을 받았던 첫 번째 그룹의 쥐들은 지렛대를 열심히 눌러도 알약이 나오지 않자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지렛대 누르는 것을 중단했다.

한편 간헐적으로 알약을 받았던 세 번째 그룹의 쥐들은 알약을 받기 위해 계속 지렛대를 누르고 또 눌렀다. 첫 번째 그룹의 쥐들이 재있게 놀 때도 알약을 보상받기 위해 지렛대를 열심히 눌렀다. 마침내 쥐들이 지렛대 누르기를 중단한 것은 ‘아주 긴 시간’이 지나서였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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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 위원  osk@k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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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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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김영란법’을 국정감사 한다고?

 

 

 

▲ 이대현

 

 

 

시행된 지 3주가 된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 입법부터 논란이더니 아니나 다를까, 시행과정에서 혼란과 부작용이 계속되고 있다.

첫날부터 학생이 준 캔커피 하나 때문에 고발을 당하는 교수가 있고, 아예 이 법이 무서워 아무도 만나지 않고,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기업이 공익목적으로 만든 문화재단과 언론재단은 모든 사업을 중단했다. 식당은 3만원 이하의 메뉴를 부랴부랴 내놓고, 대학은 취업생들의 학점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쏟아지는 문의에 국민권익위원회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경찰과 검찰조차 어떤 사안에 법을 적용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모습에서 이 법이 얼마나 부정확하고, 허술한지를 알게 해준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믿으려 한다. 이 법이 우리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줄여줄 것이라고. 당장 이러저런 식사대접과 선물이 줄어들고, 이 법을 핑계로 청탁을 거절할 수 있으니 그 기대가 마냥 헛된 희망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법이란 것이 그렇지 않은가. 도덕의 최소이고, 때문에 그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모호하거나, 그 대상이 온당하지 못하면 오히려 정의와 선을 해치는 것이 된다. 목적이 정당하다고 무조건 존재 자체도 정당한 것은 아니다. 지금 분위기로는 허점투성이 모순투성이의 김영란법을 ‘악법’이라고 비판하고 부정하면, 우리사회의 부정부패 척결을 반대하는 것이 된다. 마치 광주민주화운동을 지나치게 과장, 편협하게 그린 영화를 비판하면 그 운동의 의미와 정신을 부정하는 것으로 몰아버리는 것처럼.

헌법재판소의 합헌판결이 그런 분위기에 정당성을 주었고, 끝없는 검찰 간부와 그 출신 변호사와 권력층의 비리가 그 심리를 부추겼고, 언론인들조차 혀를 내두를 한 신문사 간부의 호화접대가 거들었다. 그래서 누구보다 이 법에 냉정하고, 날카로운 비판을 해야 할 언론이 자신들의 ‘자유’조차 포기하면서 입을 다물고, 겨우 한다는 것이 법 시행 이후의 풍경이나 스케치하고 있다.

자신이 대상자이기 때문에, 자칫 오해를 살까봐 이 법에 침묵해야 한다면, 누가 이 법이 가진 ‘악’과 ‘불합리’에 대해 말하겠는가. 이런 법을 만든 국회의원들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그 모습을 보라. 자신들이, 그것도 가장 부정부패, 청탁에 물들어 있고, 물들기 쉬운 자신들만 쏙 빼고는 제멋대로 엉성하게 만들어 놓고는 국민권익위에 법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질타를 하고 있다. 부정이 아닌 청탁은 어떤 것이고, 또 수수 금지 아닌 금품은 무엇인지 밝히란다. 그런 것도 생각 안 해보고 법을 만들었나?

그래놓고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봐도 납득이 안 되는 것까지 적용대상이 된다"며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 다는 게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한다면 도대체 (일상생활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냐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국민권익위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누가 먼저 들어야 할 소리를 누가 하고 있는지 국민들은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다.

국정감사에 국회의원들이 쏟아낸 이 법의 허점과 혼란, 애매모호함의 1차적 책임은 그들에게 있다. 법이란 남용을 막기 위해, 그것으로 인한 억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그 무엇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이 법을 만들었다는 얘기가 된다.

어이없는 것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여야 어느 의원도 자신들이 대상에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는 사실이다.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버릇처럼 말하지만, 정작 가장 기본적인 법으로부터의 특권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국회가 ‘김영란법’을 놓고 국정감사를 하니,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지난달, 한국조사기자협회와 SR타임스가 제4회 대한민국신문논술대회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때마침 김영란법 시행을 코앞에 두고 있어 대학· 일반부의 주제가 ‘부정청탁금지법과 우리사회 부정부패 방지’였다.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김재훈(경희중 교사)씨는 ‘청렴의 가치, 그 진정한 내면화를 위하여’에서 이 법의 본질적이고 치명적 한계를 이렇게 이야기했다.

“김영란법을 두고 부패척결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비겁한 일이다. 김영란법은 부정부패 문제와 관련해 우리사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편리한 방식의 해결책이다… 법의 처벌을 두려워하며 파블로프의 개처럼 부정부패를 기피하는 사람에게 과연 우리가 내면화된 청렴의 가치를 기대할 수 있을까?”라고.

‘도덕의 문제를, 그것도 지나치게 광범위하면서도 정작 그 도덕을 누구보다 엄격히 지켜야할 대상은 빼놓은 채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는 한 그의 이런 주장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치 이 법만 지키면 도덕적으로 완전한 것처럼 여기는 세상이 될지도 모르니까.

<주필ㆍ국민대 겸임교수ㆍ前 한국일보 논설위원>
이대현 주필  guriq@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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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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