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은 '양날의 칼' 이다

 

 

 

▲ 황정근 변호사 ⓒ SR타임스

 

 

 

말과 글은 힘이 세다. 때로 말과 글은 권력과 재산보다도 영향력이 있어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이 될 수도 있지만, 한마디 말과 글로써 남을 베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말과 글은 성공과 실패를 넘나드는 양날의 칼이다. '귀태(鬼胎)'라는 말 한마디 때문에 정국이 얼어붙을 정도로, 한마디 말이 세상을 멍들게도 한다. 일언상세(一言傷世)다. 세상을 태우는 불이 되기도 한다.

말과 글로써 먹고 사는 법조인에게서랴. 법조인의 직업적인 말과 글은 공방(攻防)의 무기이자 설득의 기술이다. 정확한 법률용어와 탁월한 논리, 그리고 유려한 문장력을 갖춘 판결문, 공소장, 준비서면, 변론요지서를 완성하기 위해 숱한 밤을 지새운다. 말과 글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야 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세상이 각박해진 탓인지, 극한대립이 일상화된 정치권의 영향인지, 요즘 법조계의 말과 글도 너무 날카롭고 험구(險口)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사법 판단에 대해 정상적인 불복 방법을 취하기도 전에 즉각 반발하는 말과 글이 난무하고, 사건을 법정 바깥으로 집어 던져 광장에서 처리하려고 한다.


 

▲ 방송화면 캡쳐 ⓒ SR타임스

 

 

변호사는 상대방의 준비서면 부본을 받으면 그 어떤 공격과 방어의 방법, 어떤 예리한 주장이 들어 있는지부터 궁금해진다. 그런데 내 주장의 논리적 모순과 부당성을 지적하는 내용에 숨죽이게 되는 것이야 상대방의 유능함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일 테지만, 폐부를 찌르는 비수와도 같은 섬뜩한 표현이 눈에 띌 때면 정말 기분이 우울해진다.

아무리 부당한 주장이라 해도 "자의적이고 독단적인 허위 주장", "터무니없는 주장", "곡해하여 주장", "억지 주장", "실로 근거 없는 허황된 주장"이라고 함부로 매도해도 되는가. 가장 상처 받았던 표현은 나의 주장이 "무지(無知)의 소치"라고 일갈 당한 경우였다. 졸지에 무식한 변호사로 전락하였다. 그밖에도 '무문왕법(舞文枉法)','무문농법(舞文弄法)', '돈벌이를 위해 사람 사는 세상을 어지럽히고 글로써 살인까지 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들어보았다. 우리 법조인들이 서로 독을 머금은 화살과 같은 말과 글로써 이렇게 상대방을 베어서야 되겠는가.

주장의 내용은 예리하되, 그 표현은 점잖아야 한다. 말과 글은 결국 내 마음의 표현이므로 바른 마음에서 바른 말과 바른 글이 나오는 법이다. 판결문이 법관의 얼굴이듯이, 법정에 공식적으로 내는 준비서면은 변호사나 그가 속한 법무법인의 얼굴이자 자존심이다. 우리는 상대방에게 어떤 얼굴 표정을 하고 나타나 어떤 인상으로 남아 있어야 할 것인가. 너무나 자명하다. 성경에 "혹은 칼로 찌름 같이 함부로 말하거니와 지혜로운 자의 혀는 양약 같으니라
(Reckless words pierce like a sword, but the tongue of the wise brings healing)[잠언 12:18]."라고 했다. 말과 글은 날카로운 칼이로되, 겸손과 절제의 칼집에 들어 있어야 함부로 남을 베지 않는다. 법조인으로서의 품격과 상호간의 예의 및 선비로서의 금도(襟度)가 절실하다. <바른선거문화연구소장. hwang08442@daum.net>


 


[황정근 변호사 경력]

2015.03 ~ 황정근법률사무소 변호사
2004.03 ~ 2015.02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2002 ~ 2004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장판사
2000 ~ 2002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부장판사
1998 ~ 2000 서울고등법원 판사
1996 ~ 1998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1996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
1993 ~ 1996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판사
1991 ~ 1993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1989 ~ 1991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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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우리동네 가게엔 무슨 일이...

 

 

 

▲ 오승건 부장/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 ⓒ SR타임스

 

 

너 자신을 알라”는 아테네 출신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한 것으로 유명한 말이다. 자기 자신을 알고고 한다면 자신을 향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 경험을 학문을 탐구하는 것일 수도 있고, 삶의 과정일 수도 있다.

 

 

< 출처 : SR타임스 >

 

동양에서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회자된다. 중국의 사서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말이다. ‘수신’은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하도록 심신을 닦음을, ‘제가’는 집안을 잘 다스려 바로잡음을, ‘치국’은 나라를 다스림을, ‘평천하’는 온 천하를 편안하게 함을 뜻한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는 세상사를 다스리는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으며, 단계를 밟아가야 이치를 깨닫고 이치에 그르지 않으며 순리한다는 뜻이다. 이 말은 소비생활에서도 금과옥조로 통한다. 내가 사는 동네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시간을 내서 집 주위를 살펴라. 슈퍼마켓은 어디에 있는지, 주인의 성향과 주력품목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 지도에 그려 넣어라.
 
살고 있는 동네부터 제대로 알아라
 
소비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은 전부 정보탐색의 대상이다. 수신제가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은 이사하자마자 이웃들에게 정보를 탐색하는 것이다. 공산품을 사러 갈 때는 어디를 이용하는지, 식품을 구입할 때는 어디로 가는지, 아이들 학원은 어느 곳을 이용하는지, 금융기관 우체국 병원 등은 어디에 있는지 알고 합리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합리적 기준으로 판단해 마음에 들지 않는 곳, 고객을 우롱하는 점포는 다시 이용하지 않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그런 점포를 가깝다는 이유로 욕하면서도 이용하면 고객의 주권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좋은 제품은 사고, 나쁜 제품은 선택하지 않는 것으로 소비자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웃의 도움과 스스로의 발품으로 내가 사는 동네의 생활쇼핑지도를 그린 뒤에도 계속 확대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네 가게는 생로병사하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새로 생겼다 흥하고 망하는 주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같은 품목이라도 가게마다 가격이 다르므로 상품을 구입하기 전에 비교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도 이런 생활경제를 가르쳐야 한다. 시간・가격・위험요소 등을 고려해 좋은 상품을 선택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500원을 아끼기 위해 버스 타고 장보러가면 시간과 교통비가 추가돼 도리어 손해다.
 
동네에서 다른 곳으로 갈 때 교통비를 줄이는 방법도 고려사항이다. 마을버스・시내버스・지하철・택시를 이용하는 것의 장점과 비용은 각각 다르다. 상황과 경우에 따라 최선의 선택이 가능한 경험과 지식을 머릿속에 떠 올릴 수 있어야 한다.
 
대형마트는 ‘단골’이란 개념이 없지만 동네슈퍼마켓은 단골손님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동네슈퍼마켓을 이용 할 때는 단골손님으로 각인시켜 혜택을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제대로 된 상품정보를 얻어 같은 값의 더 좋은 제품을 구입하고 활용하는 것이 생활을 풍요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최근까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전문위원  osk@k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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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그래도 있습니까?

 

 

 

▲ 이대현

 

 

상실의 시대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으며, 잃어버린 것들만 더 많아지고 있다. 선과 악이 강퍅하게 충돌하고, 가치관이 뒤섞이고, 가짜가 당당하다. 생각과 의견을 진실이라고 우기고, 귀는 막고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 법도 내 편이 아니면, 내 맘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으면 가차 없이 무시한다.

 

 

< 출처 : SR타임스 >

 

남이야 굶주리고 헐벗든 말든 내 것만 열심히 챙기고 안전하고 풍족하게 살면 그만이다. 무한한 자유경쟁, 약육강식이야말로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존법칙이라며 타인의 희생에 냉랭하다. 그 속에서 우리는 상식을 잃었고, 권위를 잃었고, 원칙을 잃었으며 소통과 관용, 나눔과 공동체 의식을 잃었다. 인격을 무시한 채 상대를 공격하는 천박한 무기가 된 언어는 품위를 잃었다. 사실과 의견의 혼동, 자기합리화의 시대에 '진실'은 소용없다.

그뿐인가. 어디를 둘러봐도 일할 곳이 보이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갈 곳 없어 길거리를 떠돌거나, 오토바이로 짐을 배달하거나, 술 취한 사람 대신 운전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직장을 잃은 베이붐세대는 조그만 분식집을 열고는 텅 빈 가게에 앉아 한숨을 쉬고, 국민 4명 중 1명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헤어나지 못하는 빚 걱정으로 겨울추위가 더하다. 여차하면 가장 먼저 잘릴 비정규직들은 경제가 더욱 나빠질 것이란 소식에 불안하기만 하다.

어디를 둘러봐도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정치도 희망을 주지 못하고, 세계 경제도 우리 편이 아니다. 설령 경기가 나아지고 수출이 늘어난들 무슨 소용인가. 그것이 내 일자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결국 1%만 배 불리는 ‘부의 양극화’를 부채질하면서 99%의 절망만 키울 것이 뻔하지 않은가.

정부가 내년에 예산을 늘려 7만10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했지만, 그 역시 와 닿지 않는다. 지난 3년 동안 그렇게 일만 열면 최우선으로 꼽았지만 결국 청년실업률은 그대로이지 않은가. 문화와 미디어산업까지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팽개치며 떠벌렸던 일자리들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건가.

정부는 믿음을 잃었다. 말로는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해놓고는 귀를 막았다. 공정함과 정의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외면했다. 그렇게 "권력비리 없다"고 장담했지만 곳곳에서 부정사건이 터졌다. 믿지 못하면 어떤 진심도 소용 없다. 공공기관부터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선언했지만 반응이 시큰둥하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마다 악을 써대고, 상식조차 무시하면서 권위와 제도에 대들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공정'의 가치를 지나치게 부여하고, 코미디 풍자에 열광하는지 모른다.

지금이 아니다. 6년 전 대한민국의 겨울 풍경을 쓴 칼럼 ‘희망, 있습니까?’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어쩌면 대한민국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을까. 누가 이 글을 6년 전의 것이라고 생각할까.

대통령부터 썩어버린 나라, 그래놓고는 반성은커녕 ‘누군가 엮은 것 같다’는 음모론이나 제기하면서 나라를 진창으로 몰아가는 나라. 그 주변에서 국정을 농단하고, 부정과 비리를 무참히 저질러 놓고 일말의 반성도 않는 ‘간신’과 ‘마름’들이 애국을 들먹이는 나라.

청년들에게 지금의 대한민국은 6년 전보다 더 비참하다. 여전히 일할 곳이 없어 거리를 떠돌거나 알바를 전전한다. ‘흙수저’ ‘헬조선’란 자조를 넘어 이제 그들은 ‘이생망(이번 생애는 망했어)’을 읊조리며 삶마저 포기하려 한다. 취직을 하더라도 혼자 살기도 벅차다며 결혼을 포기하고,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이런 나라를 향해 “희망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누구는 “있다”고 말한다. 이제 정치가 바로서고, 진정 국민을 위하는 정치가 무엇인지 모두 뼈저리게 절감했고, 국민의 분노와 공동체 정신의 무서움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6년 전에도 그랬다. ‘늦긴 했지만 정부도 정치권도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조금은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환골탈태를 위해 한나라당은 비대위까지 출범시켰고,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섰다.빈말이 아닌, 기업의 이익에 앞서 정말로 청년실업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회장도 있다.’

그래서 ‘이만하면 견뎌볼 만하지 않은가. 물론 삶이 녹록하지 않겠지만 꿈과 희망까지 버리지는 말자. 꿈이 없으면 지금의 고통이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한 번만 더 믿어보자’고. 그러나 그 믿음을 여지없이 깬 장본인이 누구인가. 새로운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한 바로 그 대통령이고, 정치인들이고, 재벌이 아닌가.

그들에 의해 나라가 제자리걸음은 고사하고 뒷걸음질 친 지금, 예전과 마찬가지로 국민들에게 “내가 희망”이라고 외치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부정도 뿌리뽑고, 권력의 오만함도 몰아내고, 청년들이 일할 곳도 넘치게 만들겠다고 떠들고 있다.

그들을 믿는가. 솔직히 말해 이제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 그것을 알면서도 최악을 면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악순환의 연속이 어쩌면 대한민국 국민의 비극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그들에게 수백 번이고 묻고 싶다. 당신이라면 ‘희망, 그래도 있습니까?“라고.

 

<주필ㆍ국민대 겸임교수ㆍ前 한국일보 논설위원>
이대현 주필  guriq@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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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부자가 되려면 기본부터 다져라

 

 

▲ 오승건 부장/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 ⓒ SR타임스

 

 

기본이 중요하다. 기본기를 익혀야 실력이 는다. 아마추어의 세계든 프로의 세계든, 기본기를 제대로 다져야 발전 속도가 빠르다. 준비운동은 하지 않고 마음만 앞서 물에 뛰어들면 사고가 생기게 마련이다.

프로야구 경기를 보면 감독의 번트 지시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해 게임 자체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소심하게 보이는 번트작전의 성공 여부가 게임의 대세를 결정짓는 경우가 허다하다. 번트실패는 경기의 맥을 끊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기본기가 탄탄하면 번트는 쉽다. 승리로 가는 징검다리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부끄러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패하지도 않는다. 자기 차례에 번트 사인이 난 것을 부끄러워 할 것이 아니라 번트를 대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투자생활에서도 기본이 중요하다. 연봉이 적은 것을 불평하지 말고, 저축을 많이 하지 못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작은 돈을 무시하는 사람은 큰돈을 모으지 못한다. 작은 돈이 쌓여 큰 돈이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큰돈은 없다. 작은 돈은 무시하고 큰돈을 모으려고 안달하는 사람은 평생 허황된 꿈만 꾼다. 대박을 좇는 사람은 그나마 가진 푼돈도 털린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재테크를 시작하라

젊을 때 투자의 기본기를 익히면 노후가 편안해진다. 부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투자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다. 나이 들어 여우 있게 생활하려면 젊을 때 한푼이라도 더 벌고, 한푼이라도 더 투자해야 한다. 20대에 시작하는 것과 30대에 시작하는 것은 나중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 이자가 이자를 낳는 복리의 마술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2세부터 10년 동안 매달 100만원을 투자(연수익률 8%)한 뒤 은퇴하는 64세까지 그대로 묻어 둘 경우, 은퇴시점에는 23억 4천만원을 찾게 된다. 반면 32세부터 은퇴하는 64세까지 매달 100만원을 투자(연수익률 8%)할 경우, 17억 7천만원 밖에 만들지 못한다.

재테크는 잉여자금을 투자해 수익을 높이는 활동을 말하는데 쉽게 이야기하면 돈을 모으고 불리는 기술이다. 재테크를 일찍 시작하면 복리의 효과가 배가돼 재산을 불리는데 더 없이 좋다. 일찍 시작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시작해야 한다. 미루지 않고 바로 행동하는 것이 재테크의 첫걸음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지는 자산이다. 지루하게 똑딱거리는 세월에 무식하게 투자하는 사람이 부자가 된다. 오랜 세월 속에 푼돈을 묻어두면 금화가 싹튼다. 담뱃값 정도의 푼돈도 지속적으로 모으고 투자하면 아파트를 살 수 있을 정도로 목돈이 된다.

무엇보다 저축을 멈춰서는 안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물가상승등을 감안하면 돈의 가치는 점점 줄어들게 때문에,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10억원을 모았다 하더라도 저축은 계속해야 한다.

돈이 조금 모이면 항상 사용할 곳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두 눈 부릅뜨고 재투자해야 한다. 차도 새로 사야하고, 집도 넓혀야 하며, 남들이 다녀오는 해외여행도 가야 하겠지만 투자가 우선이다.

투자하고 또 투자해 충분한 수익이 발생하면 그때 차도 바꾸고 여행도 가는 것이 지혜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오직 돈을 저축하고 모으는데 집중해야 한다. 먹는 것, 입는 것, 타는 것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하면 투자는 점점 어려워진다.

재테크는 펌프로 물을 퍼올리는 것과 같다. 시원한 물을 퍼올리려면 펌프는 마중물을 부어야 한다. 마중물이 없으면 펌프는 무용지물이다. 마중물을 붓고 힘들게 펌프질을 해야 지하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재테크에서도 마중물을 모으고 펌프질을 하는 기간이 가장 힘들다. 펌프에서 물이 쏟아지면 여유가 생긴다. 시원한 지하수를 충분하게 마실 수 있는 것처럼 해외여행도 다녀올 수 있다. 힘을 별로 들이지 않더라도 펌프에서 계속 물이 쏟아진다. 그날이 올 때까지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
 
투자의 부가가치를 높여라

밀을 파는 것보다 밀을 밀가루로 만들어 파는 것이 수익률이 더 높다. 밀가루보다는 빵을 구워 팔면 더 많은 돈을 번다. 투자자도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에 어떤 것이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시장에는 다양한 재테크상품이 나온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보통예금도 있고, 주식의 사촌격인 전환사채도 있으며, 주식을 공개시장에서 처음 모집하는 공모주도 있다. 기업에서 발행하는 채권, 신주인수권자가 청약기일까지 청약하지 않거나 청약후 납입일에 돈을 내지 않아 인수되지 않은 주식을 일반인에게 파는 실권주 등 금융상품의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런 금융상품에 투자한다고 해서 항상 돈을 불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손해 보는 경우도 생긴다. 따라서 투자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다. 모르는 것이 위험하지, 알면 더 이상 위험이 아니다. 빈익빈부익부, 부의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자본주의에서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재테크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손해 보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끊임없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 또한 모색해야 한다. 부가가치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이율일수도 있고, 편리성일수도 있고, 안전성일 수도 있다. 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해박한 금융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최근까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위원  osk@kca.go.kr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이 칼럼은 에스알(SR)타임스와 콘텐츠 제휴로 게재하는 것이며, 외부 칼럼은 본 협회의 공식 의견과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여러 블로그 독자들의 많은 구독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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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새들의 반란’ 경고메세지

 

 

 

▲ 이대현

 

2000만 마리. 올 겨울 찾아온 AI (조류 인플루엔자)로 살처분된 가금류의 숫자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는 사이,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1이 넘는 닭과 오리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농가와 식당들의 절망과 아픔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어마어마한 양을 땅에 묻었으니 환경오염은 또 어찌할꼬. 지금이야 겨울이어서 괜찮겠지만 여름이 되고 장마가 지면 2000만 마리의 썩은 닭과 오리가 토양과 지하수로 스며들 것이다.


 

< 출처 : SR타임스 >

 

 

조류독감으로 불리는 AI는 야생조류가 닭이나 오리에게 전파하는 급성 바이러스 질병으로 한번 유행하면 걷잡을 수 없다. 아무리 방제를 하고, 사전에 차단작업을 펼친들 어느 총리의 하소연처럼 “날아다니는 새들에게 가만히 있어” 라고 명령할 수도 없으니, 그야말로 속수무책, 빨리 봄이 와서 철새들이 돌아가고 기온이 올라 바이러스가 저절로 죽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인가.


백신도 좋고, 울타리도 좋지만 역시 최선의 방책은 인간이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한 것처럼 닭과 오리들의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최선의 방법은 말 그대로 옴짝달싹 못하는‘닭장’이 아닌 ‘자연’ 속에서 자라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소와 돼지 등이 걸리는 구제역과 함께 AI를 두고 인간이 탐욕으로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있는 것에 대한 동물들의 최후의 반란, 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지는 항변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새>의 경고가 결코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AI의 창궐은 처음이 아니다. 3년 전에도 지금과 비슷한 위력으로 전국의 축산농가를 초토화시켰다. 그때에도 열악한 사육환경개선 정책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별로 나아진 게 없다. 그러니 이번에 또다시 AI 폭풍을 맞을 수밖에.


자연이 이렇게 결사적으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데도 이를 무시하면 어떻게 될까. 아직은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간에 옮겨지는 경우가 드물지만, 언젠가는 사람이 감염되는 유행성 독감으로 변이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지난해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단백질을 갖고 있어, 각종 독감 바이러스에 면역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변종에 대해서는 전혀 저항력을 갖지 못한다.


이미 그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밝혀진 조류독감 바이러스 중에 H5N1는 1997년 홍콩에서 6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이후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죽음으로 항거하면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데도 그것을 무시하고 탐욕은 버리지 않은 채 알량한 과학과 의학으로 그것을 막아보겠다는 인간의 오만함이 부른 재앙 AI. 어떤 일이 더 벌어져야 인간은 자연에 대한 겸손한 마음을 가질까.

 

<주필ㆍ국민대 겸임교수ㆍ前 한국일보 논설위원>
이대현 주필  guriq@naver.com

이 칼럼은 에스알(SR)타임스와 콘텐츠 제휴로 게재하는 것이며, 외부 칼럼은 본 협회의 공식 의견과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여러 블로그 독자들의 많은 구독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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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근 변호사 ⓒ SR타임스

 

 

살다보면 억울한 일이 많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대법원 판례가 변경된 경우일 것이다. 과거에,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여 본인을 기망하고 착오에 빠진 본인에게서 재물을 교부받은 경우, 사기죄만 성립하고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었다(1983. 7. 12. 선고 82도1910 판결). 이 판례는 판례공보에도 실려 있는 중요판결이다. 사법연수생 시절에 자치회 차원에서 판례공보를 책 형태로 복사 제본한 것으로 공부하였다. 1년 치 판례공보를 두 권 정도로 합치면 두툼한 책이 된다. 형사재판실무 시험에서 죄수(罪數)를 물어보는 것은 변별력도 있어 당연히 예상문제였다. 그러니 1984~1985년에 연수원을 다닌 필자 기수에서는 1983년의 위 대법원 판결은 시험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판례였다.

 

< 출처 SR타임스 >
 

 

실제로 위 판결이 형사재판실무 시험에 출제되었다. 그런데 공부가 소홀했던 나는 법조경합설을 취한 판례가 있다는 것이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판례를 모르는 나는 용감하게도 뭐 이렇게 쉬운 문제를 다 냈나 하고 생각하면서 ‘사기죄와 배임죄의 상상적 경합’으로 판결문을 써냈다. 시험을 보고 나서 동료들과 대화하다가 판례가 있는데 그것도 몰랐냐는 핀잔을 들었다. 친구의 말을 듣고 찾아보니 과연 1983년 판례는 법조경합이라고 판결했다. 최신 판례를 미처 공부하지 않았던 내가 부끄러웠다. 당연히 나의 답안은 오답(誤答)으로 처리되어 감점을 받았다.

 

나는 판례를 못 외운 것이 부끄러웠지만, 그 판례의 법리는 도저히 수긍이 가지 않았다. 1개의 행위에 대하여 사기죄와 배임죄의 구성요건이 모두 구비된 경우는 당연히 상상적 경합이지 어떻게 법조경합이란 말인가? 대법원 판례가 있다손 치더라도 반대의 다른 법리도 가능하다면 모두 정답으로 처리 되어야 하지 않을까? 판례 암기식 출제는 지양하고 리걸 마인드를 테스트하는 시험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식의 자기합리화를 아무리 해본들 이미 오답 처리된 것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세월이 흘러 2002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할 때다. 당시 재판연구관들은 점심 식사 후 12층 휴게실에 삼삼오오 모여 각자가 고민하고 있는 각종 현안을 토론의 시장에 내놓는다. 동료 연구관이 위 1983년 판례가 잘못되어서 상상적 경합으로 판례를 변경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닌가? 연수생 시절 판례를 몰라 시험에서 틀렸던 나는 그러면 그렇지 하고 맞장구를 쳤다. 대법원 2002. 7. 18. 선고 2002도669 전원합의체 판결은 13인 전원일치로 상상적 경합설을 취하여 위 1983년 판결을 변경하였다. 나는 비로소 명예회복이 되었다.

 

변호사와 검사가 잘못된 판례의 변경을 과감하게 주장하고, 판사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판례와 다른 판결을 용기 있게 선고하는 것은 법률가의 특권이자 의무이다. 법률문화는 그렇게 발전하는 것이다. <바른선거문화연구소장. hwang08442@daum.net>

 

[황정근 변호사 경력]

 

2015.03 ~ 황정근법률사무소 변호사
2004.03 ~ 2015.02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2002 ~ 2004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장판사
2000 ~ 2002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부장판사
1998 ~ 2000 서울고등법원 판사
1996 ~ 1998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1996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
1993 ~ 1996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판사
1991 ~ 1993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1989 ~ 1991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SR타임스 deasimmm@sr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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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파파’ 와 ‘오 마이 프레지던트’

 

 

▲ 이대현

 

 

조용하지만 큰 울림의 영화 한편이 상영 중이다. 박혁지 감독, 조미혜 작가의 다큐멘터리 <오 마이 파파>. 한 신부의 이야기이다. 그 주인공은 소 알로이시오. 한국 이름이 소재건(蘇再建)인 그는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그것도 이국땅에서 평생을 살다간 인물이다.

 

 

 

 

우리는 그의 이름은 잘 몰라도, 대한민국 중년들은 부산‘소년의 집’은 알고 있다. 한때 축구를 잘해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서만은 아니다. 전쟁과 가난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의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오 마이 파파>는 그 ‘희망’을 만든 소 신부의 낡은 사진과 자료를 뒤지고, 그와 함께 했던 사람들의 추억과 기억을 끄집어내고, 그가 남긴 흔적들을 찾아가면서, 그의 시간들이 얼마나 우리에게 소중한지 확인시켜 준다.

 

과장도 없다. 죽은 자에 대한 미화도, 상업적 계산의 극적인 장치도 없다. 카메라와 마이크는 마치 구경하듯 비추고, 소리를 담으면서 가난한 아이들의 아버지 소 신부의 소명과 사랑, 용기와 실천, 그리고 희망을 우리에게 전한다. 그의 봉사와 헌신의 삶이 더욱 소중하고 그리운 것은 지금 우리 앞에서 탐욕과 부정, 비겁과 절망의 시간들 때문이리라.

 

소 신부는 가장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삶을 소명(召命)으로 받아들였다. 누구도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소명이라고 했지만, 말뿐이었고 소 신부는 그것을 실천했다. 어떤 역경과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 하늘의 일에는 우연이란 없다. 누구에게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미리 알고 준비해 놓는다는 것이다.

 

소 신부도 그랬다. 성모 발현지인 벨기에 바뇌에 있는 성모상을 자주 찾아가고, 그의 가르침에 따라 “제일 어렵고 가난한 나라에서 봉사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1957년 27세에 사제서품을 받자마자 한국 땅을 찾은 것 역시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에게는 한국이 가장 가난한 나라, 전쟁으로 고아와 굶주린 아이들이 넘쳐나는 나라였기에 이역만리 낯선 땅을 선택했다. 소명을 지키려 했기에 이 땅에서 끝나지 않고 평생 가난한 아이들을 찾아 나섰고 죽는 날까지 아이들만을 생각했다.

 

그에게는 말이 아닌, 진실하고 깊은 사랑이 있었다. 만약 그것이 없었다면 종교와 인종과 국적을 떠나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라는 성모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1957년 12월 8일, 첫 부임한 부산에서 그의 사랑의 마음과 눈에 들어온 것은 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고아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었다.

 

 

 

 

누구의 눈에도 그들은 보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들을 보고 그냥 지나치거나, 피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도 냄새와 파리 떼로 눈을 뜰 수 없는 쓰레기더미 속에서 생활하는 아이들도 그가 막사이사이상을 받으러 간 1983년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전에도 있었고, 그 후에도 있었다. 필리핀 지도자들도 그들을 보았다. 그러나 사랑을 가지지 않은 눈이었기에 보이지 않았고, 봐도 가슴까지 다다르지 못했다.

 

<오 마이 파파>는 사랑을 가진 사람은 눈부터 다르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눈으로 자신이 손 잡아주어야 할 사람, 함께 가야할 사람을 모두 담는다고 말한다. 소 신부는 가난한 한국의 고아들을 보았고,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깨달았다. 그래서 1964년‘마리아 수녀회’를 창설해 고아들에게 가장 간절한 엄마의 사랑부터 선물했다.

 

그는 형식적인, 남에게 보이기 위한, 자랑하기 위한 사랑과 봉사를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마리아 수녀들에게“늘 아이들 곁에 같이 있어라. 기도 중이라도 아이가 부르면 달려가라. 아이 안에 살아계신 예수님께 먼저 봉사하라”고 했다. <오 마이 파파>를 통해 그가 우리에게 묻는다. “가난한 사람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이 나라 대통령, 국회의원이라고 모르겠는가. 단지 흉내만, 생색만 냈기에 지금도 가난하고 상처 받은 아이들이 곳곳에 널려 있는 것이 아닌가.

 

<오 마이 파파>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고, 감동적인 장면은 멋지게 지은 필리핀과 과테말라의 소년·소녀의 집도 아니다. 정지 흑백화면으로 담은 소 신부의 표정이다. 따스하면서도 강렬한 눈빛. 거기에서 가난한 아이들에 대한 그의 사명과 실천 의지를 읽는다. 게다가 우리를 숙연하게, 부끄럽게 하는 장면은 또 있다. 판자로 지은

 1963년의 그의 오두막 사제관과 그의 유품인 닳고 해져서 군데군데 꿰맨 평생 한 벌뿐인 수단, 낡은 구두, 그리고 색 바랜 안경이다.

 

가난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치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지독히 가난하고 검소했던 소 신부. 정말 새 것이 싫어서 마다하고 낡은 것을 고집했을까. “차라리 애덕은 어렵지 않으나, 스스로 가난하게 사는 것은 진짜 어려운 일”이라는 한 수녀의 고백이 솔직하다. 그러니 1982년에 미국의 도티 부부가 감동해 5달러만 해도 통 큰 기부였던 당시 무려 25만 달러를 ‘소년의 집’ 아이들의 수영장 건설을 위해 내놓지 않았는가.

 

 

 

스스로에게 엄격했기에 소 신부는 누구보다 용기 있게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자신의 사명을 실천할 수 있었다. “내 부모형제, 조카라면 그렇게 살도록 두겠는가”라는 말에서 부랑아보호시설에 있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폭력과 압력에도 굴하지 않은, 비겁한 평화를 거부한 그의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알 수 있다. 그는 말했다. “내 희망은 보통 한국 가정의 아버지 것과 똑같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교육 받아서 사회에 나가서 사는 것이다”

 

그에게는 지금도 아들, 딸이 세계 여섯 나라, 10개 도시에 2만여 명이 있다. 멕시코 과달라하라 소년의 집에서 봉사하는 수련 수녀인 안나 히메네스처럼 그의 뜻을 따르며 오늘도 어떻게 하면 이 가난한 아이들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 신부를 기억하고. 그에게 감사하면서 그곳에서 희망을 키우기 위해 찾아온 소년은 희망과 꿈을 갖게 됐고, 그런 아이의 아버지는 “주님이 도와주리라”고 믿는 다. 희망은 인간이 살아가는 존재이다. 더구나 아이들이 단지 가난하다는 이유로 꿈과 희망조차 잃어버리게 만든다면 이보다 더 큰 비극과 죄는 없다. <오 마이 파파>는 묻는다. “그런데 당신은 누구를 쳐다보고, 누구를 외면하고 있습니까?”라고.

 

그렇게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더 많은 학교를 짓고 싶었던 소 알로이시오 신부는 1992년 3월 16일 루게릭병으로 우리와 작별했다. 그는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에도 ‘내 일을 다 한다’는 마음을 잃지 않았고, 자신의 소명과 사랑, 용기와 실천의 시간들이 “내 뜻대로만 행동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 오히려 반성한다.

 

그런 그에게 하느님은 “너가 시작은 하지만 끝낼 필요는 없다. 이것은 너의 미완성 교향곡”이라고 말해준다. 어쩌면 그 메시지야말로 살아있는 우리를 향한 것인지도 모른다. 고비 때마다 우리보다 더 가난한 나라에서도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이 그의 음악을 이어가고 있다. 소 신부에게 복음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이웃사랑이었다. 그 사랑을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느끼고 좋아할 수 있게 표현하고 실천할 때 우리를 지켜주고자 하는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켜 준다. 서로 하나가 된다.

 

그의 사랑의 실천으로 ‘희망’을 가꾸어가는 필리핀의 가난한 소녀들이 그의 장례미사에서 눈물을 훌쩍이며‘오 마이 파파’를 불렀다. 그 아버지는 바로 소 신부였다.‘오’는 슬픔과 안타까움과 존경의 외마디이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오 마이 프레지던트’를 부르짖는다. 그러나 외마디 ‘오’는 탄식과 절망과 분노이다.

 

누구에게나 역사는 있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인생이라도 지나온 길을 누군가는 기억한다. 그 시간과 기억의 여행이 우리를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만들면서 위로와 희망을 주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그 시간과 존재조차 기억하기 싫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오 마이 파파’와 ‘오 마이 프레지던트’처럼.

 

<주필ㆍ국민대 겸임교수ㆍ前 한국일보 논설위원>
이대현 주필  guriq@naver.com

이 칼럼은 에스알(SR)타임스와 콘텐츠 제휴로 게재하는 것이며, 외부 칼럼은 본 협회의 공식 의견과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여러 블로그 독자들의 많은 구독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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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빌려 쓰는 재미가 있다

 

 

 

▲ 오승건 부장/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 ⓒ SR타임스

 

 

"합리적인 소비는 소유가 아닌 사용이다." 없는 것 빼고는 다 빌릴 수 있는 렌탈시대를 함축하는 말이다. 당장 필요하지만 오래 사용할 물건이 아니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빌려 쓰는 것이 사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경제적일 때도 많다. 비결은 렌탈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다.

 

 

▲ 경기도 평택 렌탈 아파트 조감도. ⓒ SR타임스

 

 

베스트셀러 '노동의 종말'을 쓴 미국의 제프리 리프킨 교수는 그이 또 다른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더 이상 소유는 필요하지 않다. 물건을 빌려 쓰고 인간의 체험까지 돈을 주고 사는 자본주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되었다"고 선언했다.

산업시대는 소유가 미덕인 시대였다. 기업은 많은 상품을 팔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사람들은 많은 상품을 소유해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그러나 변화와 혁신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시대에 소유는 불리하다. 많은 사람들이 소유하기보다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권리인 '접속'에 신경을 쓴다.

우리 주위에도 접속에 해당하는 렌탈상품이 많다. 임대아파트, 리스차, 임대 정수기 등 헤아릴수 없을 정도다. 꼬마손님들로 들끓던 만화방, 동네마다 성업중인 비디오숍,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대여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원지의 대여 자전거, 보트, 관광지의 렌터카 등은 고전적인 렌탈품목에 속한다.

한편 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상품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컴퓨터, 휴대폰 등은 신상품을 구입하고 돌아서면 새로운 신상품이 출시될 정도로 제품개발주기가 짧다. 제품을 빌려 쓰는 것이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정보통신용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렌탈업체는 물론이고, 생활용품을 다양하게 구비한 종합 렌탈서비스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임대할 수 있는 상품의 폭도 다양해졌다. 컴퓨터 등 사무용품에 한정되던 렌탈품목이 한복,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장난감, 미술품 등 생활용품으로까지 확대됐다.

-진화하는 인터넷시대의 렌탈서비스

초창기의 렌탈업체들은 사무실에서 전화로 주문을 받았으나, 지금은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온라인으로 주문받는다. 온라인 사이트는 렌탈상품을 사진으로 올리는 것은 기본이고, 알뜰정보, 제품 사용법, 질의 응답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심층적으로 제공한다.

렌탈업체의 홈페이지에 접속하기만 하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도 렌탈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몇 개의 렌탈사이트에 접속해 가격을 비교하고, 내게 맞는 업체의 제품을 고르면 된다.

필요한 상품을 클릭한 뒤 인터넷이나 무통장입금으로 결제하면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장소로 물건을 보내준다. 같은 캠코더라 하더라도 대여할 때마다 다른 브랜드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렌탈의 장점이다.

렌탈가격은 업체와 대여물품의 모델에 따라 달라진다.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들어가 '렌탈', '대여' 등의 단어를 입력하면 수십개의 관련 사이트가 나온다. 마음에 드는 사이트에 접속해 가격 등 정보를 탐색하면 큰 도움이 된다.

한국렌탈협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회원사로 가입된 모든 렌탈업체의 홈페이지가 링크돼 있어 정보를 검색하기에 편리하다. 모 렌탈사이트에서 가격을 탐색한 결과 러링머신은 1개월 빌릴 경우 7 만원, 2개월은 10만 8천 원 정도면 사용 할 수 있다. 헬스사이클은 1개월에 2만 5천원, 2개월에 5만 원 정도면 빌릴 수 있다.

-필요하다고 꼭 사야 할 이유는 없다

렌탈업체의 사이트를 이용할 때는 오프라인에서 대여할 때와 마찬가지로 제조업체, 모델명을 살펴보고 주문해야 한다. 주문한 제품을 가져오면 하자 여부를 살펴보고, 사용법 등을 문의해 완전히 익히도록 한다. 빌린 물건은 본인이 구입해 사용하는 물건보다 분실할 확률이 더 높으므로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대여한 제품을 잃어버리거나 파손하면 배상해야 한다.

렌탈업체는 고객이 원하는 날짜만큼 또는 한 달 등으로 기간을 정해 원하는 상품을 빌려준다. 얼마 동안 쓸지 미리 생각하고 비교해야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일주일간 두 번 빌리는 것 보다 아예 한 달 빌리는 것이 더 저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물건은 시간 여유를 두고 주문해야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상품 대여 전에는 반드시 약관을 읽어봐야 한다.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 있으면 다른 업체를 이용하도록 한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렌탈요금만 내면 되지만, 지방의 경우 택배비를 추가로 요구하기도 한다. 렌탈을 신청할 때는 총지불금액을 비교한다.

렌탈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필요한 시기에 고가제품을 경제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관리하는데 신경 쓸 필요가 없고, 고가 제품이 구형모델이 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쩌다 한 번 쓰는 물건, 계절용품이나 유아용품은 구입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물건을 꼭 사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라. 빌려 쓰는 것이 사는 것보다 경제적이라면, 렌탈서비스 이용은 돈 버는 지혜임이 분명하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전문위원  osk@kca.go.kr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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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조종당한다는 것은?

 

 

▲ 이대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내 삶을 조종하고 감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많은 소설과 영화가 그 의문에 ‘그럴지도 모른다’고 답한다. 조지 오웰의 장편소설 <1984>는‘빅 브라더’에 감시당하고 통제되는 인간의 삶을 그리고 있다. <트루먼 쇼〉에서는 주인공 주변의 가족과 친구는 텔레비전 쇼를 위한 연기자이고, 직장과 살고 있는 마을은 거대하게 꾸민 스튜디오다. 영화 〈인셉션〉에서는 꿈마저 침범 당한다. 이들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되묻는다. 문학과 영화의 상상이지만 자신 있게 모두 허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 영화 '인셉션'의 한 장면. ⓒ SR타임스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 인간은 누군가 내 삶을 침범하지 않을까 불안하다. 그 불안은 어떤 존재가 내 삶을 모두 조종하고 있다는 의심으로 연결된다. 그것이 점점 현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1984>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가 텔레스크린을 통해 사람들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듯, 현실에서도 곳곳에 설치된 CCTV가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다. 가상세계에서도 음식의 맛을 볼 수 있고, 상대방의 모든 움직임을 직접 느낄 수 있는 4차원 영상시대다.

게임의 주인공이 되어 화면 속에 들어가 전투를 펼치는‘모션 컨트롤러 시대’는 이미 옛날 일이 됐다. 지금은 나의 감정까지 읽어내는‘이모션 컨트롤러 시대’이다. <인셉션>처럼 누군가 내 꿈속에 들어와 조작하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해질 수 있다. 자신의 존재 자체를 다른 사람에게 강탈당하는 〈본 아이덴티티〉나 〈언노운〉같은 영화들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이미 그런 세상이 온 건 아닌지.

사람은 50세가 넘으면 잠재의식으로 죽음을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죽는 꿈을 가끔 꾼다. 사형수가 되어 집행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상황을 맞는다. 죽을 죄를 지었다면야 마땅히 참회하며 최후를 맞이할 텐데, 그게 아니다. 억울하게 사형선고를 받는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도망가려 해도 소용없다. 공포에 떨며, 울부짖으며 사형을 당하는 순간, 깬다. 꿈이다.

꿈도 반복하면, 꿈속에서도 ‘이건 꿈’이란 자각을 갖게 된다. 그런데 누군가 옆에서 속삭인다. “지금 이게 꿈이라고 생각하지? 천만에”라고. 꿈속에서 꿈을 깨 본다. 정말 그의 말대로 꿈이 아닌 현실이다. 꿈이 아니니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구나 절망하며 발버둥치다 눈을 뜬다. 〈인셉션〉처럼 꿈속에서 다시 꿈을 꾸고, 꿈속의 상황을 누군가 조작하는 일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알지만,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내 꿈까지 조종하고 있다는 느낌.

<조정 팀>의 SF 소설가 필립 K. 딕은 아이작 아시모프처럼 외계인의 존재나 우주전쟁,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을 상상하지는 않는다. SF 명작으로 꼽히는 리틀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인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나 영화 〈토탈 리콜〉의 원작인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등에서 그는 전쟁이나 오염으로 인간의 존재가 위협받고, 인간의 삶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이야기한다.

<조종팀〉도 마찬가지다. 조정국의 요원들이 주인공의 일과 사랑, 미래를 감시하며 그가 계획에서 벗어날 때마다 나타나 조종하고 통제한다. 자신들만의 비밀통로를 통해 공간이동을 하면서 인간의 행동을 마음대로 바꾸지만, 그들은 실수도 하고 인간적인 감정도 드러낸다.

조지 놀피 감독은 이 작품을 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보험회사 세일즈맨인 주인공 데이비드(맷 데이먼)를 앞날이 유망한 젊은 하원의원으로 설정하고, 무용수 엘리스(에밀리 블런트)를 등장시켜 일과 사랑사이에서 인간의 자유의지를 시험하는 방식을 택했다.

인간은 자신의 삶이 자유의지의 산물임을 인식하고, 그 의지를 소중하게 생각할수록, 누군가 자신의 삶을 조종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한다. 만약 데이비드가 자유의지를 버리고 조정국의 계획을 따랐다면, 그는 영화의 주인공일 이유가 없다. 그는 우리를 대신해 인간의 진정한 존재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 주려했다. “중요한 건 내가 누구냐는 것이다. 나는 내 운명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딕은 소리친다.

작가 필립 K. 딕은 왜 누군가 인간의 미래까지 하나하나 계획하고 통제한다고 상상했을까. 일종의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불신이다. 사실 인간은 그동안 자유의지를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했다. 이성으로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에게 자유의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간은 여전히 중요한 결정을 하기에는 미숙한 존재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한다.

자유의지가 없는 인간은 로봇이나 인형과 다름없다. 그래서 누군가 그것을 뺏으려 한다면 그가 외계인이든, 초능력을 가진 조정자든, 신이든, 사이비 교주든 데이비드처럼 용감히 맞서 지켜야만 한다. 삶은 자신이 직접 계획하고 만들어야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을 분노와 절망과 치욕에 빠뜨린 ‘최순실게이트’도 결국은 자유의지를 포기한 대통령과 사악한 ‘컨트롤러’와 그에 빌붙어 사리사욕만을 채우려한 하수인들의 짓이다. 이 어이없고 참담한 현실을 극복하고 길은 하나다. 국민들에는 ‘자유 의지’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
<주필ㆍ국민대 겸임교수ㆍ前 한국일보 논설위원>
이대현 주필  guriq@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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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

 

 

▲ 황정근 변호사 ⓒ SR타임스

 

 

배임죄의 '임무에 위배'라는 말은 필자가 배운 법률 중에서 여전히 가장 어렵다. 헌법재판소는 부실대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저축은행 회장들이 제기한 헌법소원사건에서 이것이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부산저축은행 임직원의 부실대출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렇게 판시하였다.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면 배임죄가 성립한다."(2009도14464). 동어반복이고 너무나 추상적이다. 행위규범 내지 재판규범으로 쓸 만한 명확한 기준은 사실 없는 것이나 진배없다. 특히 회사 임직원의 업무 수행 행위가 어느 정도 수준이면 배임죄로 처벌될 것인지 애매모호하다. 배임죄 재판은 그래서 어렵고 무죄율도 높다.


2009년 7월 1일 이후 기소된 사건에 적용되는 배임죄 양형기준은 이득액에 따라 상당히 높은 형벌을 가하도록 정해져 있다. 특별감경인자가 없는 기본구간의 경우 이득액 5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은 4∼7년, 300억원 이상이면 5∼8년이 권고형량이다. 온정적이라고 비판받았던 법원의 선고형량은 그 후 확연히 달라졌다. 기업인들이 경영상 행위에 대해 배임죄로 기소되고 엄한 형벌을 선고받는 경우가 늘어났다. 국회에서는 경제민주화 흐름에 편승하여 배임죄의 이득액이 300억원 이상인 경우 징역 15년 이상을 선고하도록 하는 강경한 법안까지 등장하였다.


그러나 경영판단의 원칙을 고려한 배임행위의 개념에 대한 엄격한 기준설정 없이, 다시 말하면 배임행위에 대한 해석기준을 종전처럼 관대하게 해석하여 실무운영을 하는 상태에서 이득액만을 기준으로 설정된 양형기준을 추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구체적 타당성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고, 경제주체의 경영활동을 부당하게 제약할 수 있다. 배임행위에 대한 엄격한 해석론과 기준을 먼저 설정하고 유·무죄 판단을 엄정히 한다는 전제가 충족된 후에 엄정한 양형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순서다. 배임에 대한 판단기준은 종전처럼 운용하면서 여론에 밀려 무조건 엄벌하는 쪽으로만 형사사법을 운용해서는 안 된다.

 

이제 경영판단의 원칙과 배임죄의 관계에 관한 선진법치국가들의 입법례와 실무례를 면밀히 검토하여 배임죄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재설정하여야 한다. 경제주체들에게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경제활동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해주는 데 사법의 본령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형법 제247조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하거나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 배임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임무위배행위와 고의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 경영행위와 관련된 배임죄의 고의는 의도적인 경우로 제한해야 한다. 필요하면 입법적 보완도 해야 한다. <바른선거문화연구소장. hwang08442@daum.net>

 

 

[황정근 변호사 경력]

2015.03 ~ 황정근법률사무소 변호사
2004.03 ~ 2015.02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2002 ~ 2004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장판사
2000 ~ 2002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부장판사
1998 ~ 2000 서울고등법원 판사
1996 ~ 1998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1996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
1993 ~ 1996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판사
1991 ~ 1993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1989 ~ 1991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SR타임스 deasimmm@sr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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