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없는(제로) 대한민국’을 위하여

 

 

▲ 이대현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 선언으로 공공부문은 물론 민간 기업에까지 정규직 바람이 불고 있다. 문 대통령이 현장1호로 찾아간 인천공항이 ‘올 정규직화’를 천명했고, 지자체들도 앞다퉈 정규직화 계획을 내놓고 있다.

 

 

< 출처 : SR타임스 >

 

정규직화 바람은 민간 기업에도 불어 닥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6월에 하청대리점 직원 5,2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고, 롯데는 ‘비정규직 1만명 3년 안에 모두 정규직 전환’ 계획을 앞당기겠다고 했다. 은행 등 금융권도 연내 비정규직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가지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공공기관, 지자체, 대기업, 금융권 할 것 없이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이 가능한 것이었다면 왜 지금까지 하지 않거나, 딴청을 부렸나 싶을 정도다. 그 사이 경제상황이 특별히 나아지거나 수익이 늘어나지도 않았는데. 결국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정과제 1호로 강력히 추진 의지를 밝히자 할 수 없이, 아니면 소위 ‘찍히기 싫어서’이거나 아부하려고 따라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실제로 이같은 분위기는 25일 김영배 경총 부회장이 포럼 인사말에서 “회사의 특성이나 근로자의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치 않고 무조건 비정규직은 안 된다는 인식은 현실에 맞지 않다” 면서 정규직 과보호 문제가 비정규직 노동조건 개선 문제와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기업들의 속내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애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즉각 일자리 문제를 정부ㆍ노동계와 함께 책임져야 할 경총의 성찰과 반성을 촉구하고, 국정기획위원회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문제가 경영계를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는 지극히 기업 입장에서 나온 아주 편협한 발상”이라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민간부문까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가기까지는 그 길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아닐 것이란 얘기다.

정권 초기니까 밀어붙이기가 가능 하겠지만 뒤따를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지속성을 갖기도 쉽지 않다. 물론 새 정부는 기업들이 지금까지 비정규직 보호법을 비켜가는 꼼수로 고용시장을 왜곡하고 자신들 배불리기에만 매달린 만큼, 이제부터라도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적극 따라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 출처 : SR타임스 >

 

기업들도 비정규직 감소라는 정부의 고용정책 방향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비정규직 제로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생각과 비정규직 전환이 마치 고용불평등 해결의 ‘만능열쇠’처럼 여겨지는 정서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기업들은 “비정규직 전환에 앞서 비정규직의 기준, 전화가능 직업군, 노동계의 양보, 구체적 정책 등 선결과제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을 무조건 나쁜 일자리로 몰아붙이며 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반기업 정서’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30일 정부와 노동계‧기업이 발표한 비정규직 통계만 보더라도 비정규직에 대한 기준이 ‘이어령 비어령’이다. 정부의 공식 비정규직 근로자는 한시적, 기간제 근로자, 단시간 근로자, 파견·용역·호출 등의 형태로 종사하는 근로자 등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여기에 무기(無期) 계약직이나 도급·하도급 업체에 고용된 직원, 정규직 근로자 중 상용직이 아닌 근로자까지 비정규직으로 포함해 그 수가 훨씬 많다.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이나 보험설계사 등 특수 고용 종사자들도 재계는 개인 사업자로, 노동계에서는 비정규직으로 분류한다. 지난 정부에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도 노동계 기준으로는 정규직전환과 거리가 멀다. 따라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비정규직은 644만 4,000명으로 전체의 32.8%이고, 노동계가 발표한 지난해 비정규직은 873만명, 전체의 44.5%나 된다.

노동계의 기준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비정규직 비중은 높고, 그에 따른 차별과 양극화 갈등은 심각하다.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고용절벽과 불안, 불평등이야말로 단순한 소득격차를 넘어 사회 양극화와 저출산 등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들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공공부분 일자리 창출로 청년실업 문제의 돌파구를 찾고, 다른 한편으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고용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새 정부의 결단은 마땅하면서도 옳은 일이다. 다만 성급하게 윽박지르기 식이어는 곤란하다. 정부와 기업과 노동계, 국민이 함께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강압보다는 인내심으로 재계와 노동계를 설득시켜야 한다. 아무리 공공부문으로 물꼬를 터도 민간기업이 움직이지 않으면 실효성 있는 결과를 더구기 어렵기 때문이다. 꼼꼼한 태조사와 로드맵으로 단계적으로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해결해 나가야 한다. 공기업들에게 이익을 남기는 것만이 선진화, 개혁의 전부인양 강요해 비정규직으로 임금만 줄이도록 만들게 해서는 안 된다.

민간 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질 좋은 일자리 문제에 깊이 고민하고, 수용하는 적극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 해고가 편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관행처럼 비정규직을 고용해오지 않았는지, 대기업의 경우 오만한 갑질로 중소기업에까지 고용구조를 악화시키게 만든 것은 아닌지 정말 뼈아픈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 정규직 노조들도 마찬가지다. 집단이기주의에 사로 잡혀 비정규직의 설움을 외면한 것을 반성하고 ‘귀족노조’ ‘세습노조’란 오명에서 벗어나 기꺼이 고통분담과 양보에 동참해야 한다.

이렇게 노사정이 기꺼운 마음으로,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다할 때, 정말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비정규직 없는(제로) 대한민국’은 올 것이다.
이대현 주필 ·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guriq@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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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그래도 있습니까?

 

 

 

▲ 이대현

 

 

상실의 시대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으며, 잃어버린 것들만 더 많아지고 있다. 선과 악이 강퍅하게 충돌하고, 가치관이 뒤섞이고, 가짜가 당당하다. 생각과 의견을 진실이라고 우기고, 귀는 막고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 법도 내 편이 아니면, 내 맘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으면 가차 없이 무시한다.

 

 

< 출처 : SR타임스 >

 

남이야 굶주리고 헐벗든 말든 내 것만 열심히 챙기고 안전하고 풍족하게 살면 그만이다. 무한한 자유경쟁, 약육강식이야말로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존법칙이라며 타인의 희생에 냉랭하다. 그 속에서 우리는 상식을 잃었고, 권위를 잃었고, 원칙을 잃었으며 소통과 관용, 나눔과 공동체 의식을 잃었다. 인격을 무시한 채 상대를 공격하는 천박한 무기가 된 언어는 품위를 잃었다. 사실과 의견의 혼동, 자기합리화의 시대에 '진실'은 소용없다.

그뿐인가. 어디를 둘러봐도 일할 곳이 보이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갈 곳 없어 길거리를 떠돌거나, 오토바이로 짐을 배달하거나, 술 취한 사람 대신 운전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직장을 잃은 베이붐세대는 조그만 분식집을 열고는 텅 빈 가게에 앉아 한숨을 쉬고, 국민 4명 중 1명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헤어나지 못하는 빚 걱정으로 겨울추위가 더하다. 여차하면 가장 먼저 잘릴 비정규직들은 경제가 더욱 나빠질 것이란 소식에 불안하기만 하다.

어디를 둘러봐도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정치도 희망을 주지 못하고, 세계 경제도 우리 편이 아니다. 설령 경기가 나아지고 수출이 늘어난들 무슨 소용인가. 그것이 내 일자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결국 1%만 배 불리는 ‘부의 양극화’를 부채질하면서 99%의 절망만 키울 것이 뻔하지 않은가.

정부가 내년에 예산을 늘려 7만10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했지만, 그 역시 와 닿지 않는다. 지난 3년 동안 그렇게 일만 열면 최우선으로 꼽았지만 결국 청년실업률은 그대로이지 않은가. 문화와 미디어산업까지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팽개치며 떠벌렸던 일자리들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건가.

정부는 믿음을 잃었다. 말로는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해놓고는 귀를 막았다. 공정함과 정의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외면했다. 그렇게 "권력비리 없다"고 장담했지만 곳곳에서 부정사건이 터졌다. 믿지 못하면 어떤 진심도 소용 없다. 공공기관부터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선언했지만 반응이 시큰둥하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마다 악을 써대고, 상식조차 무시하면서 권위와 제도에 대들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공정'의 가치를 지나치게 부여하고, 코미디 풍자에 열광하는지 모른다.

지금이 아니다. 6년 전 대한민국의 겨울 풍경을 쓴 칼럼 ‘희망, 있습니까?’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어쩌면 대한민국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을까. 누가 이 글을 6년 전의 것이라고 생각할까.

대통령부터 썩어버린 나라, 그래놓고는 반성은커녕 ‘누군가 엮은 것 같다’는 음모론이나 제기하면서 나라를 진창으로 몰아가는 나라. 그 주변에서 국정을 농단하고, 부정과 비리를 무참히 저질러 놓고 일말의 반성도 않는 ‘간신’과 ‘마름’들이 애국을 들먹이는 나라.

청년들에게 지금의 대한민국은 6년 전보다 더 비참하다. 여전히 일할 곳이 없어 거리를 떠돌거나 알바를 전전한다. ‘흙수저’ ‘헬조선’란 자조를 넘어 이제 그들은 ‘이생망(이번 생애는 망했어)’을 읊조리며 삶마저 포기하려 한다. 취직을 하더라도 혼자 살기도 벅차다며 결혼을 포기하고,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이런 나라를 향해 “희망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누구는 “있다”고 말한다. 이제 정치가 바로서고, 진정 국민을 위하는 정치가 무엇인지 모두 뼈저리게 절감했고, 국민의 분노와 공동체 정신의 무서움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6년 전에도 그랬다. ‘늦긴 했지만 정부도 정치권도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조금은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환골탈태를 위해 한나라당은 비대위까지 출범시켰고,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섰다.빈말이 아닌, 기업의 이익에 앞서 정말로 청년실업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회장도 있다.’

그래서 ‘이만하면 견뎌볼 만하지 않은가. 물론 삶이 녹록하지 않겠지만 꿈과 희망까지 버리지는 말자. 꿈이 없으면 지금의 고통이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한 번만 더 믿어보자’고. 그러나 그 믿음을 여지없이 깬 장본인이 누구인가. 새로운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한 바로 그 대통령이고, 정치인들이고, 재벌이 아닌가.

그들에 의해 나라가 제자리걸음은 고사하고 뒷걸음질 친 지금, 예전과 마찬가지로 국민들에게 “내가 희망”이라고 외치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부정도 뿌리뽑고, 권력의 오만함도 몰아내고, 청년들이 일할 곳도 넘치게 만들겠다고 떠들고 있다.

그들을 믿는가. 솔직히 말해 이제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 그것을 알면서도 최악을 면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악순환의 연속이 어쩌면 대한민국 국민의 비극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그들에게 수백 번이고 묻고 싶다. 당신이라면 ‘희망, 그래도 있습니까?“라고.

 

<주필ㆍ국민대 겸임교수ㆍ前 한국일보 논설위원>
이대현 주필  guriq@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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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근 변호사 ⓒ SR타임스

 

 

살다보면 억울한 일이 많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대법원 판례가 변경된 경우일 것이다. 과거에,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여 본인을 기망하고 착오에 빠진 본인에게서 재물을 교부받은 경우, 사기죄만 성립하고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었다(1983. 7. 12. 선고 82도1910 판결). 이 판례는 판례공보에도 실려 있는 중요판결이다. 사법연수생 시절에 자치회 차원에서 판례공보를 책 형태로 복사 제본한 것으로 공부하였다. 1년 치 판례공보를 두 권 정도로 합치면 두툼한 책이 된다. 형사재판실무 시험에서 죄수(罪數)를 물어보는 것은 변별력도 있어 당연히 예상문제였다. 그러니 1984~1985년에 연수원을 다닌 필자 기수에서는 1983년의 위 대법원 판결은 시험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판례였다.

 

< 출처 SR타임스 >
 

 

실제로 위 판결이 형사재판실무 시험에 출제되었다. 그런데 공부가 소홀했던 나는 법조경합설을 취한 판례가 있다는 것이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판례를 모르는 나는 용감하게도 뭐 이렇게 쉬운 문제를 다 냈나 하고 생각하면서 ‘사기죄와 배임죄의 상상적 경합’으로 판결문을 써냈다. 시험을 보고 나서 동료들과 대화하다가 판례가 있는데 그것도 몰랐냐는 핀잔을 들었다. 친구의 말을 듣고 찾아보니 과연 1983년 판례는 법조경합이라고 판결했다. 최신 판례를 미처 공부하지 않았던 내가 부끄러웠다. 당연히 나의 답안은 오답(誤答)으로 처리되어 감점을 받았다.

 

나는 판례를 못 외운 것이 부끄러웠지만, 그 판례의 법리는 도저히 수긍이 가지 않았다. 1개의 행위에 대하여 사기죄와 배임죄의 구성요건이 모두 구비된 경우는 당연히 상상적 경합이지 어떻게 법조경합이란 말인가? 대법원 판례가 있다손 치더라도 반대의 다른 법리도 가능하다면 모두 정답으로 처리 되어야 하지 않을까? 판례 암기식 출제는 지양하고 리걸 마인드를 테스트하는 시험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식의 자기합리화를 아무리 해본들 이미 오답 처리된 것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세월이 흘러 2002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할 때다. 당시 재판연구관들은 점심 식사 후 12층 휴게실에 삼삼오오 모여 각자가 고민하고 있는 각종 현안을 토론의 시장에 내놓는다. 동료 연구관이 위 1983년 판례가 잘못되어서 상상적 경합으로 판례를 변경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닌가? 연수생 시절 판례를 몰라 시험에서 틀렸던 나는 그러면 그렇지 하고 맞장구를 쳤다. 대법원 2002. 7. 18. 선고 2002도669 전원합의체 판결은 13인 전원일치로 상상적 경합설을 취하여 위 1983년 판결을 변경하였다. 나는 비로소 명예회복이 되었다.

 

변호사와 검사가 잘못된 판례의 변경을 과감하게 주장하고, 판사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판례와 다른 판결을 용기 있게 선고하는 것은 법률가의 특권이자 의무이다. 법률문화는 그렇게 발전하는 것이다. <바른선거문화연구소장. hwang08442@daum.net>

 

[황정근 변호사 경력]

 

2015.03 ~ 황정근법률사무소 변호사
2004.03 ~ 2015.02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2002 ~ 2004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장판사
2000 ~ 2002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부장판사
1998 ~ 2000 서울고등법원 판사
1996 ~ 1998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1996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
1993 ~ 1996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판사
1991 ~ 1993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1989 ~ 1991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SR타임스 deasimmm@srtimes.kr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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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 쓰는 재미가 있다

 

 

 

▲ 오승건 부장/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 ⓒ SR타임스

 

 

"합리적인 소비는 소유가 아닌 사용이다." 없는 것 빼고는 다 빌릴 수 있는 렌탈시대를 함축하는 말이다. 당장 필요하지만 오래 사용할 물건이 아니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빌려 쓰는 것이 사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경제적일 때도 많다. 비결은 렌탈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다.

 

 

▲ 경기도 평택 렌탈 아파트 조감도. ⓒ SR타임스

 

 

베스트셀러 '노동의 종말'을 쓴 미국의 제프리 리프킨 교수는 그이 또 다른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더 이상 소유는 필요하지 않다. 물건을 빌려 쓰고 인간의 체험까지 돈을 주고 사는 자본주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되었다"고 선언했다.

산업시대는 소유가 미덕인 시대였다. 기업은 많은 상품을 팔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사람들은 많은 상품을 소유해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그러나 변화와 혁신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시대에 소유는 불리하다. 많은 사람들이 소유하기보다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권리인 '접속'에 신경을 쓴다.

우리 주위에도 접속에 해당하는 렌탈상품이 많다. 임대아파트, 리스차, 임대 정수기 등 헤아릴수 없을 정도다. 꼬마손님들로 들끓던 만화방, 동네마다 성업중인 비디오숍,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대여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원지의 대여 자전거, 보트, 관광지의 렌터카 등은 고전적인 렌탈품목에 속한다.

한편 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상품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컴퓨터, 휴대폰 등은 신상품을 구입하고 돌아서면 새로운 신상품이 출시될 정도로 제품개발주기가 짧다. 제품을 빌려 쓰는 것이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정보통신용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렌탈업체는 물론이고, 생활용품을 다양하게 구비한 종합 렌탈서비스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임대할 수 있는 상품의 폭도 다양해졌다. 컴퓨터 등 사무용품에 한정되던 렌탈품목이 한복,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장난감, 미술품 등 생활용품으로까지 확대됐다.

-진화하는 인터넷시대의 렌탈서비스

초창기의 렌탈업체들은 사무실에서 전화로 주문을 받았으나, 지금은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온라인으로 주문받는다. 온라인 사이트는 렌탈상품을 사진으로 올리는 것은 기본이고, 알뜰정보, 제품 사용법, 질의 응답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심층적으로 제공한다.

렌탈업체의 홈페이지에 접속하기만 하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도 렌탈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몇 개의 렌탈사이트에 접속해 가격을 비교하고, 내게 맞는 업체의 제품을 고르면 된다.

필요한 상품을 클릭한 뒤 인터넷이나 무통장입금으로 결제하면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장소로 물건을 보내준다. 같은 캠코더라 하더라도 대여할 때마다 다른 브랜드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렌탈의 장점이다.

렌탈가격은 업체와 대여물품의 모델에 따라 달라진다.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들어가 '렌탈', '대여' 등의 단어를 입력하면 수십개의 관련 사이트가 나온다. 마음에 드는 사이트에 접속해 가격 등 정보를 탐색하면 큰 도움이 된다.

한국렌탈협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회원사로 가입된 모든 렌탈업체의 홈페이지가 링크돼 있어 정보를 검색하기에 편리하다. 모 렌탈사이트에서 가격을 탐색한 결과 러링머신은 1개월 빌릴 경우 7 만원, 2개월은 10만 8천 원 정도면 사용 할 수 있다. 헬스사이클은 1개월에 2만 5천원, 2개월에 5만 원 정도면 빌릴 수 있다.

-필요하다고 꼭 사야 할 이유는 없다

렌탈업체의 사이트를 이용할 때는 오프라인에서 대여할 때와 마찬가지로 제조업체, 모델명을 살펴보고 주문해야 한다. 주문한 제품을 가져오면 하자 여부를 살펴보고, 사용법 등을 문의해 완전히 익히도록 한다. 빌린 물건은 본인이 구입해 사용하는 물건보다 분실할 확률이 더 높으므로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대여한 제품을 잃어버리거나 파손하면 배상해야 한다.

렌탈업체는 고객이 원하는 날짜만큼 또는 한 달 등으로 기간을 정해 원하는 상품을 빌려준다. 얼마 동안 쓸지 미리 생각하고 비교해야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일주일간 두 번 빌리는 것 보다 아예 한 달 빌리는 것이 더 저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물건은 시간 여유를 두고 주문해야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상품 대여 전에는 반드시 약관을 읽어봐야 한다.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 있으면 다른 업체를 이용하도록 한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렌탈요금만 내면 되지만, 지방의 경우 택배비를 추가로 요구하기도 한다. 렌탈을 신청할 때는 총지불금액을 비교한다.

렌탈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필요한 시기에 고가제품을 경제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관리하는데 신경 쓸 필요가 없고, 고가 제품이 구형모델이 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쩌다 한 번 쓰는 물건, 계절용품이나 유아용품은 구입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물건을 꼭 사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라. 빌려 쓰는 것이 사는 것보다 경제적이라면, 렌탈서비스 이용은 돈 버는 지혜임이 분명하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전문위원  osk@k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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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누군가에게 조종당한다는 것은?

 

 

▲ 이대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내 삶을 조종하고 감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많은 소설과 영화가 그 의문에 ‘그럴지도 모른다’고 답한다. 조지 오웰의 장편소설 <1984>는‘빅 브라더’에 감시당하고 통제되는 인간의 삶을 그리고 있다. <트루먼 쇼〉에서는 주인공 주변의 가족과 친구는 텔레비전 쇼를 위한 연기자이고, 직장과 살고 있는 마을은 거대하게 꾸민 스튜디오다. 영화 〈인셉션〉에서는 꿈마저 침범 당한다. 이들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되묻는다. 문학과 영화의 상상이지만 자신 있게 모두 허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 영화 '인셉션'의 한 장면. ⓒ SR타임스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 인간은 누군가 내 삶을 침범하지 않을까 불안하다. 그 불안은 어떤 존재가 내 삶을 모두 조종하고 있다는 의심으로 연결된다. 그것이 점점 현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1984>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가 텔레스크린을 통해 사람들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듯, 현실에서도 곳곳에 설치된 CCTV가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다. 가상세계에서도 음식의 맛을 볼 수 있고, 상대방의 모든 움직임을 직접 느낄 수 있는 4차원 영상시대다.

게임의 주인공이 되어 화면 속에 들어가 전투를 펼치는‘모션 컨트롤러 시대’는 이미 옛날 일이 됐다. 지금은 나의 감정까지 읽어내는‘이모션 컨트롤러 시대’이다. <인셉션>처럼 누군가 내 꿈속에 들어와 조작하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해질 수 있다. 자신의 존재 자체를 다른 사람에게 강탈당하는 〈본 아이덴티티〉나 〈언노운〉같은 영화들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이미 그런 세상이 온 건 아닌지.

사람은 50세가 넘으면 잠재의식으로 죽음을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죽는 꿈을 가끔 꾼다. 사형수가 되어 집행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상황을 맞는다. 죽을 죄를 지었다면야 마땅히 참회하며 최후를 맞이할 텐데, 그게 아니다. 억울하게 사형선고를 받는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도망가려 해도 소용없다. 공포에 떨며, 울부짖으며 사형을 당하는 순간, 깬다. 꿈이다.

꿈도 반복하면, 꿈속에서도 ‘이건 꿈’이란 자각을 갖게 된다. 그런데 누군가 옆에서 속삭인다. “지금 이게 꿈이라고 생각하지? 천만에”라고. 꿈속에서 꿈을 깨 본다. 정말 그의 말대로 꿈이 아닌 현실이다. 꿈이 아니니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구나 절망하며 발버둥치다 눈을 뜬다. 〈인셉션〉처럼 꿈속에서 다시 꿈을 꾸고, 꿈속의 상황을 누군가 조작하는 일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알지만,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내 꿈까지 조종하고 있다는 느낌.

<조정 팀>의 SF 소설가 필립 K. 딕은 아이작 아시모프처럼 외계인의 존재나 우주전쟁,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을 상상하지는 않는다. SF 명작으로 꼽히는 리틀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인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나 영화 〈토탈 리콜〉의 원작인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등에서 그는 전쟁이나 오염으로 인간의 존재가 위협받고, 인간의 삶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이야기한다.

<조종팀〉도 마찬가지다. 조정국의 요원들이 주인공의 일과 사랑, 미래를 감시하며 그가 계획에서 벗어날 때마다 나타나 조종하고 통제한다. 자신들만의 비밀통로를 통해 공간이동을 하면서 인간의 행동을 마음대로 바꾸지만, 그들은 실수도 하고 인간적인 감정도 드러낸다.

조지 놀피 감독은 이 작품을 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보험회사 세일즈맨인 주인공 데이비드(맷 데이먼)를 앞날이 유망한 젊은 하원의원으로 설정하고, 무용수 엘리스(에밀리 블런트)를 등장시켜 일과 사랑사이에서 인간의 자유의지를 시험하는 방식을 택했다.

인간은 자신의 삶이 자유의지의 산물임을 인식하고, 그 의지를 소중하게 생각할수록, 누군가 자신의 삶을 조종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한다. 만약 데이비드가 자유의지를 버리고 조정국의 계획을 따랐다면, 그는 영화의 주인공일 이유가 없다. 그는 우리를 대신해 인간의 진정한 존재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 주려했다. “중요한 건 내가 누구냐는 것이다. 나는 내 운명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딕은 소리친다.

작가 필립 K. 딕은 왜 누군가 인간의 미래까지 하나하나 계획하고 통제한다고 상상했을까. 일종의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불신이다. 사실 인간은 그동안 자유의지를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했다. 이성으로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에게 자유의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간은 여전히 중요한 결정을 하기에는 미숙한 존재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한다.

자유의지가 없는 인간은 로봇이나 인형과 다름없다. 그래서 누군가 그것을 뺏으려 한다면 그가 외계인이든, 초능력을 가진 조정자든, 신이든, 사이비 교주든 데이비드처럼 용감히 맞서 지켜야만 한다. 삶은 자신이 직접 계획하고 만들어야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을 분노와 절망과 치욕에 빠뜨린 ‘최순실게이트’도 결국은 자유의지를 포기한 대통령과 사악한 ‘컨트롤러’와 그에 빌붙어 사리사욕만을 채우려한 하수인들의 짓이다. 이 어이없고 참담한 현실을 극복하고 길은 하나다. 국민들에는 ‘자유 의지’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
<주필ㆍ국민대 겸임교수ㆍ前 한국일보 논설위원>
이대현 주필  guriq@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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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

 

 

▲ 황정근 변호사 ⓒ SR타임스

 

 

배임죄의 '임무에 위배'라는 말은 필자가 배운 법률 중에서 여전히 가장 어렵다. 헌법재판소는 부실대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저축은행 회장들이 제기한 헌법소원사건에서 이것이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부산저축은행 임직원의 부실대출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렇게 판시하였다.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면 배임죄가 성립한다."(2009도14464). 동어반복이고 너무나 추상적이다. 행위규범 내지 재판규범으로 쓸 만한 명확한 기준은 사실 없는 것이나 진배없다. 특히 회사 임직원의 업무 수행 행위가 어느 정도 수준이면 배임죄로 처벌될 것인지 애매모호하다. 배임죄 재판은 그래서 어렵고 무죄율도 높다.


2009년 7월 1일 이후 기소된 사건에 적용되는 배임죄 양형기준은 이득액에 따라 상당히 높은 형벌을 가하도록 정해져 있다. 특별감경인자가 없는 기본구간의 경우 이득액 5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은 4∼7년, 300억원 이상이면 5∼8년이 권고형량이다. 온정적이라고 비판받았던 법원의 선고형량은 그 후 확연히 달라졌다. 기업인들이 경영상 행위에 대해 배임죄로 기소되고 엄한 형벌을 선고받는 경우가 늘어났다. 국회에서는 경제민주화 흐름에 편승하여 배임죄의 이득액이 300억원 이상인 경우 징역 15년 이상을 선고하도록 하는 강경한 법안까지 등장하였다.


그러나 경영판단의 원칙을 고려한 배임행위의 개념에 대한 엄격한 기준설정 없이, 다시 말하면 배임행위에 대한 해석기준을 종전처럼 관대하게 해석하여 실무운영을 하는 상태에서 이득액만을 기준으로 설정된 양형기준을 추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구체적 타당성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고, 경제주체의 경영활동을 부당하게 제약할 수 있다. 배임행위에 대한 엄격한 해석론과 기준을 먼저 설정하고 유·무죄 판단을 엄정히 한다는 전제가 충족된 후에 엄정한 양형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순서다. 배임에 대한 판단기준은 종전처럼 운용하면서 여론에 밀려 무조건 엄벌하는 쪽으로만 형사사법을 운용해서는 안 된다.

 

이제 경영판단의 원칙과 배임죄의 관계에 관한 선진법치국가들의 입법례와 실무례를 면밀히 검토하여 배임죄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재설정하여야 한다. 경제주체들에게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경제활동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해주는 데 사법의 본령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형법 제247조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하거나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 배임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임무위배행위와 고의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 경영행위와 관련된 배임죄의 고의는 의도적인 경우로 제한해야 한다. 필요하면 입법적 보완도 해야 한다. <바른선거문화연구소장. hwang08442@daum.net>

 

 

[황정근 변호사 경력]

2015.03 ~ 황정근법률사무소 변호사
2004.03 ~ 2015.02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2002 ~ 2004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장판사
2000 ~ 2002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부장판사
1998 ~ 2000 서울고등법원 판사
1996 ~ 1998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1996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
1993 ~ 1996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판사
1991 ~ 1993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1989 ~ 1991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SR타임스 deasimmm@sr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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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와 법무부의 문민화가 답이다

 

 

▲ 황정근 변호사 ⓒ SR타임스

 

 

1948년 대한민국정부 수립 후 공포된 법률 제1호는 정부조직법이다. 그 후 6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행정각부의 명칭은 수시로 바뀌었다. 정권의 필요에 따라 이름이 바뀌니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외-내-재-법-국-문-체-농-상-동-건-보-노-교-체-문” 학창시절 행정법 공부를 할 때 외운 행정각부 16개의 서열 순서다. 외무부, 내무부, 재무부, 법무부, 국방부, 문교부 등등이다. 지금도 그대로 기억하고 있는데, 지금의 행정각부는 이름도 길어졌고 순서도 바뀌어 정부조직법을 찾아보지 않고서는 서열을 알 수 없다.

정부 수립 이래 명칭이 한 번도 바뀌지 않은 데가 있다. 바로 법무부와 국방부다. 그만큼 변화가 없었다는 말이고, 시급히 개혁되어야 한다는 말도 된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행정각부의 실·국장은 고위공무원단 소속 행정공무원(1-3급)이 맡도록 되어 있는데, 유독 법무부 실·국장은 검사가, 국방부 실·국장은 군인이 맡을 수 있도록 예외규정이 있다. 그러다 보니 법무부는 검사가, 국방부는 군인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있다. 심하게 말하면 법무부는 ‘검찰부’이고 국방부는 ‘육방부’다. 원래 검사는 검찰청에서, 군인은 합참이나 각 군에서 일하는 국가공무원이다. 그래서 계급과 예우도 일반공무원과 다르다.

먼저, 법무부부터 보자. 홍만표 전 검사장의 법조비리 사건, 사상 초유의 진경준 검사장의 뇌물수수 사건, 파워 헤러스먼트로 의심되는 검사의 자살 등등 일련의 검찰 스캔들이 국기를 흔들 정도가 되면서,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의 신설 및 검찰수사권에 대한 통제 강화 등의 검찰개혁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여기서 왜 법무부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찰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지를 생각해본다. 핵심은 법무부가 검찰에 장악되어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법무부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검찰청의 수사관을 겸임하면서 수사수당을 수령하여 국고를 축냈다는 보도가 있었다. 더 심각한 것은 검사의 법무부 파견근무다. 차관급 예우를 받는 대검검사(지방검사장)급 검사가 1-2급이 맡는 법무부 실·국장에 보임되고, 1급 예우를 받는 부장검사가 3-4급이 맡는 과장 자리에 보임되어 있다. 더욱이 일반 검사들이 각 과에 소속되어 5급 사무관 역할을 하고 있다. 도대체 말이 안 된다. 그 신분에도 맞지 않고 예산도 낭비된다. 다른 행정부처와 균형도 맞지 않다. 검사의 파견근무 기간이 짧으니 전문성도 문제다.

2만명이 넘는 변호사 중에서 사무관 이상 법무행정 공무원을 뽑아 그들이 전문성을 갖추고 계속 근무하게 하면 검사의 법무부 파견근무는 더 이상 필요 없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예산 절감 효과도 크고, 법무행정의 전문성도 제고된다. 일선 검찰청에서 고유의 검찰 업무를 수행할 검사가 부족하다고 하면서 검사를 이렇게 법무부 및 다른 행정기관 파견으로 소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차제에 검찰의 인사와 예산을 담당하는 법무부 검찰국을 대검찰청에 이관하고, 법무부는 일반법무, 인권, 국가소송, 교정, 범죄예방, 출입국·외국인 등 고유의 법무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관계를, 현재의 안전행정부와 경찰청의 관계처럼 바꾸면 법무부의 문민화를 달성할 수 있다. 법무부가 문민화 되고 검찰국을 이관하면 굳이 검찰 출신만이 법무장관을 맡아야 할 이유도 없다.

<문민화 되어야할 법무부(왼쪽), 국방부(오른쪽)>

 

다음, 국방부도 문민화 되어야 한다. 북한핵에 대한 방어수단으로 사드 배치라는 안보상 핵심이익이 걸린 문제를 풀어가는 우리 국방부의 솜씨가 서툰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보기에 해결책은 국방부의 문민화에서 찾아야 한다.

미국헌법은 군인은 전역 후 2년이 지나지 않으면 국방장관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민간인이 국방장관을 맡는 것이 불문율이다. 독일의 경우도 차기 총리로 유력시 되는 폰데어라이언 국방장관은 민간인 출신 정치인이다. 한국전쟁 당시 국방장관이던 신성모나 이기붕은 군인 출신이 아니다.

사실 전쟁을 할 것인지 여부는 고도의 정치행위이므로 군인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가 결정하는 것이다. 군인은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통제와 지시 하에 이미 결정된 전쟁을 수행할 뿐이다. 군인은 주어진 여건 하에서 명령에 따라 작전을 성공시키면 된다. 예를 들면 연평도가 포격을 당했을 때 반격이나 보복 작전을 할 것인가를 누가 결정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면 답은 명확하다. 군인 출신인 국방장관은 작전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전술적인 판단을 우선시하여 보복이나 상응조치라는 정치적 결정을 주저하게 된다. 그것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최초로 대한민국 영토에 포탄이 떨어진 전대미문의 중대한 침략을 당하고도 자위권을 행사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다. 그 당시 민간정치인이 국방장관 자리에 있었다면 일반국민의 입장에서 상식적이고도 합당한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문민통제는 그런 것이다.

군대 내에서의 심각한 인권 침해 상황은 어떤가? 군인 출신에게 맡겨서 근본적인 처방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차제에 민간인 출신의 국방장관을 임명하여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여야 한다. 전시는 물론이거니와 평시에 장병의 인권보다 중요한 것이 어디 있을까. 건강한 병영생활이야말로 전투력의 원천이다. 국방부에 장병인권 전담 부서(가칭 인권국)를 신설하고 외부인이 참여하는 장병인권위원회를 구성하여야 한다. 군인의 시각이 아니라 자식을 군대에 보낸 일반국민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각 군을 통제하는 것은 역시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어야 가능하다.

1993년의 김영삼 정부를 ‘문민정부’라고 부른다. 그 이전의 제5~6공화국 정부도 사실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이 전역 후에 대통령이 되었으므로 형식은 문민정부이지만 실질은 군사정부다. 그래서 1993년부터 진정한 의미에서 문민정부가 탄생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법무부와 국방부는 시급히 문민화 되어야 한다. 그것이 개혁의 핵심이다. 대통령을 도와서 막강한 힘을 가진 검찰과 군을 문민 통제하는 것이 법무부와 국방부의 임무다. 법무부와 국방부를 검찰과 군이 장악하고 있으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문민화가 시기상조라는 주장은 검찰과 군이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것과 같다. <바른선거문화연구소장. hwang08442@daum.net>

[황정근 변호사 경력]

2015.03 ~ 황정근법률사무소 변호사
2004.03 ~ 2015.02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2002 ~ 2004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장판사
2000 ~ 2002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부장판사
1998 ~ 2000 서울고등법원 판사
1996 ~ 1998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1996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
1993 ~ 1996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판사
1991 ~ 1993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1989 ~ 1991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SR타임스 deasimmm@sr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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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남의 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


 

 

<오승건 부장 / 한국소비자원>

 

 

술을 많이 마시면 숙취로 고생하게 되고, 음식을 많이 먹으면 뚱뚱하게 된다. 버는 것이 쓰는 것보다 많으면 살림이 늘어나고, 쓰는 것이 버는 것보다 많으면 시나브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 쉽다.
 
소비생활의 인과법칙에서 자신은 예외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단기능력을 과대평가해 당장 돈이 없더라도 너무 쉽게 신용카드로 빚을 낸다. 한번 늘어난 소비는 웬만해서는 줄어들지 않는다.
 
작은 빚은 큰 빚으로 이어진다. 신용카드 돌려막기로 해결하다가 이자에 이자가 붙어 큰 빚을 부르고, 결국 사채를 사용하게 된다. 사채를 쓰면 비싼 이자에 이자가 붙어 더 이상 자력구제가 힘들어진다. ‘과소비→카드빚→사채→신용불량자’의 악순환에 들어서게 된다는 뜻이다.
 
통계와 수치가 그것을 증명한다. 몇 년 전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사금융 이용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사금융 이용자의 85%는 통상 2년 이내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참여자 중에는 신용불량자가 75%로 2002년 설문조사 당시의 34%, 2003년 당시의 33%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데다 신용카드 연체대금결제를 위한 급전수요 등으로 인해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52%)이 2002~2003년 중 사금융을 이용하기 시작했으나, 대부분이 돌려막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용불량인 상태에서 처음 사금융을 이용한 사람은 9%에 불과하다.
 
응답자 중 65%는 카드깡 이용경험이 있고, 변칙융통한 자금의 81%는 기존 부채를 갚는데 썼으며, 카드깡 이용자의 과반수 이상(57%)은 카드깡이 불법인 줄 알고도 자금조달수단으로 이용한 자발적 수요층이었다.
 
카드깡 이용자는 1인당 평균 3.4매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약 720만원을 조달하고, 조달금액의 17%를 수수료로 지급했다. 카드깡에 주로 이용하는 물품은 가전제품(37%), 상품권(23%) 등 일부 업종에 집중됐으며, 할인유통매장(20%)등을 이용한 오프라인 현물깡도 성행했다.
 
돈 없었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빚의 수렁에 빠지기 가장 쉬운 길은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다. 카드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현금서비스를 받는 대가로 내야하는 비용은 연리 10.8~33%정도다. 할부수수료는 9~22.9%, 연체이자율은 15~29.9%다. 이자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대범하게 여긴 상당수의 사람들은 나중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몰랐다’고 후회한다.
 
아주 급한 일로 400만원의 현금서비스를 받아 단 하루만 사용해도, 갚을 때에는 402만 2190원이다. 원금 400만원과 하루치 이자 2190원에 취급수수료 2 만원(0.5%)이 추가되는 것이다. 취급수수료는 현금서비스를 받는 금액에 따라 달라진다.
 
빚은 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빚이 좋아 빚지는 사람은 없다. 빚은 대부분 잘못된 습관에서 비롯된다. 돈이 들어올 것을 예상해 돈을 쓰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세상에 확실한 것 같지만 허상인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내 주머니에 돈이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지출해도 늦지 않다.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어야 한다. 괜히 술맛 낸다고 요릿집으로, 룸살롱으로 다니면 빚지지 않을 수가 없다. 돈을 번 뒤 술을 마셔라. 돈은 없는데 술 마시고 싶다면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집에 소주를 박스째 사놓고 마셔라. 최소한 술값으로 빚지지는 않을 것이다.
 
돈이 사람을 속이지, 사람이 돈을 속이지 않는다. 사람을 믿고 돈 거래를 하면 십중팔구 돈 잃고 사람도 잃는다. 남의 돈을 빌려 거래하면 자신의 상황이나 의지에 상관없이 빚더미에 올라앉는 일이 생긴다. 내 삶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처럼 무모한 행동은 없다.
 
빚에도 등급이 있어 빚내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대출이자는 은행이 가장 싸다. 대출은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받더라도 제도권 금융기관만 이용하는 것이 좋다. 사채를 쓰기 시작하면 헤어나기 힘들다.
 
대출받을 때를 대비해 이자를 줄이는 빚테크도 알아둬야 한다. 주거래은행을 만들어 싼 대출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신용을 쌓아야 한다.
 
대출금리는 ‘담보대출→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순으로 높아진다. 상환방법에 따라 이자부담이 줄어들기도 하므로 총이자부담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불필요한 신용조회는 오히려 신용을 떨어뜨리므로 삼가야 한다.
 
“남의 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는 말은 한때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쩐의 전쟁’에 나오는 대사인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은행권의 대출이든 고리의 사채든, 차이는 나지만 날카로운 이빨이 숨겨져 있기는 마찬가지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위원  osk@kca.go.kr

이 칼럼은 에스알(SR)타임스와 콘텐츠 제휴로 게재하는 것이며, 외부 칼럼은 본 협회의 공식 의견과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여러 블로그 독자들의 많은 구독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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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사기킥!

 

 

▲ 오승건 부장 / 한국소비자원

 

 

인터넷 금융사기, 전화 금융사기, 금융기관 직원 및 공무원 사칭사기 등 소비자를 울리는 각종 사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사기도 끊임없이 진화하므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피해를 입는다.

‘피싱(phishing)’은 금융기관을 사칭해 이메일 광고형식을 도용, 경품당첨‧정보변경 등을 알리는 메일을 발송하고 개인의 인증번호나 신용카드 번호 ‧ 통장계좌번호 등을 빼내 이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사기수법이다. 개인정보(private data)와 낚시(fishing)를 합성한 말이라는 설과 어원은 피싱(fishing)이지만 위장의 수법이 세련됐다(sophisticated)는 의미에서 철자를 피싱(fishing)으로 쓰게 되었다는 설로 나뉜다.

피싱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의 ‘파밍(pharming)’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피싱은 링크된 주소를 바로 열지 않고, 인터넷주소창에 해당기관의 주소를 직접 입력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파밍은 인터넷주소를 관할하는 시스템을 공격하기 때문에 정확한 금융기관 주소를 입력하더라도 가짜 홈페이지로 이동돼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지능화 되고 있는 보이스피싱


ARS전화를 이용해 금융감독위원회 ‧ 금융감독원 ‧ 검찰청 ‧ 경찰청 ‧ 국민건강보험공단 ‧ 은행 등의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을 사칭하면서 주민등록번호 ‧ 휴대전화번호 ‧ 계좌번호 ‧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하거나 현금지급기를 통해 계좌이체를 유도해 돈을 인출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이런 전화 금융사기를 일컬어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이라고 한다.

#청주에 사는 S씨는 카드사 채권관리팀을 사칭하는 남자로부터 카드대금이 연체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변제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황당한 압력에 당황한 S씨는 그 남자가 요구하는 대로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었다. 곧이어 그 남자는 카드대금을 즋 입하지 않을 경우 금융거래상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말로 S씨에게 겁을 주고, 현금지급기로 가서 카드대금을 입금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통화내용을 수상히 여긴 S씨는 전화를 끊고 해당 카드사에 연락했다. 확인 결과 카드대금을 연체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알게 돼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이처럼 카드사가 회원에게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거나, 현금지급기를 통해 카드대금을 입금하도록 하는 경우는 없다.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았을 경우에는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말하기 전에 해당 카드사에 확인해야함을 명심하자.

*피싱 ‧ 파밍 등 금융사기 피해 예방법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라
-금융정보는 직원에게도 알려주지 말라
-비밀번호는 주기적으로 변경하라
-거래사이트는 주소창에 직접 입력하라
-휴대폰서비스를 이용하라
-공인인증서는 이동식 저장장치에 보관하라
-공용장소에서는 금융거래를 자제하라
-최신 윈도우 보안패치를 적용하라
-의심되는 메일은 열지 마라
-대출광고에 현혹되지 마라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위원  osk@kca.go.kr

이 칼럼은 에스알(SR)타임스와 콘텐츠 제휴로 게재하는 것이며, 외부 칼럼은 본 협회의 공식 의견과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여러 블로그 독자들의 많은 구독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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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국민을 위한 개헌 4원칙

 

 

 

게재일:  2016.06.28

 

 


 

▲ 황정근 변호사 
 

 

개헌론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지난 4·13 총선 결과 여소야대가 되고 아직 여·야 통틀어 압도적인 유력 대권후보가 없는 상황이 이번에는 개헌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여론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13일 제20대 국회 개원식에서는 정세균 국회의장도 ‘개헌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거들었다.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우윤근 전 국회의원이 국회 사무총장에 임명되는 등 국회와 정당 차원에서는 개헌 적극 추진파가 늘어나고 있다.

 

국민여론도 과반수 이상이 개헌에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제살리기를 이유로 개헌을 정국의 블랙홀로 여기며 극력 반대해온 박근혜 대통령도 사실은 2000년부터 개헌을 주장했다. ‘권력구조 개편과 생존권적 기본권 확충을 위한 개헌’이 지난 대선 때의 공약이었으므로, 박대통령도 향후 여론의 향배와 정국 상황에 따라서는 개헌 지지·추진 쪽으로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학계나 국민들 사이에서도 ‘1987년 헌법’을 30년 시행하면서 나타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개헌은 추진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여·야가 협치의 정신을 살려나간다면 개헌은 절차적으로는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제19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자문기관인 헌법개정자문위원회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헌법개정안을 만들어 놓았다. 앞으로 국회에서 개헌특위(헌특)를 구성해서 논의하면 된다.

 

<헌법 전문 / 출처: 헌법재판소 블로그>
 

 

앞으로 개헌을 논의하고 추진할 때 다음 네 가지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첫째, 정치권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개헌’이 되어야 한다. 개헌은 예컨대 국회·정당의 권한이나 키우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철저히 국민의 입장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개헌이 국민의 동의 정치적·정략적·당파적 차원에서 논의되어서는 안 된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헌법을... 개정한다.” 27년 전인 1987년 10월 29일 공포된 현행 대한민국헌법 전문(前文)의 일부다. 주어가 ‘우리 대한민국’이 아니라 ‘우리 대한국민’이다. 개헌은 바로 국민이 하는 것이다. 언제 개헌을 할 것인가도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 헌법개정권력은 어디까지나 국민에게 있다.

 

둘째, 개헌은 정부의 협조 하에 국회가 여·야 합의로 해야 한다. 헌법상 국민의 대표인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와 대통령에게 개헌 발의권이 있다. 대통령이 반대한다고 해도 국회의 개헌발의를 막을 수는 없다. 국민여론이 개헌에 적극적인 이상, 어느 시점에 가서는 박 대통령도, 나는 안 하겠으니 국회에서 알아서 하라는 것보다는, 나도 돕겠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정부도 ‘헌법연구반’을 가동하여 국회를 적극 도와야 한다. 헌특에서 여·야 갈등이 첨예화하는 것을 막고 합의개헌을 성사시키기 위해 1987년 개헌 과정에서처럼 여·야 동수의 ‘8인 정치회담’을 가동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셋째,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대폭 확충하는 개헌이어야 한다. 기본권 확대야말로 개헌을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다. 기본권 부분은 손 볼 것이 많다. 국제적 인권 수준과 기준에 맞게 최신의 것으로 다듬어야 한다. 판례도 반영해야 한다. 기본권 분야는 헌법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면 된다.
국민의 기본권 확충을 위한 사법개혁방안도 개헌논의에 반영되어야 한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통합 여부, 대법원과 상고법원의 이원화, 헌법재판의 강화, 명령․규칙에 대한 위헌심사권 일원화, 재판소원의 예외적 인정, 대법원장의 헌법재판관 지명권 삭제, 선거소송의 헌재 이관,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외부 개방 등 사법개혁 과제가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넷째, 권력구조 부분은 급격한 변화를 피하고 현 제도의 보완·개선에 그쳐야 한다. 현재 개헌론은 권력구조를 대통령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 의원내각제 중 어느 하나로 개편하느냐 하는 문제, 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할 것인가 하는 문제, 지방자치·분권을 강화하는 문제 등을 중심으로 하여 백가쟁명식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 권력구조 개편 방안은 국민여론도 나뉘어 있고 정치권에서도 쉽게 타협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켜 바람직한 정부형태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의원내각제로 바꾸려면 극심한 의견대립이 야기될 공산이 크다. 국민이 직선제 대통령을 선호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단임의 폐해를 극복하고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자는 데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4년 중임 대통령제나, 직선 대통령은 외교·안보·국방·통일을, 국회 선출 총리는 내치를 맡는 혼합제로 가는 정도의 보완만 해야 한다.
 
헌법은 국민통합의 상징이다. 개헌이 갈등을 확대시키고 국력을 소진시키는 일이어서는 안 된다. 국민과 국회와 정부 모두가 동의하는 ‘국민을 위한 개헌’이 이루어져야 한다.
<황정근 바른선거문화연구소장. hwang08442@daum.net>
 
[황정근 변호사 경력]
2015.03 ~                황정근법률사무소 변호사
2004.03 ~ 2015.02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2002 ~ 2004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장판사
2000 ~ 2002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부장판사
1998 ~ 2000            서울고등법원 판사
1996 ~ 1998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1996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
1993 ~ 1996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판사
1991 ~ 1993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1989 ~ 1991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SR타임스  deasimmm@srtimes.kr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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