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에토스(ethos)는 원래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rhetoric)’에 나오는 개념으로, 어떤 사람이나 민족 사회 등을 특징짓는 성품이나 기풍을 의미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필요한 3가지 요소로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를 제시했다. 로고스는 이성과 논리, 파토스는 감정과 정열이다. 에토스는 상대방이 믿을 수 있게 하는 신뢰를 뜻한다.

 

한국의 에토스를 앞세운 행사가 열린다. 문화재청이 오는 11∼13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제1회 대한민국 무형문화재 대전’을 개최한다. 그 주제가 ‘코리안 에토스’다. 한국 공예품만이 가진 미(美)의 기풍과 특질을 과시함으로써 한국이 오랜 문화와 훌륭한 전통을 가진 나라임을 강조하겠다는 취지다. 국내 최고의 공예기술을 가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56명 등이 출품한 139종 201점, 시도무형문화재 45명이 제작한 83종 133점이 공개되고, 여러 시연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과거 같으면 주제를 ‘한국의 장인 정신’ 정도로 했을 것 같은데, 굳이 보통사람들이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에토스’를 붙였다. 아마 K-팝 못지않은, 고유의 문화 콘텐츠가 한국에 있음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문제는 ‘에토스’의 명맥을 잇는 사람도, 소비하는 사람도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 전승자는 모두 6400여 명이고, 최고 영예인 ‘인간문화재’로 불리는 사람은 135개 종목 172명에 불과하다.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에게는 매달 130만∼170만 원의 전승 지원비가 지급된다. 하지만, 전승자의 90% 이상은 이수자로 지원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실제 정부 지원을 받는 대상자는 전체의 2% 안팎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보유자가 없는 종목이 10개, 전수(傳受)할 사람이 없는 종목도 33개에 달한다.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가 되려면 전수장학생과 이수자, 전수교육조교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10년이 넘게 걸리는 수련 기간을 버텨내는 사람이 많지 않다. 지원금이 없어 생활이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 다른 일을 하면서 생계를 근근이 꾸려가고 있다. 

 

최근 최순실 세력 등이 ‘문화융성’을 빌미로 문화체육관광부를 쥐락펴락하고, 대기업에서 수백억 원을 끌어모아 이상한 곳에 쓰려고 했다는데, 정작 ‘한국의 정신’은 이 지경이다.

 

국보·보물 등 유형의 문화재도 중요하지만, 민족의 얼이 깃든 무형의 문화재를 다음 세대에 이어주는 것도 우리의 의무다.

 

문화일보 2016-11-04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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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한국조사기자협회는 제4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중 부문별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순차적으로 게재해, 신문 읽기·쓰기 문화 확산과 비판 지성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글쓰기를 확산하기로 했다. <편집자 주>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 이푸르메 (향일고)

 

 

 

<고등부  최우수상> 건국절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려 하지 마라.

 

모든 역사의 시초를 흔히들 건국이라 한다. 건국은 말그대로 나라를 세운다는 의미이며, 이 시점을 기준으로 역사와 선사가 나뉜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역사의 시발점으로 기원전 2333년에 건국된 고조선을 내세운다. 그리고 그 이전의 시기를 역사가 없었던 시절, 즉 선사라고 부른다.

이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망국이 있다. '원래 있던 나라가 사라짐'의 의미를 갖고 있는 망국은 모든 역사의 종말이다. 국가가 소멸한 것이기에 망국 이후의 역사는 역사라고 할 수 없다. 법도 역사도 없는 망국 이후의 세상은 그야말고 초자연적이다. 

국가가 있을 때는 법으로 제약됐던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자연법칙이 세상에 정착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일부인사들이 주장하는 '건국설'은 가당치도 않은 것이다. 적어도 우리나라의 국호가 대한민국이고, 국기가 태극기인 오늘날에는 말이다.
 
1897년, 고종은 기존의 모든 봉건적 질서를 혁파하고 대한제곡을 수립한 뒤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 고종과 대한제국은 열강이 침노하는 당시 상활을 극복하려 하였지만, 결국 1910년 경술국치를 당한다. 경술국치의 다른 이름은 한일병학, 즉 대한제국이 강제적으로 일본과 나라를 합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불명예스럽게도 한반도는 '대일본제국'의 치하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일제에 적극 항거하였고, 그 결실로써 마침내 3·1운동으로 폭발한 전 민족적 열기에 힘입어 서울에 한성정부라는 국치 이후 최초의 정부가 탄생하게 된다. 훗날 한성정부는 국내의 타 민족정부를 통합하여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되었으며, 일제의 탄압을 피해 상하이로 옮겨가 망명정부를 건설하였다. 이 과정에서 임시정부는 국호를 대한민국, 국기를 태극기로 하였는데, 그 이유는 1910년 없어진 대한제국의 족적을 계승하여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임시정부는 뒤이어 민주공화국의 원칙을 담은 임시헌법을 반포하고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할 것과, 주권이 광복운동자에게 있음을 천명했다. 그리고 헌법에 따라 임시국회(의정원), 임시정부(국무원), 임시법원을 설립하였으며, 임시정부를 세운 1919년을 대한민국 원년으로 선포하였다. 이때부터 대한민국은 이미 역사에 존재했던 것이다. 

 

광복 이후 정식 정부수립에 관여했던 요인들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들이 주축이 되어 작성한 제헌헌법의 전문을 보면 '국가를 재건'한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재건의 사전적 정의는 '원래 있었던 것을 다시 일으켜 세움'이다. 과연 그들이 재건하려 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임시적이나마 수립되었던 대한민국 정부이다. 따라서 1928년 8월 15일의 사건은 원래 있었던 정부를 정식적으로 선포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날의 일을 '건국'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수립'이라 부르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만약 이날을 건국절이라 참칭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일제 치하 35년 동안 초자연적 사회를 경험했다는 오명의 역사를 뒤집어 쓰게 된다. 더불어 대한제국,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한민국 정부로 이어지는 정통성 역시 부정하게 된다. 

 

이와 관련된 예로 북한이 있다. 우리나라가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선언하고 헌법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겠다고 하자, 북한은 한달 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건국'하기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정부수립이라 하면서 북한은 건국이라 하는 것은, 북한이 역사의 정통을 이은 우리와는 달리 세상에 아예 없던 나라를 세웠다는 역사적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화만 봐도 법통을 계승하며 '정부수립'을 단행한 우리나라가 '건국'된 북한보다 훨씬 정통성있는 정부임을 실감할 수 있다.

 

건국이라는 비정통적 역사보단 정부수립이라는 자랑스럽고 떳떳한 역사를 후손들에게 가르쳐 그들로 하여금 선조들이 피로 쓴 역사 앞에 전율케하라. 암울한 어둠의 시대를 걷어내고 이 땅에 마침내 태극기를 다시 꽂은 선조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정부수립이라는 명칭은 꼭 지켜져야만 할 것이다. <이푸르메, 향일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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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건강을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다이어트다. 비만으로 인해 당뇨병과 고지혈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성기능 장애, 관절염, 암 발생과도 연관이 있다. 이 같은 연유로 다이어트는 현대인들에게 일상이 돼 버렸다. 그러나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실패한 이들은 약물을 이용하거나 시술도 서슴지 않는다. 다이어트 종류와 방법도 다양하다. 하루 한 끼만 식사하는 간헐적 다이어트,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한 가지 식품만 섭취하는 원푸드 다이어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성공해 화제가 됐던 사우스비치 다이어트, 고기 등 육식을 주로 섭취한다 해서 이름 붙여진 황제 다이어트, 구석기 다이어트….

 

최근 버터가 품귀 현상을 빚고 삼겹살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고지방·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열풍 때문이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논란이 뜨거워지자 마침내 의학 및 건강 관련 5개 전문학회까지 나섰다. “고지방·저탄수화물 식사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오히려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지난 26일 발표했다.

 

비만은 단순히 많이 먹어서 생기는 게 아니다. 잘못된 식습관이나 몸의 기운이 떨어질 때, 스트레스가 많을 때도 발생한다. 때만 되면 등장하는 다이어트 열풍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오래가지 못한다는 점. 또 영양결핍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성 등 부작용도 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이어트 열풍에 현혹되지 않고 균형 잡힌 식단에 규칙적인 식사와 꾸준한 운동이 기본이다. 이 세 가지만 잘 지켜도 비만은 찾아오지 않는다. 쉬운 것 같지만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오죽하면 ‘고시 패스’보다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까.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비만 기준을 세계 기준에 맞춰 완화하자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체질량지수 30 이상을 비만으로 지정하는 세계 기준에 반해, 우리나라는 25 이상을 비만으로 인정하고 있다. 비만인을 지나치게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 기준으로는 비만이 아닌 건강한 국민까지도 다이어트 열풍에 동참하게 만들고 있다. 

 

 

그나저나 지금처럼 ‘저탄수화물·고지방 다이어트’ 바람이 계속된다면 가뜩이나 소비가 줄어들어 남아도는 쌀 소비는 또 어떻게 할지 걱정이다.

 

문화일보 2016-09-20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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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대상> 건국절에 담긴 의미

 

 

▲ 강하늘 (망포고)

 

 

과거를 배워야하는 이유는 미래를 위해서이다. 하지만, 과거에 연연해 현재를 충실히 살지 못 하는 행위는 어리석다. 역사도 마찬가지이다. 적절한 배웅은 현재와 미래를 윤택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지만, 역사에 얽매인 개인과 사회는 개혁에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역사 학습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회는 없다. 건국절 제정은 한 국가의 역사의 출발점을 찍는 중대한 일이다. 따라서, 건국절에 대한 여러 논란과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논쟁의 중심에는 ‘건국이 성립하는가’와 ‘그 시점은 언제인가’가 자리하고 있다. 일부는 건국의 시점을 1948년 8월 15일이고 판단하지만, 다른 일부는 건국을 지속적, 연속적인 관점에서 바라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이러한 두 주장에 모두 오류가 존재함을 지적하며, 건국절 논란 자체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헌법에 근거해,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분명한 억지가 있다. 국가의 성립 요소 중 주권과 국민을 광복을 통해 얻었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남은 하나의 구성 요서인 영토의 불완전성을 비논리적으로 부정한다. 반정부 세력인 북한 정권이 불법 점거를 했다‘는 주장인데, 헌법에 명시된 영토의 조건을 억지로 충족시키려 만든 논리이다. 결과적으로, 남한 영토뿐인 대한민국은 불완전한 국가로 판단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이러한 논리에 의하면 아직 건국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건국의 시점이 불분명하다는 관점과 이와 같은 논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는 시각이 더 설득력이 있다. 건국절은 건국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국가와 민족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건국절을 제정해야한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만으로 국가의 수립일을 기념하는 것은 아니다. 세워진 국가의 앞으로의 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도 분명히 존재한다. 과거를 붙잡아두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충실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함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건국절 제정에 대한 논쟁은 불필요하다. 오히려 진보된 미래를 위한 논쟁이 필요한 것이다.

 

건국절을 제정하기 위한 논쟁에는 역사적 사건들이 자주 언급된다. 그리고, 자신의 주장과 배타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을 비판하기 위해 역사를 끌어들인다. 분명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지만, 논쟁은 역사의 굴레 속에서 돌고 도는 것이다. 소모적인 논쟁이 되어 갈 우려가 있다. 더하여, 과거에 얽매인 좋은 예시로 남게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멈춰야할 것은 불필요한 논쟁이다. 현재 국가가 필요로하는 본질을 파악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로 나아가야한다. 건국절 제정의 중요성을 절대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건국’의 개념이 완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건국절 제정을 위한 논쟁들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국가와 헌법 모두 가변적이고 유연한 특징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만든 최초의 시점보다 완성형에 가까워지기 위한 변화와 진보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현재에 충실하는 태도가 건국의 완성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강하늘,망포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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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대상> ‘청렴의 가치, 그 진정한 내면화를 위하여’

 

 

 

 

▲ 김재훈 씨

 

 


옐리네크가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이 말은 법과 도덕 사이의 관계를 갈음한 것인 동시에 법의 정당한 역할과 한계에 대한 논변이기도 했다. 법은 그 속성상 불가피하게 주권자인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 그러하기에 입법의 과정과 절차에 있어 해당 법안의 정당성과 타당성에 대한 고민이 충분한 논의와 연구를 통해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특히 도덕과 양심을 통해 해결해야 할 인간사의 문제들에 대해 섣불리 법의 강제력을 동원하려 드는 것은 위험하고 무책임한 일이다. 헌법 조문에 과잉금지의 원칙을 명시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다. 김영란법의 입안자였던 김영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해당 법안의 취지에 대해 “우리 사회에 더치페이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부정부패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우리사회의 현실을 생각했을 때 그녀의 말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며, 일견 타당한 귀결이다.

 

그러나 형법제도를 동원해 인간의 부도덕성을 교정한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 가능하다 한들 그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다.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을 둘러싸고 아직까지도 많은 비판과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사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과도기적인 진통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도덕의 문제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질문은 지극히 본질적인 것으로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질문과 관련하여 김영란법이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히고 그 대안을 고민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다. 김영란법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가장 차가운 진실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부정부패의 문제와 관련해 개인의 도덕성에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사회의 도덕적 무능과 자정불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은밀하게 행해지던 부정과 부패의 문제를 법률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처벌하겠다는 것은 언뜻 보아 타당하고 정당한 논변인 것 같으나 그 안에 숨겨진 함정은 자못 위험하다. 재독철학자인 한병철이 ‘투명사회’에서 통찰했듯 투명성이 도덕적이고 선한 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부도덕하고 부패한 사회일수록 투명성이 더욱 강력하게 요청될 뿐이다. 다시 말해 우리 사회의 내부적 불신과 부패가 김영란법을 소환한 셈이다. 사회상류로 이루어지던 모든 상부상조의 영역까지도 투명하게 드러내고, 세세한 법 조항의 잣대로 통제하겠다는 것은 그 취지가 어떠하든 간에 시민윤리의 종말이요, 도덕성의 포기다. 김영란법이 단기적으로 모종의 성과를 내게 되었다 한들 그것을 진정한 의미의 부패척결 혹은 청렴문화 확산으로 자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영란법을 두고 그것이 부패척결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비겁한 일이다. 김영란법은 부정부패 문제와 관련해 우리사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편리한 방식의 해결책이었다. 거친 비유가 될지 모르겠으나, 김영란법은 흡사 반려견을 훈련시키는 채찍처럼 보인다. 법의 처벌을 두려워하며 파블로프의 개처럼 부정부패를 기피하는 사람에게 과연 우리가 내면화된 청렴의 가치를 기대할 수 있을까? 김영란법이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미래비전이 과연 무엇인지, 그것이 선진시민사회의 이상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부패 정도가 OECD 소속 34개국 가운데 27위를 기록할 만큼 심각하다고 한다. 하지만 김영란법을 통해 단기간에 우리나라의 청렴지수가 향상되고, 선진화된 시민사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한들 나는 그 결과를 자랑스러워할 수 없을 듯 싶다. 진정한 선진화는 부패를 줄이고 청렴지수를 향상시키는 것 그 자체에 있기보다 오랜 시간과 지난한 과정을 감내하고서라도 보다 인문학적인 방식으로, 인간의 생래적 자율성을 독려하며 진정한 의미의 청렴성과 도덕성을 사회 전체에 실현시키는 데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속의 어떤 나라나 민족도 윤리나 도덕을 포기한 채 법의 강제력만으로 오랫동안 번영한 예는 없다. 구태여 거창하게 인류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오늘날 지구촌의 나라들 가운데 법이 도덕의 영역을 잠식해 위세를 떨치는 경우, 그 시민들의 삶이 어떻게 피폐해지는지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김재훈, 경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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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한국조사기자협회와 SR타임스가 주최한 제4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선정을 위해 전·현직 논설위원이 깊이 있는 논의와 심사숙고를 통해 최종 선정하였고, 아래와 같이 심사평을 보내왔다. “논술의 어려움은 빈틈없는 사고와 정치한 글쓰기에 있고, 정제된 문장이 뒷받침 된다면 비판적 지성이 한층 돋보였을 것”이라는 심사 요지를 밝혔다. 모쪼록 심사평이 대회 참가자 모두의 논술 실력 증진에 좋은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심사평>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그것을 정확한 문장으로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것은 한층 큰 지적 노력을 필요로 한다. 논술의 어려움은 바로 이러한 빈틈없는 사고와 정치한 글쓰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반부·고등부 공히 보다 정제된 문장이 뒷받침되었다면 비판적 지성이 한층 돋보였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가 무엇보다 주목한 것은 주어진 논제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타당한 논거를 바탕으로 자신의생각과 주장을 펼치느냐 였다. 이 기준에서 볼 때 적잖은 글들이 제시문에 대한 부연설명이나 재해석에 그칠 뿐, 자신만의 투철한 문제의식이나 비판정신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 기존의 논리를 무비판적으로 되풀이하는 식의 서술문에는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일반부의 경우 대상 후보로 청렴의 가치, 그 진정한 내면화를 위하여’(김재훈)청렴이라는 언론의 판옵티콘’(박서아) 두 편을 골랐다. 김재훈은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는 독일 법학자 게오르크 옐리네크의 말을 논거로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치명적인 한계를 다뤘다. 우리 사회의 부패현실을 감안하면 청탁금지법 시행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도덕의 영역을 잠식해 오히려 시민의 삶을 피폐화할 것이라는 게 글의 요지다.
 
다분히 이상론에 기운 바가 없지 않지만, ‘도덕의 문제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지울 수 없는 한 우리는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를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 입법만능주의를 경계하며 청탁금지의 폐해를 역설하지만, 적어도 보완책을 통한 반부패법 시행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입론으로 판단된다.

박서아는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언론자유 위축이라는 단일한 사안에 초점을 맞췄다. 부정청탁금지법으로 말미암아 언론이 권력의 감시를 받는다는 전제에서 원형감옥 사회의 도래까지 언급한다. 이러한 묵시록적 전망이 과연 논술의 생명이라 할 논리적 사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인가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수작으로 뽑은 것은 언론의 자유는 어떠한 명분과 이유로도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진실을 생생한 비유를 통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두 편의 글 모두 비교적 논제에 충실하게 자기 논리를 전개하고 있지만 전자가 보다 폭넓은 시각에서 청탁금지법의 명암을 다루고 있는 만큼 보편타당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있다고 보아 대상에 올렸다.

고등부에서는 건국절에 담긴 의미’(강하늘)건국절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려 하지 마라’(이푸르메)를 대상 후보작으로 뽑았다. 둘은 건국절의 현재적 의미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강하늘은 건국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관점에서 ‘1948년 건국절론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다. 이푸르게 또한 1948년 건국절 운운은 참칭일 뿐이라며, 건국이라는 비정통적 역사에 매달리지 말 것을 주문한다.

두 편 모두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한 논쟁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다만 후자의 경우 필요 이상으로 역사적 사실을 나열한 점이 눈에 거슬린다. 설명 혹은 해설에 치우쳐 비판적인 관점이 다소 빛을 잃었다. 대상이 아닌 최우수상으로 낙착된 이유의 하나다.
 
훌륭한 글쓰기를 위한 심사위원의 충고를 끝으로 참가자 여러분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내년 5월 제5회 대회에서 여러분과 만나고 싶습니다. 한국조사기자협회는 수상작을 공식블로그(http://blog.naver.com/josa1987) 와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nonsul2016) 에도 순차적으로 게재해, 신문 논술 글쓰기를 확산에 기여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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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한국조사기자협회(회장 유영식)SR타임스(대표 장의식)가 주최하고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하는 제4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에서 일반부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에 경희중학교 김재훈 교사가, 고등부 대상(교육부장관상)은 망포고등학교 강하늘 양이 차지했다.
 
일반부는 최우수상 박서아(단국대), 우수상 박병진(중앙대), 손현진(경북대), 안정하, 이유미(고려대), 임효정(이화여대), 장려상 김나연(연세대), 김라이(숙명여대), 김병재(경희대), 김은빈(서강대), 김홍준(성공회대), 이규원, 이태웅(연세대), 임서이(백석대), 주용현(동국대), 차형조(전북대)
또 고등부 최우수상 이푸르메(향일고), 우수상 김규리(분당영덕고), 박현준(숭문고), 임주원(서울현대고), 전영서(서울외고), 최예헌(신봉고) 장려상 강수진(하나고), 강신화(정명고), 고두연(대전성모여고), 김현수(한광여고), 노진영(인천포스코고), 문진원(서울국제고), 백민재(인하사대부고), 신주혜(인천신현고), 이준성(서울대성고), 최동민(용인외대부고)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21일 저녁 630,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2층 한국언론진흥재단 대강의실에서 열린다


 

(취재=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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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경주 지진(地震)’보다 훨씬 공포스러운 지진이 다가오고 있다. ‘인구지진(age-quake)’이다. 영국의 인구학자 폴 월리스가 저서 ‘에이지 퀘이크’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인구감소와 고령사회의 충격을 지진에 빗댄 것. 인구지진은 자연 지진보다 훨씬 파괴력이 크다. 지진과 비유할 때 규모 9.0의 강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2011년 일본을 초토화시킨 ‘동일본 대지진’ 수준이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20년쯤에는 경제활동인구 대비 고령 인구가 많아져 세계 경제가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리는 엄청난 격변을 겪는다는 것이다. 한국도 피해를 크게 보는 국가로 꼽혔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인구는 5000만 명을 돌파했다. 5년 전보다 2.7% 증가했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심상치가 않다. 내년부터 사상 처음으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고, 저출산 고령화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어린이(0∼14세) 인구를 추월한다. 인구지진권에 진입한다는 의미다. 

 

일본은 이미 1997년에 노인 인구가 어린이 인구를 넘어섰다. 우리나라보다 20년 일찍 인구지진을 경험한 것. 미국의 국제안보 전문가인 조지 프리드먼은 저서 ‘100년 후’에서 일본이 2020년에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2050년엔 경제적 재앙을 맞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때가 되면 일본의 인구는 현재 1억2800만 명에서 1억700만 명으로 감소한다. 반면 노인 인구는 4000만 명으로 늘고, 14세 미만은 1500만 명에 이른다. 정부가 부양해야 할 인구가 55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다는 얘기다.  

 

통계청은 한국의 노인 인구 비율이 2018년에 14%로 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2026년 20.8%로 초고령사회, 2050년에는 38.2%로 급속히 늘어나 국민 3명 중 1명이 노인으로 세계 최고령사회가 된다. 반면 출산율은 지난해 1.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0년부터 대입 정원이 20만 명 정도 미달할 것이란 통계도 있다.

 

일하는 인구가 국력인 시대다.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평균수명 증가로 고령화는 갈수록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족한 노동력은 로봇으로 일부 대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구지진을 막을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 건지 걱정스럽다.  

 

문화일보 2016-09-20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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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금연’ 하면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명하다. 골초 중의 골초로 하루에 다섯 갑을 피워댔다. 여러 차례의 금연 시도에도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심한 몸살로 일주일간 꼼짝 못 하고 앓아눕고 나서야 담배를 손에서 놓게 됐다. 외국 정치인 가운데 금연가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10대 후반부터 즐기기 시작해 30년 이상을 피웠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수차례 공개적으로 금연을 시도했으나 흡연의 유혹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결국엔 성공해 세계 제일의 금연운동가란 말을 듣고 있다.

 

조선 시대에도 흡연은 골칫거리였다. ‘국내 최초의 골초’라고 전해지는 인물은 조선 인조 때 대학자이자 우의정을 지낸 장유(張維)다.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도 없지만, 어전회의에서도 담배를 뻐끔뻐끔 피워 임금으로부터 금연 지시를 받기도 했다. 광해군은 신하들이 어전회의에서 담배를 너무 피워대자 흡연할 경우 처형하겠다며 금연을 명령했다. 숙종은 아예 전국에 금연령을 내렸다. 담뱃불로 관청은 물론 몇 개 마을이 잿더미가 되자 취한 조치다.

 

국립암센터가 제시한 암 예방 10대 수칙 중 첫 번째는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라’다. 지난해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자가 줄었다지만 여전히 애연가는 약 1000만 명이다. 성인 남성의 절반 정도, 여성의 10%가 흡연자다. 한 해 평균 6만 명이 흡연으로 사망한다. 하루 165명꼴이다. 흡연질환자에게 쓰이는 의료비만도 한 해 평균 10조 원이나 된다.

 

어떤 계기가 있어 단숨에 담배를 끊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 번의 실패 끝에 ‘갈 데까지 가보자’며 포기한 사람도 많다. 이들을 위한 ‘전문치료형 금연캠프’가 요즘 인기다. 4박 5일간 병원에 입원해야 하고 외출조차 못하는 데도 신청자가 몰린다. 100% 정부 지원으로 국립암센터를 비롯해 전국 18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금연캠프는 4박5일의 경우 한 달에 1~2회씩 15명 내외가 참가하며, 4박5일 시간을 낼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주말을 이용한 1박2일 단기 금연캠프도 실시한다. 금연치료뿐 아니라 폐 CT 등 정밀 건강검진도 해주니 일석이조다. 전문 치료와 집중심리상담을 통해 80% 이상의 성공률을 자랑한다. 금연 의지는 있으나 자력으론 끊지 못하는 흡연자들은 도전해 볼 만하다. 필자도 지난주 여름휴가를 이용해 다녀왔다. 성공 여부는 아직 더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코미디 황제’ 이주일 씨는 흡연으로 폐암 선고를 받고 이 한마디를 남기며 세상을 떠났다.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

 

문화일보 2016-09-02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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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전국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정식 허가를 받은 업체는 17곳. 하지만 무허가 업체는 그 10배도 넘는다고 한다. 처음 가본 사람들은 우선, 장례를 치르러 온 가족들이 너무 많아 놀라고, 사람 장례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염을 하고 고가의 수의를 입히고 입관 후 화장하는 모습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유골을 납골당에 보관하는 것은 기본. 평생을 함께하기 위해 유분으로 목걸이와 반지를 만드는 사람도 흔하다. 부고장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본인이야 슬픈 마음에 그러겠지만 ‘정승 집 개’가 죽은 것처럼 조문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해 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반려동물이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동통신업계는 사물인터넷(IoT)으로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함께 영상을 시청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교감할 수 있는 반려동물 전문방송이 송출을 시작했다. 금융권에서도 반려동물 시장을 잡기 위한 상품 출시가 한창이다. 은행과 카드사들은 이들에게 쓰는 비용을 할인해 주는 카드를 선보였다. 반려동물이 아프거나 사고 쳤을 때를 대비한 보험상품도 나왔다. 만 6세 이하 개를 가입 대상으로 1년 동안 상해 및 질병치료비, 배상책임손해를 보장해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도 발 벗고 나섰다. 정부는 최근 대통령 주재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반려동물 산업을 신산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경기도는 2018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여주에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조성키로 하고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작년 1조8000억 원이던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20년엔 6조 원에 달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려견 전용 유치원과 호텔, 카페와 미용실, 해수욕장까지도 인기다. 짐승보다 못한 사람 얘기가 현실이 될 정도로 반려동물 전성시대다. 향후 관련 산업은 더욱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두운 면도 있다. 반려동물 산업이 각광받고 있는 만큼이나 버려지는 반려견이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수용 시설은 늘 포화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유기견 수는 한 해 평균 6만 마리에 이른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버리는 인간 이기심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문화일보 2016-08-22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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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