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은 한국조사기자협회가 연간지로 발행하는 2012년 '조사연구' 제24호에 실린 글임을 알립니다.


온라인 뉴스의 저작권 강화 방안
– 미국 핫뉴스 사례를 중심으로

 

김형진 법무법인 정세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


 

저작권(copyright)이란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뿐만 아니라 창작성을 가진 모든 종류의 표현물에 속하는 창작물(저작물)을 창작하는 창작자(저작자)에 의하여 그 창작물에 대하여 취득하는 권리이다. 따라서 뉴스 저작물도 물론 저작권이 발생한다. 뉴스 저작물이란 시사보도·여론형성·정보전파 등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정기간행물·방송 또는 인터넷 등을 통해 표현, 전달되는 저작물이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타인의 음악이나 그림에 대해서는 작가의 저작권이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뉴스 저작물에 대해서는 저작권의 개념이 낮다. 최근의 우리나라 조사 결과를 보면 뉴스저작권에 대한 인식수준이 기타 콘텐츠보다 낮았고 심지어 네티즌 글보다 낮아 뉴스콘텐츠의 인식 수준이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개인들이 원작자의 허락 없이 온라인 뉴스 저작물의 전체 또는 일부를 발췌하여 자기의 블로그에 올리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아무리 뉴스기사의 출처를 밝히고 사용했다 하더라도 언론사의 허락 없이 기사를 인터넷에 게시하는 것은 ‘무단전재’로 불법이용에 해당한다.

 

온라인 뉴스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기 때문에, 무단으로 복제, 전송 및 공유하는 것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이처럼 뉴스 저작권 침해 행위가 빈번해지면서 언론사들의 수익률도 영향을 받게 되었다. 독자들이 점차 종이 신문이나 라디오보다 온라인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언론사들도 이를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온라인상 수익구조를 확보하려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결과를 보면 언론사들이 인터넷에서 새로 확보한 수익은 오프라인 시장이 감소되는 부분을 상쇄해주지 못하여 언론사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아직 우리 사회에서 뉴스 저작권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하지만 이처럼 뉴스 저작권의 침해 행위가 빈번히 일어나는 현실은 원저작자에게 경제적 손실 및 생존의 위협을 초래하며 장기적으로는 언론사들이 뉴스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이 어렵게 된다. 특히 뉴스는 국민의 올바른 여론 형성 및 정보 전달의 중요한 매체이기 때문에 언론사의 수익감소는 장기적으로 민주주의의 기본인 표현의 자유에도 중대한 장애가 될 수 있다.

 

우리 저작권법은 제7조 제5호에 규정된 대로 단순한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는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뉴스기사가 부고, 인사, 사건사고 단신과 같은 뉴스 기사인 경우는 물론, 더 나아가 스포츠 소식은 물론 각종 사건이나 사고, 수사나 재판 상황, 판결 내용 등 여러 가지 사실이나 정보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 저작권을 주장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뉴스들도 취재에 많은 노력과 지적 창의성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수많은 통계적 자료들을 오랜 노력과 창의성을 가지고 분석, 재배열하여 어떠한 특징을 찾는 것과 같은 일은 매우 힘든 일이며 또 사회적으로도 유익한 일이다. 사회는 이러한 행위를 더욱 장려하고 격려해주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사회는 이와 같은 고급 뉴스 저작물의 보호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뉴스전문 사이트가 다른 언론사의 경제 뉴스 중 일부를 간추려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는 원저작물의 경제적 가치를 훼손하기 때문에 저작권의 침해 행위라고 보기도 하고 일부 법원처럼 사실보도만을 한 뉴스에 대해서도 보호를 해주는 이른바 “핫뉴스 원칙”을 인정하기도 한다. 핫뉴스 원칙은 원래 저작권법이 아니라 주정부의 불법행위법 중 부정사용(misappropriation)에 해당되는 죄목이다. 이것은 원칙적으로 민법이므로 손해배상 규정만 있을 뿐 형사처벌 규정이 없지만 때로는 특별법에 따라 민사상 손해배상 규정과 더불어 형사적 처벌을 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핫뉴스 원칙은 뉴스에 대해 갖는 권리를 일종의 재산권으로 보기 때문에 사실에 대해 저작권과 같은 법적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저작권법의 원칙에 대한 중요한 예외 규정인 셈이다.

 

핫뉴스 원칙의 역사는 길지 않다. 미국 대법원은 1918년의 AP 대 인터내셔널 뉴스서비스(INS) 소송에서 핫뉴스(hot news) 원칙을 세웠는데 이는 뉴스 기관이 사실을 보도하기 위해 투입한 비용을 제한된 한도 내에서 보호하는 길을 터주었다. 이 사건에서 AP 통신사는 자신들이 생산해낸 뉴스를 경쟁회사인 INS가 재작성해 자신들의 가맹 신문사들에게 판매한 것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판결에서 AP가 비용을 들여 수집, 가공, 그리고 배포했던 사실, 즉 뉴스화된 사실들에 대해 유사 소유물이라며 제한적 기간 동안이나마 그 재산적 권리를 인정해 주었다. 이를 통해 정립된 법적 원칙이 바로 핫뉴스 원칙이다. 이 원칙 덕분에 다우존스사를 비롯한 월스트리트의 주요 금융기관들은 오랫동안 고객에게 신속한 금융 정보를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고급 서비스 제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해 6월의 더플라이온더월닷컴 (TheFlyOnTheWall.com) 사건에서 미국 법원은 핫뉴스 원칙의 한계를 보여주어 많은 충격을 주었다. 이 판결에서 뉴욕주를 관할하는 제2항소법원은 핫뉴스 원칙의 적용을 대폭 제한하는 입장을 보여주어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경제 기사를 다른 언론사들이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허용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그동안 이들 금융기관들은 유료 서비스를 통해 특정 종목들을 추천해왔는데 더플라이온더월닷컴은 금융기관들의 추천 종목들을 일반인들에 그대로 게시하여 금융기관들의 수익 구조를 위태롭게 하였다. 더플라이온더월닷컴의 행위에는 분명히 무임승차의 문제가 있지만,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금융기관들의 금융정보가 사실에 불과하며 핫뉴스 원칙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이다.

 

그 결과 미국에서 조차 핫뉴스 원칙 자체를 인정하고 있는 주는 이제 불과 몇 개 주에 불과한데 이 판결은 핫뉴스 원칙을 인정하는 법원들조차 이른바 전통적인 언론사가 아닌 은행이나 포털에서는 핫뉴스 원칙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핫뉴스 원칙이 뉴스에 대한 무임승차(free-riding) 현상을 방지하는 기능을 하여왔다는 것은 사실이다. 요즘처럼 갈수록 생생한 뉴스를 신속하게 보도하기 위한 언론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누군가가 최초로 사실을 정리하고 재배열하여 가치가 있는 결론을 도출하였다면 그 결론이 비록 사실(fact)이라 하더라도 그 기사 창출 과정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 민법에도 불법행위에 대한 조항이 있지만 손해 배상 액수를 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이다. 따라서 미국의 핫뉴스 원칙처럼 이러한 문제를 민법상 일반 조항인 불법행위 조항보다 저작권법으로 규제할 수 있다면 뉴스 저작권보호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더플라이온더월닷컴 사건에서 구글이나 트위터는 언론 자유와 표현의 자유 증진을 위해 핫뉴스 원칙을 아예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러한 주장은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작년의 판결로 핫뉴스 원칙은 중대한 전환점에 서게 되었다. 일부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어야 하므로 핫뉴스 원칙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앞으로 이 원칙이 우리나라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되어 뉴스의 생성 과정에 종사하는 많은 전문인들의 정당한 권리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핫뉴스 원칙은 언론 진흥과 산업 보호를 위해 앞으로 검토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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