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 쓰는 재미가 있다

 

 

 

▲ 오승건 부장/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 ⓒ SR타임스

 

 

"합리적인 소비는 소유가 아닌 사용이다." 없는 것 빼고는 다 빌릴 수 있는 렌탈시대를 함축하는 말이다. 당장 필요하지만 오래 사용할 물건이 아니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빌려 쓰는 것이 사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경제적일 때도 많다. 비결은 렌탈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다.

 

 

▲ 경기도 평택 렌탈 아파트 조감도. ⓒ SR타임스

 

 

베스트셀러 '노동의 종말'을 쓴 미국의 제프리 리프킨 교수는 그이 또 다른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더 이상 소유는 필요하지 않다. 물건을 빌려 쓰고 인간의 체험까지 돈을 주고 사는 자본주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되었다"고 선언했다.

산업시대는 소유가 미덕인 시대였다. 기업은 많은 상품을 팔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사람들은 많은 상품을 소유해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그러나 변화와 혁신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시대에 소유는 불리하다. 많은 사람들이 소유하기보다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권리인 '접속'에 신경을 쓴다.

우리 주위에도 접속에 해당하는 렌탈상품이 많다. 임대아파트, 리스차, 임대 정수기 등 헤아릴수 없을 정도다. 꼬마손님들로 들끓던 만화방, 동네마다 성업중인 비디오숍,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대여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원지의 대여 자전거, 보트, 관광지의 렌터카 등은 고전적인 렌탈품목에 속한다.

한편 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상품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컴퓨터, 휴대폰 등은 신상품을 구입하고 돌아서면 새로운 신상품이 출시될 정도로 제품개발주기가 짧다. 제품을 빌려 쓰는 것이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정보통신용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렌탈업체는 물론이고, 생활용품을 다양하게 구비한 종합 렌탈서비스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임대할 수 있는 상품의 폭도 다양해졌다. 컴퓨터 등 사무용품에 한정되던 렌탈품목이 한복,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장난감, 미술품 등 생활용품으로까지 확대됐다.

-진화하는 인터넷시대의 렌탈서비스

초창기의 렌탈업체들은 사무실에서 전화로 주문을 받았으나, 지금은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온라인으로 주문받는다. 온라인 사이트는 렌탈상품을 사진으로 올리는 것은 기본이고, 알뜰정보, 제품 사용법, 질의 응답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심층적으로 제공한다.

렌탈업체의 홈페이지에 접속하기만 하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도 렌탈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몇 개의 렌탈사이트에 접속해 가격을 비교하고, 내게 맞는 업체의 제품을 고르면 된다.

필요한 상품을 클릭한 뒤 인터넷이나 무통장입금으로 결제하면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장소로 물건을 보내준다. 같은 캠코더라 하더라도 대여할 때마다 다른 브랜드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렌탈의 장점이다.

렌탈가격은 업체와 대여물품의 모델에 따라 달라진다.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들어가 '렌탈', '대여' 등의 단어를 입력하면 수십개의 관련 사이트가 나온다. 마음에 드는 사이트에 접속해 가격 등 정보를 탐색하면 큰 도움이 된다.

한국렌탈협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회원사로 가입된 모든 렌탈업체의 홈페이지가 링크돼 있어 정보를 검색하기에 편리하다. 모 렌탈사이트에서 가격을 탐색한 결과 러링머신은 1개월 빌릴 경우 7 만원, 2개월은 10만 8천 원 정도면 사용 할 수 있다. 헬스사이클은 1개월에 2만 5천원, 2개월에 5만 원 정도면 빌릴 수 있다.

-필요하다고 꼭 사야 할 이유는 없다

렌탈업체의 사이트를 이용할 때는 오프라인에서 대여할 때와 마찬가지로 제조업체, 모델명을 살펴보고 주문해야 한다. 주문한 제품을 가져오면 하자 여부를 살펴보고, 사용법 등을 문의해 완전히 익히도록 한다. 빌린 물건은 본인이 구입해 사용하는 물건보다 분실할 확률이 더 높으므로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대여한 제품을 잃어버리거나 파손하면 배상해야 한다.

렌탈업체는 고객이 원하는 날짜만큼 또는 한 달 등으로 기간을 정해 원하는 상품을 빌려준다. 얼마 동안 쓸지 미리 생각하고 비교해야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일주일간 두 번 빌리는 것 보다 아예 한 달 빌리는 것이 더 저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물건은 시간 여유를 두고 주문해야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상품 대여 전에는 반드시 약관을 읽어봐야 한다.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 있으면 다른 업체를 이용하도록 한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렌탈요금만 내면 되지만, 지방의 경우 택배비를 추가로 요구하기도 한다. 렌탈을 신청할 때는 총지불금액을 비교한다.

렌탈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필요한 시기에 고가제품을 경제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관리하는데 신경 쓸 필요가 없고, 고가 제품이 구형모델이 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쩌다 한 번 쓰는 물건, 계절용품이나 유아용품은 구입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물건을 꼭 사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라. 빌려 쓰는 것이 사는 것보다 경제적이라면, 렌탈서비스 이용은 돈 버는 지혜임이 분명하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전문위원  osk@k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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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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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


 

 

<오승건 부장 / 한국소비자원>

 

 

술을 많이 마시면 숙취로 고생하게 되고, 음식을 많이 먹으면 뚱뚱하게 된다. 버는 것이 쓰는 것보다 많으면 살림이 늘어나고, 쓰는 것이 버는 것보다 많으면 시나브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 쉽다.
 
소비생활의 인과법칙에서 자신은 예외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단기능력을 과대평가해 당장 돈이 없더라도 너무 쉽게 신용카드로 빚을 낸다. 한번 늘어난 소비는 웬만해서는 줄어들지 않는다.
 
작은 빚은 큰 빚으로 이어진다. 신용카드 돌려막기로 해결하다가 이자에 이자가 붙어 큰 빚을 부르고, 결국 사채를 사용하게 된다. 사채를 쓰면 비싼 이자에 이자가 붙어 더 이상 자력구제가 힘들어진다. ‘과소비→카드빚→사채→신용불량자’의 악순환에 들어서게 된다는 뜻이다.
 
통계와 수치가 그것을 증명한다. 몇 년 전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사금융 이용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사금융 이용자의 85%는 통상 2년 이내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참여자 중에는 신용불량자가 75%로 2002년 설문조사 당시의 34%, 2003년 당시의 33%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데다 신용카드 연체대금결제를 위한 급전수요 등으로 인해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52%)이 2002~2003년 중 사금융을 이용하기 시작했으나, 대부분이 돌려막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용불량인 상태에서 처음 사금융을 이용한 사람은 9%에 불과하다.
 
응답자 중 65%는 카드깡 이용경험이 있고, 변칙융통한 자금의 81%는 기존 부채를 갚는데 썼으며, 카드깡 이용자의 과반수 이상(57%)은 카드깡이 불법인 줄 알고도 자금조달수단으로 이용한 자발적 수요층이었다.
 
카드깡 이용자는 1인당 평균 3.4매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약 720만원을 조달하고, 조달금액의 17%를 수수료로 지급했다. 카드깡에 주로 이용하는 물품은 가전제품(37%), 상품권(23%) 등 일부 업종에 집중됐으며, 할인유통매장(20%)등을 이용한 오프라인 현물깡도 성행했다.
 
돈 없었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빚의 수렁에 빠지기 가장 쉬운 길은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다. 카드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현금서비스를 받는 대가로 내야하는 비용은 연리 10.8~33%정도다. 할부수수료는 9~22.9%, 연체이자율은 15~29.9%다. 이자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대범하게 여긴 상당수의 사람들은 나중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몰랐다’고 후회한다.
 
아주 급한 일로 400만원의 현금서비스를 받아 단 하루만 사용해도, 갚을 때에는 402만 2190원이다. 원금 400만원과 하루치 이자 2190원에 취급수수료 2 만원(0.5%)이 추가되는 것이다. 취급수수료는 현금서비스를 받는 금액에 따라 달라진다.
 
빚은 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빚이 좋아 빚지는 사람은 없다. 빚은 대부분 잘못된 습관에서 비롯된다. 돈이 들어올 것을 예상해 돈을 쓰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세상에 확실한 것 같지만 허상인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내 주머니에 돈이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지출해도 늦지 않다.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어야 한다. 괜히 술맛 낸다고 요릿집으로, 룸살롱으로 다니면 빚지지 않을 수가 없다. 돈을 번 뒤 술을 마셔라. 돈은 없는데 술 마시고 싶다면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집에 소주를 박스째 사놓고 마셔라. 최소한 술값으로 빚지지는 않을 것이다.
 
돈이 사람을 속이지, 사람이 돈을 속이지 않는다. 사람을 믿고 돈 거래를 하면 십중팔구 돈 잃고 사람도 잃는다. 남의 돈을 빌려 거래하면 자신의 상황이나 의지에 상관없이 빚더미에 올라앉는 일이 생긴다. 내 삶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처럼 무모한 행동은 없다.
 
빚에도 등급이 있어 빚내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대출이자는 은행이 가장 싸다. 대출은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받더라도 제도권 금융기관만 이용하는 것이 좋다. 사채를 쓰기 시작하면 헤어나기 힘들다.
 
대출받을 때를 대비해 이자를 줄이는 빚테크도 알아둬야 한다. 주거래은행을 만들어 싼 대출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신용을 쌓아야 한다.
 
대출금리는 ‘담보대출→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순으로 높아진다. 상환방법에 따라 이자부담이 줄어들기도 하므로 총이자부담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불필요한 신용조회는 오히려 신용을 떨어뜨리므로 삼가야 한다.
 
“남의 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는 말은 한때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쩐의 전쟁’에 나오는 대사인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은행권의 대출이든 고리의 사채든, 차이는 나지만 날카로운 이빨이 숨겨져 있기는 마찬가지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위원  osk@k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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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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