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은 한국조사기자협회가 연간지로 발행하는 2011년 '조사연구' 제23호에 실린 글임을 알립니다.


미디어렙 관련법 제정 현황과 전망

박현수 문화일보 조사팀장

 

미디어렙 관련 법 제정이 신문사, 방송사 할 것 없이 언론산업 전반에 초미의 관심사다. 국회가 미디어렙 관련 법 제정을 방치하고 있는 사이 종편(종합편성채널)은 방송광고 직접영업을 시작해 언론산업 광고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특히 지상파 방송인 SBS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와의 방송광고에 대한 계약을 끊고 자체 미디어렙사를 설립, 2012년 1월부터 독자적인 방송광고 영업을 하겠다고 선언했고, MBC도 미디어렙사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소신문사, 종교신문사, 케이블TV, 지역방송사 등은 생존권을 위협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 조속한 미디어렙 관련 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디어렙이 무엇인지, 그동안 미디어렙 설립 추진 과정과 외국의 미디어렙 운영 현황 등을 조사하여 앞으로의 미디어렙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미디어렙 정의와 필요성


미디어렙(media rep)이란 매체를 뜻하는 `미디어((Media)'와 대표자를 의미하는 `레프리젠터티브(Representative)'의 합성어로 방송사의 위탁을 받아 광고주에게 광고를 판매해주고 판매대행 수수료를 받는 회사이다. 한마디로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를 의미한다.

 

미디어렙 제도의 필요성은 방송사가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 광고주에게 압력을 행사하거나, 반대로 자본가인 광고주가 광고를 빌미로 방송사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즉, 방송의 공공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방송사가 직접 기업과 연결될 경우 공영성이 무너질 수 있다. 기업의 영향을 받아 보도를 빙자한 홍보 프로그램은 넘쳐나고 기업에 불리한 보도는 불방될 수도 있고, 반대로 프로그램을 무기 삼아 방송사가 기업을 협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완충지대가 있으면 그럴 개연성이 줄어든다.
또한 방송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오락 중심으로 흐르는 것을 막고, 질 좋은 교양 프로그램이나 경쟁력이 취약한 지역방송 등에 광고를 나눠줄 수 있다. 지금도 방송광고는 주로 시청률이 높거나 영향력 있는 몇몇 프로그램에 몰린다. 그걸 ‘시장 논리’에만 맡길 경우 다큐멘터리나 교양 프로그램은 점점 구석으로 몰리거나 아예 폐지될 공산이 크다. 그 중재자 구실을 미디어렙이 하는 것이다.

 

2. 미디어렙 역사와 외국의 제도 운영 현황


미디어렙은 미국의 경우 1888년 엠마뉴엘 카츠(Emmanual Katz)가 뉴욕에 'Special Advertising Agency'를 설립하여, 1930년 라디오광고 판매대행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럽의 경우는 1928년에 프랑스의 IP사가 미디어렙 업무를 최초로 실시했다.
영국은 1955년 민영상업 방송인 ITV가 출범했고, 이와 함께 TV광고가 시작됨에 따라 미디어렙은 민영방송에서 먼저 시작됐다.
 
주요 국가들의 미디어렙 현황을 살펴보면 유럽(영국, 프랑스, 네덜란드)의 경우 공·민영 미디어렙 체제가 확립되어 있다. 유럽의 경우 방송광고의 사회적 공익성을 확립하기 위해 규제가 강화되어 있다. 이와 달리 미국은 시장경제 원리에 따른 민영 미디어렙이 활성화 되어 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유럽과 미국식의 미디어렙은 존재하지 않으며 광고회사가 판매 및 구매하는 등 미디어렙의 기능을 수행하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요 국가별로 미디어렙 운영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1 영국
공영방송인 BBC1, BBC2는 수신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상업광고를 방송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공영방송의 경우에는 상업광고를 내보내고 있는데 이처럼 광고를 실시하는 공영방송사들은 IPN이나 TSMS 등 다수의 민영 미디어렙을 통해 광고를 대행판매하고 있다.

 

2.2 프랑스
공영 4개, 민영 3개의 채널이 있다. 미디어렙도 공·민영 간 경쟁구도가 확립돼 있다. 1987년까지 공영방송체제를 유지해 오다 1987년 TF1의 민영화를 계기로 공·민영 2원체제로 전환됐다. 현재 공영방송은 공영 미디어렙에서, 민영방송은 민영 미디어렙에서 판매하고 있다.

 

2.3네덜란드
공영방송인 지상파방송 3개 채널과 민영방송인 케이블, 위성 9개 채널이 있다. 지상파방송은 공영방송으로 운영하여 방송전파의 사유화를 금지하고, 방송광고는 공적인 기관인 국가방송광고재단(STER)에서 전담하고 있다. 케이블과 위성채널은 1992년부터 유선방송으로만 허가하여 현재 다국적 광고판매대행사인 민영 미디어렙 IP Network에서 대행하고 있다.
 
2.4 미국
약 1,538개의 방송사가 있어 공급(방송사)과 수요(광고주)에 따른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방송광고 판매제도가 발달되어 있다. 방송사의 직접 영업 혹은 자회사 형태의 판매와 미디어렙에 의한 대행 판매가 혼합되어 있다.

 

2.5 일본
유럽과 미국식의 미디어렙이 존재하지 않는다. 민영방송의 경우 대부분의 방송사는 광고시간을 직접 판매한다. 순수한 미디어렙은 없지만 대형광고 회사들이 미디어렙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즉, 외형적으로는 방송사가 직접 광고를 판매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일본 특유의 시스템인 광고회사가 판매 및 구매 미디어렙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3. 미디어렙 설립 추진 배경과 과정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방송광고 독점이 방송에 정치권의 입김을 강화한다는 지적과 함께 광고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또한 지난 1980년 이후 방송광고공사의 독점에 대한 비판과 함께 방송·광고계에 자유경쟁 체제를 접목시키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결과 1990년대 중반부터 민영 미디어렙 설립에 대한 의견수렴이 이뤄져 1998년 2월 김대중 정부의 출범과 함께 방송광고제도 개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1999년 11월 30일 국회에 통과된 통합방송법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방송광고 독점대행제도를 폐지하고 새 미디어렙을 설치하며, 방송광고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방송의 제작·편성과 광고영업 분리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방송사의 직접 광고영업과 미디어렙에 대한 방송사의 출자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민영 미디어렙 신설이 논의 되었으나 신문사와 시민단체 등의 거센 반발로 실행되지 못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민영 미디어렙 도입이 다시 추진됐고, 2008년 11월 헌법재판소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적 지상파방송광고 판매대행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과 함께 2009년 12월 31일까지 이를 해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방송광고공사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만이 지상파방송 광고를 대행하던 독점체제가 무너지고 경쟁체제로 접어들게 됐다.

 

그러나 미디어렙 설립에 대한 각계각층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설립논의가 지지부진해왔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가 2010년 12월 31일 종합편성채널 4개사와 보도전문채널 1개사를 선정했다. 이어 2011년 3월 30일 조선일보의 종편채널인 'TV조선', 중앙일보의'jTBC', 연합뉴스의 '연합뉴스TV'에 방송허가를 승인했다. 또 4월 20일에는 동아일보의 '채널A', 5월 6일 매일경제의 ‘매일방송’에 방송허가를 승인했다. 이처럼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방송허가 승인됨에 따라 미디어렙이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각됐다.

여야는 10일 국회에 계류 중인 미디어렙 관련 법안을 올해 안에 처리를 목표로 지도부 차원의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를 위해 6인 소위원회를 구성키로 합의, 이르면 14일부터 논의키로 했다. 6인 소위는 종편의 미디어렙 포함 여부와 미디어렙 체제 구축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게 된다. 미디어렙 소유 지분 문제와 지역 방송, 종교 방송에 대한 지원도 주요 쟁점이다.

 

4. 미디어렙에 대한 각계 입장

 

4.1 정부입장
정부의 미디어렙 주무 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는 2009년 12월 11일 ‘방송광고판매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사업자수 = 정부는 방송광고판매제도와 관련해 우선 그동안의 한국방송광고공사 독점체제에서 경쟁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는 정부출자공사로 전환돼 방통위 허가를 얻은 민영미디어렙과 경쟁하게 된다. 정부는 민영사업자 수와 관련해 명확하게 개수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 9월 22일 열린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1공영 1민영'으로 공영과 민영 참여는 각 사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 위원회의 안"이라고 밝혔다.
 ▲ 지분규제 = 정부는 민영미디어렙의 지분구조와 관련해 헌법재판소의 의무위탁제도 인정의 취지, 방송법상 지상파 소유규제 수준, 광고판매 대행이라는 미디어렙의 성격을 감안해 적정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다주주에 대한 소유지분은 규제하되 기타 방송사나 신문사, 대기업 등이 민영미디어렙의 주주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제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11월 4일 jTBC 등 종합편성채널 보도본부장을 만나 2년 뒤부터 종편의 미디어렙 의무위탁을 하기로 하되, 1사 1렙 형태로 소유 지분은 최대 40%로 제한하는 등의 제안을 했다.
 ▲ 업무영역 = 미디어렙의 업무영역과 관련해 정부안은 일단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전문채널의 경우 의무위탁 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보도 PP인 YTN, MBN의 경우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방송광고를 위탁하지 않고 직접 영업에 나서 광고를 수주하고 있다. 의무위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서 종편과 보도 PP의 미디어렙 광고 위탁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 한국방송광고공사와 달리 정부출자공사나 민영미디어렙은 방송광고 외 다른 매체의 광고판매를 대행할 수도 있다.
 ▲ 취약매체 지원 = 정부의 미디어렙 개편안은 그동안 한국방송광고공사 독점 체제에서 이뤄지던 연계판매를 금지하는 대신 중소방송에 대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병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를 설치해 중소방송 지원정책과 이에 대한 사후평가를 맡기기로 했다.  

 

4.2 정치권 입장
정치권은 그동안 미디어렙 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 대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한마디로 방치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공식화한 미디어렙 법안은 종편을 미디어렙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3년 뒤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10월 5일 문방위 법안소위에서 '1공영 1민영'과 종편의 자율영업을 원칙으로 하되, 3년 뒤에 종편의 미디어렙 포함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1공영 다(多)민영'과 종편의 미디어렙 적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안은 종편을 미디어렙에 포함하되 ‘승인시점 3년 뒤 강제위탁’이라는 규정을 두도록 해, 앞으로 2년여 동안 종편의 직접 광고영업을 용인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민주당은 "종편의 독자영업에 대해 현재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내년 4월 총선 후 다시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3 언론단체 입장
언론단체의 입장은 KBS와 EBS는 공영 렙, MBC·SBS와 종편은 민영 렙으로 가자는 안이다.
언론단체들은 ‘한시적’이란 전제조건이 붙더라도 종편의 방송광고 직접영업은 지역방송이나 종교방송, 중소·지역신문 등 취약 매체에 막대한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종편사들이 뉴스 보도를 앞세운 매체의 영향력을 광고 수주에 십분 활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단체는 이 방안이 결국 방송사별로 렙을 만드는 ‘1사 1렙’ 안 도입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언론단체는 한나라당이 조선·중앙·동아 종편 봐주기를 위해 강경하게 미디어렙법 입법을 지연시켜온 만큼 지난 10일 여야가 구성키로 합의한 6인 소위에서도 면피용 논란만 벌이다 결국 유야무야시킬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4.4 지상파 방송 입장
SBS의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가 2012년 1월 1일자로 광고독자영업을 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SBS미디어홀딩스는 지난 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30대 광고회사 CEO 초청 조찬 간담회’를 열고 12월 14일 기준으로 그동안 SBS 광고판매를 담당해온 한국방송광고공사로부터 업무를 이양 받아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MBC도 내부적으로 연내 자사 렙을 만들어 직접 광고 영업에 대한 준비를 차근차근 밟고 있으며 별도의 사무실도 마련했다. 그러나 노조와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로 최근 김재철 사장은 ‘국회에서 연말까지 미디어렙 처리 일정을 보고 미디어렙 설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4.5 종교방송사 입장
종교방송사는 방송은 공공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종교방송사 사장단은 미디어렙 법안 도입과 관련하여 지난 3월 18일 성명서를 내고 ‘1사 1렙’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1사1렙은 헌법재판소의 방송법 관련 조항의 위헌 판결 시 밝힌바 있는 미디어렙 제도의 필요성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종교방송사 사장단이 1사1렙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방송의 공공성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며 특히, 종교방송사와 지역 민방 등 중소 방송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종교방송사 사장단은 또 성명을 통해 “자본의 무차별적인 간섭으로부터 지상파 방송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해 온 것이 한국방송광고공사, 즉 코바코(KOBACO) 체제였다”면서 “따라서 향후 미디어 시장 개편의 방향은 공영 미디어렙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4.6 지역방송사 입장
지역방송사들은 그간 정치권과 언론계에서 공감대를 형성해 온 1공영 1민영 미디어렙 체제 도입과 종편채널의 미디어렙 지정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의 미디어렙 입법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종편채널의 미디어렙 지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면 미디어렙 입법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는 만큼, 우선적으로 지상파 사업자(MBC·SBS)만이라도 미디어렙법으로 묶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민영방송 임직원들은 지난 9월 28일 결의문을 통해 “SBS미디어홀딩스의 독자적인 광고영업이 SBS의 공공성과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역민영방송의 수익구조가 악화되면서 언론의 다양성이 위협받고, 지역 언론의 위기로 연결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종편사업자들의 독점적인 광고직거래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어떠한 특혜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4.7 중소 신문사 입장
조중동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문사들은 미디어렙 법안이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종편들이 방송광고 직접영업을 하는 바람에 신문 광고시장 위축이 현실화 하고 있는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면서 정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 시작했다.
한국일보는 지난 10일자 사설을 통해 언론계 전반에 퍼져있는 우려를 대변했다. 한국일보는 ‘끝없는 종편 밀어주기 뒷감당 어찌하려고’에서 “이렇게 투명하지 못하게 탄생하는 종편에 공공성과 공영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며 “건전한 미디어산업의 새로운 동반자가 되기는커녕 특혜를 무기로 자기 이익만 좇아 광고시장을 교란하고, 여론의 다양성을 무너뜨리는 미디어 생태계의 약탈자가 될 것이 뻔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세계일보도 11일자 사설 제목을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종편 대변자인가’로 뽑았다. 세계일보는 “방통위 종편 편들기가 점입가경이다. 새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 입법 표류를 두고 정치권을 탓하며 책임을 회피하더니 황금채널을 갖다 바치지 못해 안달하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4.8 한국방송광고공사 입장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이하 코바코)는 지난 10일 “미디어렙 법안 제정 이전에 법에 의하지 않은 회사를 통한 광고판매에는 협조할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코바코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배치 △국회의 미디어렙 법안 입법 노력 부정행위 △방통위의 ‘지상파방송광고 거래에 관한 권고안’ 위반 △안정적 방송광고거래질서의 붕괴를 초래하고 중소방송사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코바코는 지난 1월20일 창사 30주년을 맞아 “광고산업을 선도하는 종합미디어렙으로 도약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통합 미디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미디어렙'으로 탈바꿈하는 동시에 '스마트시대에 걸 맞는 새로운 광고 플랫폼'을 구축 하겠다는 코바코의 미래비전을 선포했다.
이에 앞서 코바코는 미디어렙 경쟁체제가 나타나면서 기존의 단순판매 기능을 넘어 광고주 등 고객에게 매체 선택과 집행과정, 효과까지 종합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으로 지난 2010년 12월 1일자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4.9 종합편성채널(종편) 입장
오는 12월 1일 방송 시작을 앞두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들은 정치권이 미디어렙 법안을 방치하고 있는 사이 방송광고 직접 영업을 기정사실화 한 채 기업 및 광고주를 향해 영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종편들은 다른 케이블 PP(프로그램 공급업자)처럼 미디어렙에서 열외라는 입장이다.

 

4.10 학계입장
지난 10일 한국천주교주교회 매스컴위원회가 주최한 미디어렙 관련 토론회에서 숭실대 언론학과 김민기 교수는 발제를 통해 “SBS의 광고 직접영업은 청와대와 방통위의 방조 내지는 조장과 국회의 묵인 하에 움직이는 것”이라며 “독자영업이 이뤄질 경우 종교방송이 고사하게 되고, 지역민방의 독립성이 상실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성공회대 최영묵 교수는 토론에서 “SBS의 독자영업은 종편PP의 미디어렙 포함 논의를 무력화시키는 것이고 코바코 체제를 붕괴시켜 방송의 공공성을 붕괴시키는 심각한 상황이 빚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MBC도 직접 광고영업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해 정인숙 경원대 교수는 “공영방송을 표방한 채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건 보호받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건 창출하겠다는 이중적 태도”라며 “현재 방송광고 시장 상황은 무법 상태라기보다는 법이 미비된 상태다. 새 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기존 법이 준거 틀이 되어야 하는데 그 틈새를 비집고 자사 이익을 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4.11 한국광고주협회 입장
한국광고주협회는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미디어렙 법안과 관련, 지난 6월 21일 “종합편성채널(종편)은 직접 광고 영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고주협회의 홍헌표 본부장은 이날 “미디어렙은 본래 지상파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라며 “종편은 케이블TV 채널이기 때문에 광고 영업을 제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광고주협회는 또 “실질적인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1공영 다민영 체제가 바람직하며, 지상파 3사뿐만 아니라 중·소 방송사들도 자체 미디어렙을 통해 광고를 판매함으로써 광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KBS는 공영 미디어렙을 통해서만 광고 판매를 대행하도록 규제하지만, MBC와 SBS 등 다른 지상파들은 각자 민영 미디어렙을 소유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5. 미디어렙의 향후 전망


미디어렙은 언론산업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 올 만큼 뜨거운 현안이다. 하지만 각 이해 당사자들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 되어 있어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두 손 놓고 방치하던 정치권이 뒤늦게 6인 소위를 구성해 올해 안에 입법화를 합의했지만 연내 처리는 현재로선 불투명해 보인다. 이러한 혼란을 틈타 4개의 종편사들은 이미 직접 방송광고 영업을 하고 있으며 중·소신문사와 케이블TV, 종교방송사와 지역방송사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끼며 조속한 미디어렙 제도의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외국의 미디어렙 운영현황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의 경우 미국과 일본식의 미디어렙 운영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민영 경쟁체제인 유럽의 미디어렙이 그나마 현실적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1공영 다(多)민영식의 영국 모델보다는 1공영 1민영의 프랑스나 네덜란드의 모델이 한국의 현실과 부합된다고 할 수 있다. 즉 KBS, EBS는 공영 미디어렙에서 전담하고, MBC, SBS, 4개의 종편사들은 민영 미디어렙이 전담하는 것이다. 나아가 초기에 1공영 1민영의 제한경쟁 체제를 유지하고, 매체 간 균형 발전을 위한 환경이 조성돼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1공영 복수 민영 미디어렙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미 종편들이 직접 방송광고를 하고 있고 국회에서 아직 미디어렙 관련 입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미디어렙을 처리하는 시점을 봐서 종편도 특정 시점부터 민영미디어렙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와 같이 향후 공·민영 미디어렙은 광고의 일정 비율을 종교방송과 지역방송, 케이블TV등 취약매체에 배분해 공존공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이너신문사와 지역신문사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도 따라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 ‘미디어렙법안 제.개정 종합토론회 발표자료’, 민주당 정책위원회, 2011년 4월 7일
- ‘경쟁체제 도입시 방송광고 시장의 균형발전을 위한 제도도입 방안연구’, 한국방송광고공 사, 김민기, 2010년
- ‘미디어렙과 광고시장 변화’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2011년, 9월
- ‘여야, “미디어렙법 연말 처리” 논의 돌입’, 미디어오늘 2011년 11월 10일
- ‘최시중 “종편 미지어렙 2년 뒤부터”제안’ 미디어오늘, 2011년 11월 9일
- ‘SBS 광고직접영업 선언, 종교방송 강력 대응키로’, 노컷뉴스 2011년 11월 10일
- [국감2011] 방통위 국감, 시작부터 ‘미디어렙’법 두고 설전, 디지털데일리, 2011년 9월 22일,
- '광고주협회 "종편, 직접 광고영업 할 수 있어야"' 조선일보, 2011년 6월 22일
- 'MBC도 광고 독자영업…손놓은 방통위' 머니투데이, 2011년 11월 11일
- '종편 특혜 해도 너무 한다" 신문사들 부글부글', 미디어오늘, 2011년 11월 11일
- '미디어렙 방치하면 조중동만 신난다', 시사IN, 2011년 7월11일
- '"미디어렙법부터 제정" 지역민방들, SBS 독자광고영업에 반발' 노컷뉴스, 2011년 9 월28일
- 코바코 "광고산업 선도 종합미디어렙으로 도약", 노컷뉴스, 2011년 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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