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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에토스(ethos)는 원래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rhetoric)’에 나오는 개념으로, 어떤 사람이나 민족 사회 등을 특징짓는 성품이나 기풍을 의미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필요한 3가지 요소로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를 제시했다. 로고스는 이성과 논리, 파토스는 감정과 정열이다. 에토스는 상대방이 믿을 수 있게 하는 신뢰를 뜻한다.

 

한국의 에토스를 앞세운 행사가 열린다. 문화재청이 오는 11∼13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제1회 대한민국 무형문화재 대전’을 개최한다. 그 주제가 ‘코리안 에토스’다. 한국 공예품만이 가진 미(美)의 기풍과 특질을 과시함으로써 한국이 오랜 문화와 훌륭한 전통을 가진 나라임을 강조하겠다는 취지다. 국내 최고의 공예기술을 가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56명 등이 출품한 139종 201점, 시도무형문화재 45명이 제작한 83종 133점이 공개되고, 여러 시연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과거 같으면 주제를 ‘한국의 장인 정신’ 정도로 했을 것 같은데, 굳이 보통사람들이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에토스’를 붙였다. 아마 K-팝 못지않은, 고유의 문화 콘텐츠가 한국에 있음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문제는 ‘에토스’의 명맥을 잇는 사람도, 소비하는 사람도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 전승자는 모두 6400여 명이고, 최고 영예인 ‘인간문화재’로 불리는 사람은 135개 종목 172명에 불과하다.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에게는 매달 130만∼170만 원의 전승 지원비가 지급된다. 하지만, 전승자의 90% 이상은 이수자로 지원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실제 정부 지원을 받는 대상자는 전체의 2% 안팎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보유자가 없는 종목이 10개, 전수(傳受)할 사람이 없는 종목도 33개에 달한다.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가 되려면 전수장학생과 이수자, 전수교육조교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10년이 넘게 걸리는 수련 기간을 버텨내는 사람이 많지 않다. 지원금이 없어 생활이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 다른 일을 하면서 생계를 근근이 꾸려가고 있다. 

 

최근 최순실 세력 등이 ‘문화융성’을 빌미로 문화체육관광부를 쥐락펴락하고, 대기업에서 수백억 원을 끌어모아 이상한 곳에 쓰려고 했다는데, 정작 ‘한국의 정신’은 이 지경이다.

 

국보·보물 등 유형의 문화재도 중요하지만, 민족의 얼이 깃든 무형의 문화재를 다음 세대에 이어주는 것도 우리의 의무다.

 

문화일보 2016-11-04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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