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교체'에 해당되는 글 1건

※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현수 조사팀장



새누리당이 당 쇄신작업의 일환으로 23일부터 나흘 동안 새 당명을 공모한다고 한다. 인터넷엔 벌써부터 ‘더불어 새누리당’ ‘새머리당’ 등 풍자 섞인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뿌리는 1990년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이뤄진 민주자유당. 그 뒤 신한국당, 한나라당을 거쳐 2012년부터 지금의 당명을 유지해 왔다. 연원을 따져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민주공화당,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자유당까지 올라간다.

야당의 당명 교체 역사는 더 잦다. 당원들조차 헷갈릴 정도다. 2002년 대선 승리 이후만 보더라도 각종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결별과 재결합을 반복했다. 15년간 10개나 되는 정당명이 명멸했다. 새천년민주당→민주당·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민주당→민주통합당→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등으로 간판을 바꾸었다. 쓸 만한 이름은 다 써버려서 새 이름을 찾기도 힘들 정도다.

공자는 “올바른 정치는 정명(正名)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명은 허울뿐이다. 선거 때만 되면 어지러울 정도로 이합집산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1948년 제헌국회가 출범한 이후 국회의원 후보를 낸 정당은 210여 개. 평균 수명은 2년 6개월이다. 1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한 정당은 손에 꼽을 정도다. 최장수 정당은 17년 5개월간 존속한 민주공화당. 그다음은 한나라당(14년 3개월), 신민당(13년 8개월) 순이다.

이에 비해 정치 선진국의 정당명은 짧게는 50년 길게는 200년을 바라본다. 미국의 공화당은 ‘워터게이트 사건’에도 당명을 바꾸지 않았다. 남북전쟁에 패했던 민주당도 200년 가까이 같은 이름을 지켰다.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 독일 사민당(SPD)도 100년이 넘도록 당명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집권당 자유민주당(自由民主黨)도 창당 이후 60년 넘게 이어져 왔다. 대만의 중국국민당(中國國民黨)도 1919년 창당 당시 당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될 수는 없다. 정강·정책과 인물은 그대로 둔 채 간판만 바꾼다고 새로운 정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툭하면 교체하는 정당명.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으로 감흥도 없다. 무엇보다 특정 정치인에게 좌지우지되는 행태가 문제다. 패거리 정치의 원인인 계파주의가 먼저 청산돼야 할 것이다.

문화일보 2017-01- 24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블로그 이미지

한국조사기자협회

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