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은 한국조사기자협회가 연간지로 발행하는 2012년 '조사연구' 제24호에 실린 글임을 알립니다.


디지털 뉴스 콘텐츠 유료화 방안
- 뉴스 저작권 신탁을 중심으로

 

정대필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정보팀장

 

 

아침에 일어나 식탁에서 배달된 조간신문을 읽고 출근하면서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뉴스를 본다. 직장에서는 포털을 통해 최신 뉴스를 접하고 퇴근 후에는 지상파 뉴스를 시청한다.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뉴스 소비 패턴이다. 종이신문과 지상파방송만 있던 시대에 비해 뉴스 소비는 오히려 늘었다. 다양한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스를 생산하는 미디어 기업의 경영 환경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종이신문 구독자는 가파르게 줄고 디지털 뉴스는 유료화가 쉽지 않다. 미디어 소비 환경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종이신문을 유료로 구독하던 독자들도 인터넷을 통해 보는 뉴스 콘텐츠는 ‘공짜’라는 인식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콘텐츠가 대부분 무료인데서 비롯된 측면이 있지만 신문사의 온라인 콘텐츠 유통 전략의 실패에도 책임이 있다. 포털에 뉴스를 통째로 넘기고 결과적으로 포털의 뉴스서비스가 디지털 뉴스 소비와 유통의 주류가 되면서 뉴스 이용자들에게는 뉴스를 무료로 보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에서는 복제와 전송이 용이해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높다. MP3가 처음 등장 했을 당시 인터넷을 통한 불법 음원 유통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아직도 P2P사이트 등을 통해 음원과 영상 등이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 분야에 대한 저작권 보호 인식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하지만 뉴스 기사가 저작권이 있다는 사실은 아직도 일반 이용자에게 생소한 측면이 있다. 저작권자인 언론사도 뉴스 저작권 침해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006년 6월 디지털뉴스 유통시장 활성화와 뉴스 콘텐츠 저작권 보호를 위해 ‘뉴스 저작권 집중관리단체’로 등록, 국내 유일의 뉴스 저작권신탁기관이 됐다. 저작권 신탁제도(Collective Management of Copyright and Related Right)는 저작권자가 저작권을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법적 규정에 부합하는 단체를 구성하여 이 단체에서 관련 업계 저작권자들의 저작권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방식으로 음원, 영상, 어문 등 국내 대부분의 콘텐츠 산업 분야에서 적용하고 있다.
저작권 신탁제도는 다수의 저작권자와 사용자의 저작물 이용허락을 용이하게 하고 저작권 관련 법적 다툼에서 개별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재단은 뉴스 저작권 신탁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뉴스 콘텐츠도 음악이나 영화처럼 저작권이 있으며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다는 사실을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저작권에 대해 좀 아는 사람들도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저작권법 제7조 5항) 조항을 근거로 뉴스 대부분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는 뉴스 기사 중 ‘사건사고 단신, 인사, 부고’ 등 말 그대로 단순사실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기사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 뉴스저작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를 입증하는 법원 판례도 있다. 지난 2010년 1월 연합뉴스가 뉴시스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소송에서 재판부(서울고법 민사5부)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저작권이 인정되는 기사들은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를 기초로 작성자의 비판, 예상, 전망 등이 표현돼 있고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 판단을 거치는 등 창조적 개성이 드러난다”며 연합뉴스 기사 477건 중 348건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뉴스는 공공재적 성격도 있어 무작정 저작권만 강조할 경우 이용자의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원제작자협회, 한국방송작가협회 등 대부분의 저작권 신탁단체들이 이용자의 디지털 콘텐츠 불법이용을 규제와 법적대응에 중점을 두는데 비해 뉴스 저작권 집중 관리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이러한 뉴스 콘텐츠의 공익적 특성을 감안하여 일반 이용자의 개인적인 뉴스이용에 대해서는 규제를 하고 있지 않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국회,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과 기업체를 대상으로 인터넷상에서의 뉴스 이용실태를 모니터링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뉴스의 합법적 이용을 권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 대변인실, 홍보실 등 뉴스를 직접 이용하는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뉴스 저작권 보호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재단이 공공부문과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뉴스저작권 보호 홍보활동을 벌이면서 공공부문과 기업체 등의 뉴스 저작권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높아졌다. 저작권을 위반하면서 홈페이지에 뉴스를 무단으로 게재하는 기관이나 기업들도 많이 줄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도 나타났다. 뉴스 이용률 자체가 낮아진 것이다. 특히 기업체등이 모니터링에서 뉴스 불법 이용사례로 적발될 경우 합법이용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자사 홈페이지에서 뉴스를 내리고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종이신문의 구독자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신문 독자마저 감소한다면 뉴스 이용 시장 자체가 축소될 수 있어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 이용이 적발된 기관이나 단체의 경우 뉴스를 작성한 기자에게 이용허락을 받았다는 해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기자들이 저작권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거나 그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이제 취재 기자들도 뉴스 저작권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자신이 취재하고 작성한 기사라도 저작권은 자신이 속한 언론사에 있으며 타인에게 이용을 허락할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출입처나 지인에게 개인적으로 뉴스 이용을 허락하는 실수를 하지 않게 된다.

 

 

뉴스 저작권 보호를 위한 홍보활동과 함께 재단이 주력하고 있는 것은 디지털 뉴스 유료시장 기반 조성이다. 신탁기관 지정 이후 회원 언론사와 함께 ‘뉴스코리아’라는 브랜드로 공동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뉴스 유료이용을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2010년 국가기관용 통합뉴스상품을 개발, 정부부처 및 국회 등 49개 국가기관을 대상으로 디지털뉴스 이용계약을 이끌어내 괄목할 만한 매출 신장을 이루었다. 뉴스 저작권 사업 출범 첫해인 2006년 1천만 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8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참여 매체 수도 대폭 늘었다. 2006년 35개 언론사에서 2012년 11월 현재 66개 언론사 82개 매체로 확대되었다. 언론사 참여 확대는 공동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공공기관이 언론계와 힘을 모아 공동비즈니스를 펼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 영국에 NLA(Newspaper Licensing Agency)라는 뉴스저작권 통합 관리 회사가 있지만 이는 신문업계가 공동 출자해 만든 회사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저작권 사업 모델은 올해 발리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WAN-Ifra) 아시아지부 주최 컨퍼런스에도 초대되어 공동 비즈니스 모델 성공사례로 발표한바 있다.

 

뉴스저작권 사업 모델을 발리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WAN-Ifra) 아시아지부 주최 컨퍼런스 발표했다.

 

뉴스코리아가 단기간에 뉴스 저작권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디지털 뉴스유통시장 기반을 조성하는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아직도 디지털 뉴스를 공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고 재단이 언론사와 함께 힘들게 달성한 매출 성과도 종이신문 시장 규모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한 수준이다.

 

하지만 종이신문 구독자 감소는 돌이킬 수 없는 추세이고 해외 유수의 미디어 기업들도 온라인 및 모바일판을 강화하고 종이신문 발행부수를 축소하거나 아예 디지털 발행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온라인 뉴스 독자 수가 오프라인 구독자를 넘어섰으며 뉴스위크는 인쇄판 발행을 중단하고 디지털로만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국내 신문사들도 어떤 식으로든 디지털 뉴스 유료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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