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은 한국조사기자협회가 연간지로 발행하는 2014년 '조사연구' 제26호에 실린 글임을 알립니다.

 

[특별인터뷰] 서울도서관 이용훈 관장

 

 도서관 문화비평가이자 메타사서로 불리는 이 관장은 한 길을 걷는 정통 도서관맨이다. 2012년 10월 초대 서울도서관장을 맡아 도서관 현장 곳곳을 누비고 있다. 각종 도서관 행사 참석, 매체 기고, 서울도서관 업무 등 하나라도 벅찬 일을 하루에도 몇 개씩을 동시에 소화한다. 도서관 엔도르핀이 저절로 나오는 특이 체질 덕분이다. 동분서주하는 이 관장을 위해 도서관 휴관일인 월요일을 인터뷰 날짜로 잡았다. 이 관장을 만나 도서관 전반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인터뷰·정리=김규회 협회장)

 

 

Q 안녕하세요, 관장님. 서울도서관하면 구 서울시 청사를 리모델링해서 지은 도서관이고, 서울을 대표하는 도서관 정도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곳인가요.

 

- 울도서관은 ‘도서관법’에서 각 시·도가 운영하도록 한 ‘지역대표도서관’, 즉 서울시 대표도서관으로 설립되어 2012년 10월 26일 개관했습니다.
서울도서관은 1926년 일제 강점기 경성부청사로 시작해서 해방 이후 줄곧 시청사로 사용된 옛 서울시청사를 리모델링한 것입니다. 이 건물은 2003년 6월 등록문화재 제52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서울도서관 총 면적은 18,711평방미터(순면적 9,499평방미터)로 건물 지상 1층부터 5층, 지하 3, 4층 일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하 3, 4층 일부는 보존서고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상 1층부터 5층까지는 시민들이 이용하는 도서관 공간입니다. 1층에는 일반자료실(1)과 장애인자료실(대면낭독실과 수화영상실 포함), 기획전시실이 있고, 2층에는 일반자료실(2)과 디지털자료실, 안내데스크가 있습니다. 3층에는 서울자료실, 옛 서울시장 공간, 서울기록문화관이 있고, 4층에는 세계자료실, 사서교육장이 있습니다. 5층은 옛 청사의 흔적(전시 공간)과 카페, 그리고 옥상정원인 하늘뜰이 있습니다.
장서는 개관 때 약 20만권으로 시작해서 현재 28만여 권 정도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정기간행물 520여 종, 전자책 약 1만 권, DVD 7,000여 점, 오디오북 660여 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학술DB도 5종을 입수,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직원은 총 52명입니다. 일반직 38명(이중 사서 직원은 24명)과 시간선택제 임기제 직원 14명(이중 사서는 12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또 1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매일 활동하고 있습니다.
개관 시간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니다. 월요일은 모든 도서관이 휴관하는 공식 휴일이 됩니다.

 

Q 서울도서관이 일반 도서관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또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면.

 

- 서울도서관은 서울시를 대표하는 도서관이라는 점이 다른 도서관과 다른 점입니다. 이러한 성격에 걸맞게 서울도서관은 서울시 도서관과 독서문화 등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부서입니다. 또 서울을 주제로 한 전문도서관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일반 공공도서관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합니다. 즉 크게 3가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거죠.
특히 도서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며 서울시에 있는 여러 도서관들을 지원하는 업무는 서울도서관이 가진 특별한 역할입니다.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도서관정책과를 두고 있는 것도 다른 지역과는 차별되는 점입니다. ‘도서관법’이 규정하고 있는 ‘서울특별시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 뿐 아니라 민관 거버넌스 기구인 ‘서울도서관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시 25개 자치구마다 정한 대표도서관 관장들과 함께 ‘서울시·자치구 대표도서관장 회의’를 만들어 운영합니다. 이를 통해서 서울시 도서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다양한 네트워크나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직 서울시 전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지는 않고 있지만, 개관 초기부터 320여개 도서관 목록을 일괄 검색할 수 있는 ‘메타검색’ 서비스와 시민 개개인 근처에 있는 도서관 목록을 제공하는 ‘내 주변 도서관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을 주제로 한 전문도서관 역할도 중시하고 있습니다. 3층에 위치한 서울자료실은 서울시 모든 부서가 생산하는 각종 자료를 납본받아 소장합니다. 물론 자치구와 교육청 자료들도 적극 수집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에 관한 일반 도서나 자료들도 빠짐없이 수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발간 자료는 디지털 형태로도 구축해서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받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2013년도 국가도서관 지식콘텐츠의 창조적 관리와 확산 사업 중 하나로 개발한 오픈액세스 기반 한국형 기관 리포지터리 보급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간행물을 전자원문(e-fulltext) 형태로 구축해서 누구나에게 제공하는 ‘서울도서관 지식저장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전국 여러 도서관들과 함께 운영하는 ‘사서에게 물어보세요’ 서비스에도 참여하고 있고, 이를 통해 서울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옛 서울시장 집무실과 접견실, 기획상황실을 그대로 복원하여 박물관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보공개정보과가 운영하는 서울기록문화관이 있어, 일종의 라키비움 형태로 조직, 운영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4층 세계자료실은 세계 50여 개국 대사관이나 문화원으로부터 기증받은 자료와 한국문학번역원이 기증한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된 우리나라 문학작품, 꾸준히 구입한 외국어 자료 등을 소장하여 시민들에게 열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관련 뿐 아니라 출판과 독서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헌책방과 관련한 것들입니다. 서울시에 있는 100여개 헌책방 관련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헌책방에서 보물찾기’ 서비스와 주말에 도서관 앞에서 헌책방 등이 참여해서 열리는 ‘한 평 시민책시장’ 등이 특별한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서울시 도서관 사서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해서 수행하고 있고, 한 도서관 한 책이라든가 북페스티벌(책축제), 생애별 독서 프로그램 지원 등 다양한 독서진흥 사업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커뮤니티로서의 서울도서관이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면.

 

- 서울도서관이 속한, 그래서 관심을 가지는 커뮤니티는 ‘서울시’입니다. 또 다른 한 축의 커뮤니티는 ‘서울시 소재 도서관과 독서 생태계’입니다.
우선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서울시’라는 커뮤니티를 살아있는 공동체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도서관은 여러 사업들을 기획, 수행합니다. ‘한 도서관 한 책 읽기’가 그러한 사업입니다. 각 자치구와 교육청 소속 공공도서관은 물론 여러 학교와 전문도서관, 민간 기관이나 단체 등과 협력해서 시민들이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자기 지역과 공동체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마을에서 자치구로, 나아가 서울시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서울 북페스티벌도 그런 관점에서 서울시 도서관들과 시민들이 함께 책을 매개로 즐겁게 만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도서관들이 각자의 지역 커뮤니티 안에서 깊게 뿌리내리고, 함께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적극 나서도록 돕고, 서울도서관이 그런 잔치마당을 여는 데 일정부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도서관이 주목하는 커뮤니티는 서울시 소재 도서관과 독서 생태계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적지 않은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은 물론 학교와 대학, 전문도서관 등 여러 유형의 도서관과 출판과 서점, 독서 관련 기관이나 단체, 개인 등이 있습니다. 그동안은 서로 간에 다소 떨어져 지내왔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도서관은 개관 이후 줄곧 이들 각 구성원들을 연결하고 단단한 연대를 만들어 궁극적으로 ‘책으로 시민의 힘을 키운다’라는 비전을 가지고 서울시를 책 읽는 도시로 만드는데 밑거름이 되고자 진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민관 거버넌스 조직인 ‘서울도서관네트워크’와 각 자치구 대표도서관장들과의 회의체인 ‘서울시·자치구 대표도서관장 회의’는 물론 출판계나 서점계, 독서계 등과도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 공동 사업 추진 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도서관과 독서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서울은 물론, 우리나라 전체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서울시 도서관 직원들이나 작은도서관 운영자 교육 등도 그런 관점에서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Q 웹3.0 시대의 서울도서관 역할은.

 

정확하게 웹 3.0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웹 2.0 시대공유와 참여라는 가치에 더해 이제는 사물까지도 지능화하고 모든 것들이 개인화가 가능한 유비쿼터스 시대를 말하는 것이라면, 그건 아마도 지금까지 도서관이 가져온 가치와 지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웹 3.0 시대에 서울도서관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아직 우리 도서관들이 웹 2,0 시대에 맞는 서비스를 꼼꼼하고 촘촘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단 각 자치구별로 도서관들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 구축을 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그런 자치구 단위 네트워크를 서울 전체로 묶는 작업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개별 도서관들 역량을 최대한 결집하고 상호 보완하도록 할 수 있어, 개별 도서관들 서비스 수준이 크게 향상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뒤마의《삼총사》에 나오는 라틴어 격언인 ‘한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일치단결하여 한 목표를 추구하고 그 사회는 다시 각 구성원을 돌본다(‘Unus pro omnibus, omnes pro uno’=All for one, one for all)‘는 것처럼 모든 도서관들은 서로가 일치단결해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개개 시민들 역량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면서, 또 도서관계 전체가 개별 도서관들을 돌보는 그런 연대의 틀을 만들고 실현하는 것에서부터 웹 3.0 시대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울도서관은 그런 관점에서 서울시에 있는 도서관들을 단단한 끈으로 연결해서 하나의 거대한 도서관으로 만들고, 그것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최근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도서관들도 이러한 것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빅데이터 문제는 이미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해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함께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서울도서관도 이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들을 도서관 서비스에 적용하는 문제 등 웹 3.0 시대에 앞서 준비하고 이를 서비스에 온전히 녹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배우고 고민하고 기획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서울시 도서관 전 직원이 즐겁게 이런 문제들을 함께 나누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도서관 서비스를 개발하고 실현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도서관 전문가가 보는 전문도서관 영역에서의 언론사 자료실의 역할과 방향은 어떠해야 할까요.

 

- 언론사 자료실은 그동안 크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한국 언론 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우리 사회에서 사실과 여론을 전달하는 제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 참도우미 역할을 했던 거죠. 그러나 최근 언론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면서 자료실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마도 자료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 수많은 정보 가운데 사실인 것들을 가려내는 작업이 아닐까 합니다. 예전과 달리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은 정보들이 공기처럼, 바람처럼 있습니다. 언론은 그것 가운데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보나 사실, 가치 등을 가려내서 전달해 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기자 개개인이 해결하기에는 더 어려운 상황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자료실은 사실의 정확성을 담보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사회가 무수히 많은 정보 가운데서 혼란해 할 때 언론사 자료실은 등대가 되어 바라봐야 할 지점을 환하게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또 한 가지는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더 넓히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건 자료실 하드웨어가 아니라 자료실 사서들, 즉 휴먼웨어로 가능하다고 봅니다. 지식과 정보전문가로서 언론사 사서들이 직접 시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 주신다면 언론에 대한 시민사회의 신뢰를 더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것을 통해서 우리 시민들이 바른 이해와 판단을 할 수 있게 도움으로써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자치 수준을 더욱 높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Q 우리나라 도서관의 국제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 도서관 분야에서의 국제경쟁력을 측정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한 과연 도서관 분야가 국제경쟁력을 이야기할 대상이 될까도 궁금합니다. 누가 잘하느냐 하는 것을 서로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고, 또 그럴 수도 없지 않나하고요. 물론 몇 가지 지표는 상호 비교가 가능합니다. 도서관은 사람이 하는 서비스라고 할 때 도서관을 도서관답게 만드는 핵심 요소는 전문가이자 봉사자인 사서가 얼마나 근무하고, 또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냐 하는 것은 물을 수 있다고 봅니다. 솔직히 그런 점에서 세계적으로 도서관 분야에서 앞섰다고 말하는 나라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크게 부족합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도서관을 시설이나 장서로만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앞으로 미래에도 도서관은 사람(이용자)과 책(각종 지식과 정보를 망라)을 연계해 주는 사람(사서 등 직원)이 서비스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요소가 됩니다. 이제 우리 사회가 그런 점을 이해하고 구체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국제경쟁력이라는 질문을 좀 더 풀어서 가보면 우리나라 도서관들이 세계 여러 나라 도서관들과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얼마나 참여하고 기여하는가 하는 질문을 해 볼 수 있습니다. 도서관들은 오랫동안, 체질적으로 다른 도서관들과의 협력을 기본으로 삼아왔습니다. 어느 도서관이든 인류 모든 지식과 자료를 가지고 있을 수도 없고, 제기되는 모든 질문과 정보요구를 나홀로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협력해서 던져진 과제들을 해결하고 서비스를 완벽하게 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 도서관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다른 도서관이나 정보 전문기관 등과의 협력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국내적으로는 그래도 많은 협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만, 국제적으로는 큰 성과가 보이질 않습니다. 한국도서관협회나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등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도서관들이 국제적인 도서관 기구인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이나 세계 각국 도서관계와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서관계가 국제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 문제에 대해서 우리나라 도서관들은 어떻게 참여해서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인지 등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것도 또한 사람(사서)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서울도서관도 빨리 성장해서 이런 과제에 작은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앞으로 우리나라 도서관계의 숙제라고 하면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을까요.

 

- 세상은 참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 방향이나 내용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뒤따라 가다보면 늘 제 방향을 찾기도 어렵고, 존재하는 방식도 시대와 맞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일한 방법은 앞장서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서울도서관은 물론 그 어떤 개별 도서관도 이런 큰 작업을 혼자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서로 더 자주 만나 미래 도서관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함께 꿈꾸고 함께 만들어 가는 새로운 도서관 미래,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를 말이죠. 이것이 우리나라 도서관들이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당장 현실에서 부딪치고 있는 인력 부족이라든가 예산 확보 문제 등은 당연히 시급하게 해결해 가야합니다. 그것도 물론 미래 관점에서 검토되고 해결책이 제시되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도서관 사서들이 스스로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시대, 어느 상황에서든 결국 사서가 중심이 되어 풀어갈 수 있는 문제를 하나하나씩 풀어가는 것에서 새로운 현실과 미래를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보이면 좋겠습니다. 도서관 미래를 만들어 갈 시민들과 만나고 함께 꿈꾸고 함께 행동하는 그런 도서관이 되면 지금 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믿고 기대합니다.

 

Q 장시간 얘기를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도서관계를 다시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혹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우리 사서들이 세상으로 나가면 좋겠습니다. 거북이처럼 도서관을 등에 얹고 세상으로, 사람들 속으로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흘러버린 시대가 아니라 앞으로 쭉쭉 배를 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달을 보고, 사람들에게 저 달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말해주고, 함께 그곳에 갈 수 있도록 로켓도 만들고 우주왕복선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그러나 생각은 할 수 있고, 꿈은 꾸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제공하는 ‘월드 라이브러리’ 서비스에서 전해 준 여러 국내외 사서나 관계자들 인터뷰 가운데 싱가포르국립도서관 니안 렉 초(Ms. Ngian Lek Choh) 관장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한국인 사서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뭐냐고 한 대목에서 “무엇을 하든 하나는 남다른 면이 있어야 합니다. 이 차이가 우리를 틀에 메이지 않고 넓은 시야를 갖게 합니다. 동시에 건강한 유머감각을 잃지 마세요. 모든 것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일을 하다 보면 우리가 바라던 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누군가 책임을 묻기 전에 해결책을 신속하게 찾아내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세요. 어려울수록 웃음으로 서로를 격려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일과 인생을 즐기세요”라고 했습니다. 유머감각을 가지고 일과 인생을 즐기는 사서들이 가득한 도서관이라면, 분명히 새로운 도서관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고, 그것으로 우리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최근에 ‘소셜픽션(Social Fiction)’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공상과학소설이 있어서 그러한 미래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상상하고 도전한 결과 과학과 사회가 바뀌고 발전한 것처럼, ‘소셜픽션’은 우리가 살고 싶은 사회를 상상하면서 그것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즉 우리가 살고 싶은 사회에 대해 제약 조건 없이 상상하면서 미래를 기획하는 방법입니다. 함께 꿈꾸면 이룰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 꿈과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진짜 그런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현실적 신념을 가지고 해 보자는 것입니다.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꿈을 꾸었기에 만들 수 있었던 유럽연합, 사람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자 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이룬 새로운 세상, 빈곤 문제를 기존과는 다른 금융으로 해결해낸 그라민 은행 등 이미 함께 만든 사회적 상상이 오늘날 세상을 바꾸어낸 사례가 있기에, 우리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믿습니다. 현실에 매여 스스로의 상상과 역량을 낮추어 보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들은 지금까지도 잘 해 왔습니다. 용기를 내고, 동료들과 손잡고 웃으면서 뚜벅뚜벅 현실을 넘어 새 도서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믿고 또 기대합니다.

 

#이용훈 약력#

 

고등학교 때 문학청소년을 꿈꾸고 문예반에서 놀았다. 마침 학교에 새로 도서관이 생겨 도서관을 자주 가서 문학책을 찾아 읽었다. 그런 인연으로 대학 진학 때 도서관학과를 선택했다. 4년 공부하고 사서가 되었다. 서강대학교 로욜라도서관에서 2년 여 일을 했다. 중간에 군에 다녀와서는 경제 부문 민간 사단법인 자료실에서 사서로 근무했다. 그러다가 사단법인이 해체하고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라는 정부출연연구소 정보자료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 무렵 전국사서협회라는 사서들 단체가 만들어 질 때 동료들과 함께 해서 회장이 되기도 했다. 1997년 (사)한국도서관협회 기획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무려 17년을 여러 부장 직함을 달고 도서관 정책 개발이나 집행, 정부와의 협력 사업 추진 등을 맡아 수행했다. 물론 전국도서관대회를 오늘날 규모와 내용으로 키우는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12년 서울시가 지역대표도서관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대표도서관건립추진반’ 반장을 모집한다고 해서 덜컥 응모, 합격해서 6개월 정도 개관 준비를 하고 서울도서관을 개관했다. 그 이후 다시 서울도서관 관장 공모에 응시, 합격해서 초대 관장으로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출판사를 통해 시집을 한 권 냈지만, 시인이 아니고, 아직도 참 사서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사서가 말하는 사서》나 《모든 도서관은 특별하다》, 《공공도서관운영론》 등을 동료들과 함께 냈고, 여러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00년대에는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이라는 시민단체 창립부터 참여해서 잠깐 사무처장 일을 맡기도 했고, 현재도 협동사무처장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고 있다. 도서관 문화비평가와 메타사서라는 이름도 만들어서 자유롭게 쓰고 있다. 요즘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를 통해 다양한 시민들과 도서관을 주제로 소통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은퇴하면 예쁜 도서관이 달린 산장을 하나 만들어서 모아둔 책도 마저 읽고, 읽은 책은 팔면서 지내는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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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