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건 부장 / 한국소비자원

 

빚 권하는 사회
 
소비환경은 달콤한 마시멜로 천지다. 먼저 소비하고 나중에 벌어서 갚으라고 난리다. 늘씬한 모델들이 광고하는 신차도 가져가 타고고 할부로 조금씩 갚으라고 유혹한다.
 
할부는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 타는 것이다. 원금은 물론 고금리의 이자가 붙는다. 직장을 잃으면 할부금을 제때 갚지 못해 연체이자가 눈덩이처럼 붙는다. 악순환의 수렁에 빠진다.
 
신용카드 남용으로 촉발된 과소비는 ‘몸꽝’의 상징인 비만과 공통점이 있다. 점차 신용이 불량해지고, 조금씩 비만에 이른다는 것이다.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카드빚이 늘어나 갚을 힘이 없어지고, 세월이 흐른 뒤 어느 순간 허리를 만져보면 ‘배둘레햄’이 잡힌다.
 
먹는 것보다 소비하는 열량이 적으면 몸에 축적된다. 잠시 방심하는 순간 허리에 잡히는 살이 주간지에서 월간지로, 월간지에서 전화번호부로 바뀐다. 이렇게 살이 붙기 시작하면 거실 소파의 옵션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체중이 늘어난 뒤 다이어트 하는 것은 뼈를 깎는 노력이 요구된다. 죽기 살기로 비장하게 각오하고 행동에 옮겨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당겨쓰는 소비습관을 고치는 것은 다이어트보다 더 어렵다. 이 자라는 족쇄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습관은 거미줄이다. 한두 번 반복될 때는 쉽게 벗어날 수 있지만 세월 속에 친친 감기면 절대 벗어나지 못한다.
 
운동하는 좋은 습관이 몸짱을 만들 듯 합리적인 소비가 신용짱을 만든다.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을 바꾸면 습관이 달라지고, 습관을 바꾸면 성격이 달라지고, 성격을 바꾸면 운명이 달라진다”는 명언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미국·영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재테크 조기교육이 붐이다. 어릴적부터 경제마인드를 갖게 해 좋은 투자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 자라서도 행복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악순환의 소비습관을 예방하고 선순환의 투자습관을 기르는 것이 건강백세 시대의 필수요건이다. 지금 당장 나쁜 습관은 버리고, 좋은 습관에 발을 디뎌라.
 
불편한 소비가 인간을 자유롭게 하리라
 
신용사회는 뒤집어 이야기하면 빚 권하는 사회다. 카드빚을 갚기 위해 강도·살인을 저지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빚 권하는 신용카드가 넘친다. 사람들은 신용카드를 너무 쉽게 만들고, 만만하게 여겨 흥청망청 사용한다. 하지만 신용카드는 쉬운 것도 아니고 만만한 것도 아니다.
 
잘 드는 칼일수록 잘못 사용하면 크게 다치는 것이 세상 이치다. 사용하기 편리하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낭패를 보는 것이 신용카드다. 현금을 빌려주고, 할부구매가 가능하고, 포인트 적립 등으로 현금보다 더 혜택을 준다. 그러나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신용카드사는 그냥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다. 현금서비스를 받게 해주는 대신, 할부구매를 하게 해주는 대신 이자를 받는다.
 
미국의 유명한 재정설계사이자 변호사인 스테판 폴란은 그의 저서 ‘다 쓰고 죽어라’에서 잘 살려면 현금으로 지불하라고 강조했다.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이 유명한 재정설계사가 왜 그런 주장을 했을까?
 
소비는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이루어져야 하는데, 신용카드는 무한정 소비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소비를 불편하게 만들면 충동적으로 돈을 쓰기 전에 이것이 과연 내게 정말 필요한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몇 년 전 신용카드대란 때 분수를 넘어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신용불량자로 편입돼 고생깨나 했다. 편리한 것이 사람을 구속하고, 불편한 것이 사람을 자유롭게 한다. 신용카드를 무서워 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몹쓸 사회가 왜 빚을 권하는고!”라고 중얼거리는 사람들이 줄어들어야 할 것이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이 칼럼은 에스알(SR)타임스와 콘텐츠 제휴로 게재하는 것이며, 외부 칼럼은 본 협회의 공식 의견과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여러 블로그 독자들의 많은 구독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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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 오승건 부장 / 한국소비자원

 

사람 잡는 ‘그놈 목소리’

 

전화로 사기를 치는 보이스피싱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방송과 신문에서 전화 금융 사기범에 속지 말라고 그들의 수법을 매일같이 알려주지만 피해자는 속출한다. 집이나 직장, 휴대전화와 유선전화를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오는 그놈 목소리.
방송과 신문에서 전화 금융 사기범에 속지 말라고 그들의 수법을 매일같이 알려주지만 피해자는 속출한다. 집이나 직장, 휴대전화와 유선전화를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오는 그놈 목소리.  

보이스피싱은 치밀한 사전조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법원・금융감독원・검찰 등 국가기관을 사칭하거나 세금이나 보험료를 환급해주겠다고 접근한다. 때로는 자녀 납치 등 협박을 빙자한 형태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한다.
 
가령 중앙지방검찰청을 사칭한 이러한 전화가 걸려온다.
“O월O일까지 출두하라고 했는데 하지 않아 음성으로 알려드립니다. ×월×일까지 출두해주십시오. 다시 듣고 싶으면 9번, 직원과 연결을 원하면 1번을 누르십시오.”
 
검찰에 출두하라는 말에 보통사람들은 지은 죄가 없는데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무슨 일인가 해서 버튼을 누르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끊는 것이 좋다. 연결하면 사기의 수렁으로 한 발자국 더 빠져드는 꼴이 된다.
 
통화를 시작하자마자 검찰청 직원을 사칭해 “녹음 중이니 묻는 말에 정직하게 대답하라”는 말이 들려온다. 이어서 “△△은행 통장에 수 억 원의 돈이 들어 있는데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취조하듯 질문한다. 아니라고 대답하면 “그럼 어느 은행 통장이 있느냐”고 묻는다.
 
엉겁결에 거래은행을 알려주면 “잔고가 얼마 있느냐.”고 다그친다. 정직하게 대답하라고 진짜 검찰청 직원처럼 취조한다. 이들 사기꾼은 해외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사기를 친다. 추적하기도 어렵고 잡기도 힘들다.
 
‘아차’하는 순간 피 같은 돈 다 날린다.
 
“고객님의 신용카드 대금이 연체되었습니다. 다시 듣고 싶으면 9번, 직원과 연결하려면 1번을 누르십시오.”
 
이처럼 쓰지도 않은 카드에 수 백 만원이 연체됐다고 겁을 주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키는 대로 하라는 시나리오의 보이스피싱도 기승을 부린다. 졸지에 이런 일을 당하면 판단력이 마비되기 쉽다. 황당하고 다급한 마음에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사기꾼들이 시키는 대로 은행 자동화코너의 현금지급기에서 그들의 대포통장으로 송금하는 것이다. ‘아차’하는 순간 통장의 돈이 빠져나가는 사기를 당하게 된다.
 
한편 교통사고를 위장한 사기전화도 걸려온다. 사기꾼은 정보를 해킹해 가족의 교통사고 전력을 알고서 전화하므로, 경찰이나 병원 관계자인 줄로만 믿고 급한 마음에 돈을 입금해 사기를 당한다.
 
우체국이나 택배회사 직원을 사칭하는 경우도 있다. “우체국 직원인데 잘못 도착한 우편물을 보내드릴 테니 주소와 이름을 주소와 이름을 알려주십시오.”라고 하거나, “우체국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연계해 환급금을 돌려드리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라며 주민등록번호・주소・계좌번호를 물으면서 사기를 친다.
 
대학교 직원을 사칭한 사기사례도 등장했다. 교직원을 사칭해 “학교 측 실수로 등록금 300만 원이 두 번이나 자동이체 됐습니다. 잘못 들어 온 300만원을 돌려드리려고 하니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 학번을 알려주십시오.”라며 작전을 걸어오는 것이다.
 
심지어 세관 직원을 사칭해 저질 골프채 등을 세관에 압수된 고급 물품인 양 속여 판매하는 사람도 있다. 수입신고필증을 위조해 유명브랜드 수입제품으로 판매하거나, ‘세관 유명상표 공매물품 공개매각’ 이라는 허위행사 전단지 등을 제작・배포해 소비자를 속이는 유형 등이다.
 
전화금융사기에 당하지 않는 방법은 수상한 전화는 바로 끊는 것이다.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에서 전화가 오더라도 당황할 이유가 전혀 없다. 문제를 쉽게 해결해주겠다고 제의하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또한 어떤 경우든 현금지급기를 통해 세금 또는 건강보험료를 환급해주거나 신용카드 이용대금을 돌려주는 경우는 없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이런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상대방의 신원과 전화번호를 반드시 확인한 뒤 응대해야 한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위원  osk@k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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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건 부장/한국소비자원

 

100세 시대, 부의 가속도를 높여라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은 78.5세로 전 세계 194개국 중 26위를 차지한다. 남녀별 평균수명은 남성 75세, 여성 82세다. 남성보다 여성의 수명이 평균 7년 정도 길다. 평균수명은 1975년 63.8세, 2003년 75.5세, 2004년 77세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미래학자의 전망에 의하면 앞으로 60년 후에는 평균수명이 120세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평균수명 120세는 축복받을 일이 분명하다. 하지만 건강하지 않거나 가난하면 수명연장은 재앙과 공포로 바뀌기도 한다. ‘삶의 질 향상’은 건강하게 오래 살 때 해당되는 이야기다. 돈 없이 장수하면, 그것만큼 비참한 것도 없다.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30세부터 55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25년은 놀고먹는다. 25년 일하고 25년 놀려면 저축액이 상당해야 한다. 돈 벌면서 쓰는 세월이나 놀면서 쓰는 세월이 같기 때문에 더 많이 저축해야 소비수준은 겨우 같아진다. 행여 100세까지 살기라도 하면 필요자금은 더욱 커진다.

100세 시대에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부의 가속도를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은 좋은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 비만을 예방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경제습관도 병행해야 한다. 소득을 늘리고 지출을 줄여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고, 계획적인 투자로 노후준비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부의 원리는 간단하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가난해지고, 지출보다 수입이 많으면 돈이 모여 부자가 된다. 젊을 때 돈을 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버는 것도 버는 것이지만 일하느라 돈 쓸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춘은 세월이라는 무소불위의 재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 그 재산이 줄어드는 만큼 우리는 무엇을 무엇인가를 준비하지 않으면 남루해질 수밖에 없다. 젊어서 노후를 준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유비무환이다.

재테크와 자전거타기의 공통점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는 똑바로 가지도 못하고 넘어지기 일쑤다. 타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넘어져 다치기도 한다. 계속 넘어지다 보면 다치지 않는 요령도 터득한다. 다치는 것을 두려워하면 자전거를 빨리 타지 못한다. 수영을 배우려면 물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전거는 혼자 넘어지고 다치면서 배울 수도 있지만, 누가 옆에서 가르쳐주고 도와주면 시행착오를 적게 겪으면서 배울 수 있다. 가르치는 사람이 넘어지지 않도록 뒤에서 잡아주면 안심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자신감을 가지고 혼자서도 잘 탄다.

재테크는 자전거 타기와 같다. 노력하면 금방 배울 수 있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다. 일단 배우면 재미를 느끼는 수준에 이르기도 한다. 또한 처음 배울 때는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원리를 알면 보다 쉽고, 실제로 직접 뛰어들어 페달을 밟아야 앞으로 나아간다. 오르막길로 올라갈 때는 힘들지만, 내리막길에서는 페달을 밟지 않아도 가속이 붙어 신나게 달릴 수 있다.

자전거 타는 요령을 익히면 비포장도로나 꼬불꼬불한 논둑길도 안전하게 다닌다. 손을 놓고 타기도 하고, 머리에 쟁반을 이고 타기도 한다. 남들 눈에는 위험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 재테크도 이력을 쌓고 다양하게 경험하면 다른 사람이 위험하다고 느끼는 것도 즐기는 단계에 이른다. 처음에는 은행에 적금 붓는 것부터 시작하지만 금액이 늘어나면 적립식펀드나 해외펀드, 부동산 등 다양한 방면으로 투자의 눈길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재테크는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사람에 따라, 돈의 액수에 따라 위험의 정도는 달라진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을 위험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물가상승률과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상호저축은행에 돈을 맡겨도 위험하지 않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은 주식이 가장 좋은 재테크방법이라고 믿는다. 투자는 상대적인 것이다.

우아하고 안전하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은 없다. 발품을 팔고 고위험을 이겨내야 고수익이 보장된다. 금융근육이 튼실해지고 자산이 늘어나면 새로운 투자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금액을 위험자산에 투자해 체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용기가 재테크 영행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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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감히 ‘낙하산’을 해임하겠나?

 

 

 

게재일 : 2016.06.17

 

 

 

 

▲ 이대현 
 

 

 

애초에 ‘낙제생들’

 

모든 정부가 그랬다. ‘개혁’을 소리 높여 외쳤고, 엄격한 신상필벌을 다짐했다. 그러나 한 번도 제대로 지킨 정부는 없다. 박근혜 정부라고 다르지 않다.

 

해마다 정부는 공공기관을 평가해 순위를 발표한다. 낙제점을 받은 기관장과 임원을 도중하차시키기 위해서다. 올해도 했다. 낙제한 기관장이 13명이나 나왔다. 그중 3명이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해임 건의 대상은 한 명도 없다. 이러니 누가 겁을 내겠는가.

 

올해뿐이 아니다. 최근 7년간 낙제점을 받은 27명의 기관장들은 하나 같이 잔여 임기를 거의 다 채우고 그만 두었다. 심지어 경고를 두 번이나 받고도 연임한 기관장도 있었다. 이처럼 자신이 떳떳하지 못하니 임직원들이 1년에 천만 원 가까운 성과급을 챙겨가는 도덕적 해이도 그대로 지나친다.

 

이들은 애초 낙제생들이었다. 해임이나 경고를 겁낼 사람들이 아니다. 아리랑TV(국제방송교류재단)사장처럼 업무관련 비리가 명확히 드러나면 또 모를까, 무능은 상관없다. 그 때문에 부실해지고, 부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기관 자체가 없어지거나 일부 기능을 다른 기관에 이관하거나, 통폐합 되어도 그만이다. 그때는 그 자리에 없으니까.

 

정부는 이번에도 2년 연속 최하인 E등급을 받은 광물자원공사, D에서 E로 내려앉은 석유공사에 대해 그렇게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물론 당장이 아니고, 단계적이다. 얼마가 걸릴지 모른다. 정권이 바뀌면 또 달라질 수 있다. 그 사이 무능한 기관장들은 무사히 임기를 마칠 것이다. 똑같이 E 등급을 받은 국제방송교류재단, 시설안전공단은 아예 그런 계획마저도 없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차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15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결과 및 후속 조치'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반장식 경영평가 단장, 송언석 차관, 정기준 기재부 공공정책국장.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어떤 바람에도 끄떡없는‘낙하산들’

 

낙제생들의 해임을 건의하지 못하는 이유는 삼척동자도 안다. 그들을 누가 임명했는가. 형식과 절차가 어떻든 저‘위’이다. 대통령이 직접 챙겼고, 그의 측근이나, 공신. 당의 실세들이 챙겼으며, 모피아들이 챙겼다.

 

순진하게 진짜 공개적이고 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사명감을 갖고 해보려는 인간은 바보다. 이제는 그것이‘상식’이 되어 그런 바보도 거의 없다. 눈치 없이 낙하산을 치워달라고 건의했다가 괜히 경을 치는 일을 당할 바보 공무원도 없어졌다.

 

‘낙하산’이라고 나쁜 것은 아니다. 정권 창출에 도움을 준 자기 사람을 쓰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정부를 이끌어가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되는 전제가 있다. 그 분야의 전문성이다. 역대 정부 모두 그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부분 과장이고, 견강부회이다. 인사 때마다 야당이나 일부 언론이 비판하는 것은 무시하자. 그 분야에 다른 전문가나, 현장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답은 명확하다. 십중팔구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나마 공개적으로, 전문가 흉내라도 낸 것은 낫다. 일일이 거론할 필요조차 없이 슬쩍, 시쳇말로 그 분야의 ‘듣보잡’을 앉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오로지 보은용으로 자리를 준 그들에게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그런 기관장이 있는 곳의 직원들의 태도는 한결같다. 속으로는 비웃고 무시하면서, 적당히 해먹자. 어차피 그 역시도 그렇게 하려고 온 것이니까. 그런 인물의 뒤를 들여다보면 반드시 정권의 어느 한자락에 다리를 걸치고 있다. 정권 말기로 갈수록 심하다.

 

참, 많이도 들었다. 방만하고 도덕적 해이와 집단이기주의에 사로잡힌 공공기관을 개혁하고, 전문성 강화하고, 철저한 관리감독과 평가를 하겠다는 말을.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은 우대하고, 눈치나 보고 노는 공무원은 반드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도. 총선이 지난 지금, 그 낙제생들이 낙하산을 구하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다. 이미 몇몇 낙하산들은 내려왔다. 우선 그런 무능하고 썩은 낙하산만이라도 치우고 없애버린다면, 국민의 눈은 금방 달라질 것이다.


<이대현 국민대 겸임교수· 前 한국일보 논설위원/ guriq@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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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원 ‘고액연봉’ 누구의 돈인가

 

 

 

게재일 : 2016.04.14

 

 

 

 

▲ 이대현
 

 

그들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여길지 모른다. 회사에 기여한 공로, 즉 이익을 가져다준 게 얼마인데.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 이야기다. 한국2만기업연구소가 52개 그룹 상장 계열사 241곳의 사업보고서를 근거로 조사한 2015년 등기임원의 평균연봉은 평균 6억2600만원이었다. 그 가운데 10억원이 넘는 기업도 40개사(16.6%)나 됐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의 연봉은 무려 145억원이었다.
같은 등기임원이라도 오너식구들의 연봉은 특히 더 높다. 지난해 등기임원 보수 20억원 이상이 50명 가까이 됐다. 회사는 영업적자라면서, 임원 연봉은 조금도 깎지 않은 기업이 대부분이었다.

 

회사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오너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이 임원이다. 거의 사생활까지 포기하고 일하는만큼 연봉도 높은 것은 당연하다. 절대 액수로 보면 지금의 연봉이 과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임금도 상대적이다. 일만만큼, 이익을 골고루 나눠가진다면야 무슨 시비꺼리일까 마는 직원들의 평균 보수(6,190만원)의 10배가 넘는다. 둘 사이에 격차가 15배가 넘는 기업도 전체 17.5%인 42곳이다.

 

이러니 모두 물불 안 가리고 오너에게 충성해 임원이 되려는 것이 아닌가. 대기업 임원으로 2~3년만 잘 버티면 노후에 아무런 걱정 없이 귀족으로 살아 갈 수 있는 40~50억원은 챙겨 나올 수 있으니, 중소기업 사장이 안 부럽다. 이렇게 우리나라 부의 상위 0.5%안에 대기업 임원이 들어간 것, 우리나라의 빈부양극화가 극심한 소득 불균형, 그것도 월급에서 온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금융위기 때도, 극심한 경제 불황인 지금에도 우리나라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은 계속 치솟았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의 고액연봉이 자신들의 땀과 노력만의 것일까. 비록 10배 이상 차이는 나지만 그래도 정규직 직원들의 연봉은 그런대로 괜찮다고 치자. 그중에는 임원과 엇비슷한 노동귀족에 들어가는 평균 1억원 이상을 받고 일하는 회사도 7개사나 있으니까.

 

<대한민국 주요 대기업들>
 

 

그러나 대기업에는 이런 고액 정규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이들의 임금은 정규직의 60% 수준이다. 또 있다. 죽어라 일해서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다. 정규직의 임금이 대기업의 절반도 안 된다. 하물며 그곳의 비정규직은 말해 무엇하랴. 3분의1이다. 10%에 불과한 대기업이 이익의 90%를 가져가고, 나머지 10%를 90%인 중소기업이 나누가지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대기업은 관리만 하고, 일은 중소기업이 도맡아 하는데, 이익은 대기업이 다가져 간다. 그 돈으로 대기업은 사실상 오너 배불리기인 회사유보금으로 수십조 쌓아놓고, 임원들은 고액 연봉을 챙겨간다. 그래놓고는 회사가 어렵다면서 정부가 아무리 닦달해도 투자도 신규고용도 외면한다.

 

정부에서도, 각 당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를 20% 이내로 줄이겠다고 소리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끼리, 오붓하게 나눠먹자”는 대기업의 임원과 귀족노조들에게는 ‘소 귀에 경 읽기’에 불과하다. 막말로 임원연봉 1억원만 줄이면, 취업 못해 삶의 희망까지 잃은 젊은이 4명을 고용한다. 지금이라도 정규직이 조금만 양보하면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10%이상 줄일 수 있다.

 

성장을 통한 고용 확대와 소득격차 해소는 대기업의 보신용, 책임회피용 논리이다. 설령 그렇타 하더라도 지금의 경제구조, 임금구조로는 그 과실 역시 대기업 임원들과 귀족노조들이 독차지할 것이 뻔하다. 낙수효과가 헛소리란 것은 이미 증명됐다. 장하성 교수가 ‘왜 분노해야 하는가’에서 주장하듯 역설적이지만 “경제가 어려울수록 성장이 아니라, 나눔이 먼저”다.

 

한집 건너 한집에 젊은 대졸 실업자들이 신음하고 있고, 기껏 다닌다고 해야 취업의 미래가 없는 인턴이 고작인 지금의 현실을 만든 장본인들이 누구인가. 그리고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대기업 임원들의 고액연봉에 유난히 거슬리는 이유다.

 

<국민대 겸임교수· 전 한국일보 논설위원/ guriq@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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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家 갑질’ 뿌리 뽑는 길

게재일: 2016.04.07

 

 

▲ 이대현 
 

 

 

사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겁이 나서 말 못하고, 사탕으로 달래고 해서 모르고 지나갈 뿐. ‘갑질’로 표현되는 기업 오너 집안의 반 인권적 행위가 또 터져 나왔다.

 

이번 주인공은 피자집 주인이다.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업체 2위인 미스터피자의 정우현 회장이다. 지난 2일 새로 개장한 레스토랑에서 건물 경비원을 밀치고 폭행한 혐의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출입문이 잠겨있는 것에 화가 나 경비원의 목과 턱을 두 차례 때렸다는 것이다.

 

한 달 전에는 오너가의 갑질로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운전기사 발길질과 폭언’이 있었다. 그를 수행하다 그만둔 직원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의 비인격적 행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폭언과 발길질은 예사고, 자신과 눈이 마주치지 못하게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게 하는 등 그야말로 노예취급을 했다.

 

그 앞에는 지난 12월에 터진 몽고식품 김만식 명예회장의 직원 폭행과 폭력이 여론의 화살을 맞았다.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이 ‘땅콩회항’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것도 1년여 전의 일이다.

 

오너가의 갑질은 그 대상이 대부분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직원은 사람이 아닌 모양이다. 직급이 낮을수록, 가까이에서 일하는 사람일수록 더 함부로 한다. 누구보다 잘 대해주어야 할 사람인데 상식과는 반대다.

 

사건이 불거지고나면 하는 짓도 어쩌면 판에 박은 듯 할까. 사과 문구까지 같다.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용서를 구합니다. 머리 숙여 사죄 합니다”(이해욱), “저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하여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김만식), “저의 불찰입니다. 피해를 입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립니다”(정우현)

 

‘놈’이던 피해자가 ‘분’으로 바뀌고, 주먹질할 때는 언제고 갑자기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을’이 되어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용서를 빈다. 허울에 불과한 자리를 내놓는 것이 면죄부라도 되듯 사퇴 의사를 밝힌다.

 

더욱 한심한 것은 오너가의 갑질 양태, 수준이다. 행동이 그렇고, 언어가 그렇다. 조폭이나 양아치에게도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인품은 고사하고 정상적인 사고와 인격조차 결여된 환자와 같다. 때문에 그들의 사과가 전혀 진정성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나도 너도 빨리 잊어버리자’ 이다.

 

오너가의 삼류 갑질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이유 역시 그 빠른 망각에 있다. ‘잊을만 하면 나온다’는 말 자체가 그렇다. 말대로라면 그 ‘잊을 만하면’ 은 한 두 달이다. 네티즌이 들끓고, 불매운동을 펼치겠다고 외치는 것도 그때뿐이다. 언론도 금방 잊어버리고 있다가 비슷한 사건이 불거지면 지난 것까지 다시 한 번 들먹이고 만다.

 

처음에는 갑질로 회사 주가와 매출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던 그들도 이제는 그것이 잠깐 출렁이는 작은 물결에 불과하다는 것임을 안다. 그러니 어느 오너가 여론을 진짜 무서워할까, 행동거지를 조심하고, 직원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기업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겠는가. 오너가의 천박한 갑질을 막는 방법은 하나 뿐이다. 국민들이 오래오래 잊지 말고 기억하면서 불매운동도 하고, 감시도 하고, 주가도 떨어뜨려야 한다. 그래야 정신 차린다. 서글프지만 양식이라고는 없고 오로지 돈밖에 모르는, 돈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인간은 돈으로 가르칠 수밖에 없다. ‘망신’만이 아닌 ‘패가’까지 가게 만들어야 한다.

<국민대 겸임교수· 전 한국일보 논설위원/ guriq@naver.com>

 

 

사진 위 왼쪽부터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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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위폐 제작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과거 1945 해방정국에 당시 박헌영과 조선공산당이 원조라고 합니다.  북한이 위안화 위폐를 대량 제조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혈맹인 중국에 핵·미사일에 이어 또 뒤통수를 친 셈일 겁니다. 중국 위안화의 국제통화 격상을 앞두고 새 위안화를 놓고 북한의 위폐 제작을 위한 창과 이를 막으려는 중국의 방패 기술은 여전히 악성 진화 중이란 칼럼 내용입니다.


※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위조지폐史

 

 

<사진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지난달 3일 서울의 한 고물상에서 김일성 초상화가 그려진 북한의 5000원권 위조지폐가 무더기로 발견돼 화제가 됐다. 경찰 조사 결과 모두 8만 장으로 4억 원에 이른다. 북한 근로자 한 달 평균 월급이 3000원임을 감안하면 큰돈이다. 위조지폐를 폐지로 판 이들은 탈북자로 확인됐다. 이들은 또 다른 탈북자로부터 받은 것이어서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제작했는지는 현재 오리무중이다.

 

최근 100달러 위폐가 중국 등에서 연이어 발견돼 북한 관련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북한이 중국 100위안권 위폐도 대량으로 찍어내고 있다고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27일 주장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의 위폐 제작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박헌영과 조선공산당이 원조다. 광복 직후 박헌영은 조선공산당을 재건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궁리 끝에 그는 위조지폐를 발행키로 한 것. 이른바 ‘조선정판사 위조지폐사건’이다. 박헌영은 일제 조선총독부의 조선은행 100원권 지폐를 인쇄하던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근택인쇄소를 접수한 후 조선정판사로 이름을 바꾸고, 1945년 9월 20일 극비리에 100원권 지폐를 발행했다. 이들은 이듬해 5월 경찰에 체포돼 무기징역 등 무거운 처벌을 받았으나 박헌영은 이미 월북한 후였다.

 

최근 전혀 다른 차원의 위조지폐 방지 기술이 등장했다.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100위안권을 지난해 11월 새로 바꿨다. 지폐 앞면의 ‘100’ 숫자가 보는 각도에 따라 금색과 붉은색, 녹색으로 변한다. 특수 소재인 색 변환 잉크를 썼기 때문. 만졌을 때 그림에 따라 달리 느껴지는 특수 용지와 인쇄 기술도 새 100위안권에 담았다. 위폐 제작 기술도 날로 발전해 어지간한 위폐 감별기로는 식별할 수 없는 수준이다. 미국정부의 ‘달러화 위조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100달러 지폐 일만 장 중 한 장이 위폐일 정도다.

 

북한이 위안화 위폐를 대량 제조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슈퍼노트(미화 100달러권 초정밀 위폐)를 제작한 기술력으로 혈맹인 중국에 핵·미사일에 이어 또 뒤통수를 친 셈이다. 위안화의 국제통화 격상을 앞두고 최첨단 위조방지 기법을 적용해 새로 위안화를 만든 중국과 이를 위조한 북한. 위폐 제작을 위한 창과 이를 막으려는 방패 기술은 여전히 악성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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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대통령 연봉’ 세계 8위권

 

 

 


 처:문화일보

 

 


박현수 / 조사팀장
 
박근혜 대통령의 올해 연봉이 5일 공개됐다. 지난해보다 3.4%(697만 원) 오른 2억 1200여만 원을 받는다. 여기에 직급보조비, 급식비 등을 더하면 연간 2억5000여만 원. 월급으론 2000만 원 정도다. 다른 나라 정상 연봉과 비교해 최고 수준이다.

 

미국 경제뉴스 전문 방송 CNBC가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정상은 170만 달러(약 20억1500여만 원)를 받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다. 2위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 40만 달러(약 4억7000여만 원), 3위는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로 26만 달러(약 3억여 원), 4위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로 23만4400달러(약 2억7000여만 원)를 받았다.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영국 총리, 일본 총리, 프랑스 대통령 순이다. 박 대통령의 올해 총 보수는 약 20만 달러로 세계 8위권이다.

 

대통령 연봉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1999년에 처음 도입됐다. 김 전 대통령의 첫 연봉은 9094만6000원. 이후 해마다 인상돼 4년 뒤인 2003년 연봉은 1억4000만 원 수준으로 높아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종 연봉은 1억7000여만 원이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1억8000만 원대였다. 1999년과 비교하면 무려 133%나 인상됐다. 

 

박 대통령은 취임 당시 민생정치를 펼치겠다고 국민과 약속을 했다. 그러나 집권 4년 차를 맞은 현재 국민의 삶은 어떤가. 새해 벽두부터 근로자들은 구조조정으로 거리로 내몰리거나 연봉이 삭감되고, 임금피크제로 연봉이 반 토막 나도 달리 갈 곳이 없어 계속 다녀야 하는 형편이다.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며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고, 그나마도 문을 열고 있는 이들은 빚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물론 세계 경기침체, 저유가 등 외부적 영향도 있다. 하지만 경제활성화법 등 주요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식물국회로 전락한 역대 최악의 국회 책임이 가장 크다. 그렇다고 대통령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걸핏하면 여야 국회의원 탓만 하고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대통령은 물론 국회의원들까지 ‘밥값’을 제대로 하든지, 연봉과 세비를 얼마라도 반납해야 하지 않을까.
 
문화일보 30면2단  201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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記事 도둑질

 

 

 

 


 

 

 

출처:문화일보
 

박현수/조사팀장

 

‘책 도둑은 무죄’라는 말이 있다.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하던 시절, 그렇게라도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가상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 도둑도 엄연한 유죄다. 더욱이 이제 그런 시대도 아니다. 서점에서 책을 훔쳐 중고 책방에 팔다가 처벌받은 예도 수두룩하다. 책 도둑에 대한 인식은 바로잡혀 가고 있지만 ‘기사(記事) 도둑’의 경우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다.
학교에서 교사가 신문사 허락을 받지 않고 사설을 학생들에게 배포해 수업했다면 저작권법을 어긴 것일까? 기사를 교육 목적으로 수업 시간에 이용할 경우 저작권법 예외 조항(저작권법 제28조)에 해당된다. 그러나 학교가 홍보용으로 홈페이지에 무단전재했다면, 엄연한 저작권법 위배다.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언론 기사를 개인 홈페이지 등에 무단 게재한 혐의로 시민단체인 법률소비자연맹에 의해 고발된 국회의원 270명을 모두 ‘혐의 없음’으로 매듭지었다. 근거는 다섯 가지다. ① 의원들의 기사 이용이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않는다. ② 언론사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 ③ 홍보 등 비영리적인 목적이다. ④ 출처를 명시했다. ⑤ 의원 홈페이지가 언론사 홈페이지와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는 모두 오판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한국온라인신문협회가 2005년 제정한 ‘디지털뉴스 이용규칙’에서 합법적인 기사 이용방법은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의 ‘링크’방식이다. 또 비영리이고 출처를 밝히더라도 저작권자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아울러 기사 이용은 경우에 따라 저작권료를 언론사에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무단전재는 언론사 이익에 반한다. 특히 국회의원과 언론사 홈페이지가 경쟁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저작권법 위배가 아니라면, 일본 아베 총리가 한국 언론에 난 기사를 출처를 밝히고 무단전재했더라도 혐의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국회의원들이자신들이 만든 법을 스스로 무시한 것은 유감이다. 특히 검찰이 자의적 잣대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더욱 유감이다. 언론사는 자사 기사를 적절하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공익 목적이면 당연히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이용하게 할 수도 있다. ‘링크’와 같은 합법적인 장치를 통해 얼마든지 이용이 가능하다. 기사 도둑도, 좀도둑도, 생계형 도둑도 정상 참작이 있을 수 있을 뿐 모두 도둑이긴 마찬가지다. 이번 사례가 저작권의 중요성과 합법적인 이용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문화일보  30면2단  201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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