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에토스(ethos)는 원래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rhetoric)’에 나오는 개념으로, 어떤 사람이나 민족 사회 등을 특징짓는 성품이나 기풍을 의미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필요한 3가지 요소로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를 제시했다. 로고스는 이성과 논리, 파토스는 감정과 정열이다. 에토스는 상대방이 믿을 수 있게 하는 신뢰를 뜻한다.

 

한국의 에토스를 앞세운 행사가 열린다. 문화재청이 오는 11∼13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제1회 대한민국 무형문화재 대전’을 개최한다. 그 주제가 ‘코리안 에토스’다. 한국 공예품만이 가진 미(美)의 기풍과 특질을 과시함으로써 한국이 오랜 문화와 훌륭한 전통을 가진 나라임을 강조하겠다는 취지다. 국내 최고의 공예기술을 가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56명 등이 출품한 139종 201점, 시도무형문화재 45명이 제작한 83종 133점이 공개되고, 여러 시연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과거 같으면 주제를 ‘한국의 장인 정신’ 정도로 했을 것 같은데, 굳이 보통사람들이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에토스’를 붙였다. 아마 K-팝 못지않은, 고유의 문화 콘텐츠가 한국에 있음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문제는 ‘에토스’의 명맥을 잇는 사람도, 소비하는 사람도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 전승자는 모두 6400여 명이고, 최고 영예인 ‘인간문화재’로 불리는 사람은 135개 종목 172명에 불과하다.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에게는 매달 130만∼170만 원의 전승 지원비가 지급된다. 하지만, 전승자의 90% 이상은 이수자로 지원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실제 정부 지원을 받는 대상자는 전체의 2% 안팎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보유자가 없는 종목이 10개, 전수(傳受)할 사람이 없는 종목도 33개에 달한다.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가 되려면 전수장학생과 이수자, 전수교육조교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10년이 넘게 걸리는 수련 기간을 버텨내는 사람이 많지 않다. 지원금이 없어 생활이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 다른 일을 하면서 생계를 근근이 꾸려가고 있다. 

 

최근 최순실 세력 등이 ‘문화융성’을 빌미로 문화체육관광부를 쥐락펴락하고, 대기업에서 수백억 원을 끌어모아 이상한 곳에 쓰려고 했다는데, 정작 ‘한국의 정신’은 이 지경이다.

 

국보·보물 등 유형의 문화재도 중요하지만, 민족의 얼이 깃든 무형의 문화재를 다음 세대에 이어주는 것도 우리의 의무다.

 

문화일보 2016-11-04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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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클라이언트는 신이 주신 선물

 

 

▲ 황정근 변호사 ⓒ SR타임스

 

변호사들은 의뢰인을 ‘클라이언트’라고 부른다. 클라이언트는 광고업계에서 광고주를 말하고, 사회복지, 심리요법 분야에서는 도움을 청해 상담이나 치료를 의뢰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최근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정보를 공급하는 서버의 반대개념으로 클라이언트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클라이언트(의뢰인)와 패트런(후원자)의 어원은 라틴어 클리엔테스와 파트로네스다. 기원전 753년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는 100명의 귀족을 소집하여 원로원을 만들었다. 이 100명이 바로 파트로네스다. 원로원은 나중에 300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대한민국 국회의원 숫자와 똑같다.

 

로마의 파비우스 가문은 어린 후계자만 남겨두고 일족 모두가 로마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한다. 파비우스 가문의 귀족은 306명밖에 안 되고 클리엔테스가 4천여명이나 되었다.

 

로마 귀족은 부동산 소유권에 비례하여 국가에 병력을 제공해야 했는데, 함께 하는 클리엔테스가 많이 있어서 그것이 가능했다. 파트로네스가 위기에 처하면 클리엔테스가 도왔고, 클리엔테스가 위기에 빠지면 파트로네스가 도왔다. 클리엔테스가 사업을 시작하면 파트로네스가 도와주었다. 클리엔테스는 가족의 혼사, 교육, 취직, 소송 문제를 파트로네스와 상의하였고, 파트로네스가 도와주었다. 파트로네스가 공직에 출마하면 클라이언트들이 나서서 표를 몰아주었다. 파트로네스의 의무는 12표법(BC449)에도 나와 있다.

 

파트로네스는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한 다음, 아무리 바빠도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클리엔테스들을 면담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일종의 민원상담이자 고충해결의 시간인데, 그것이 최우선이었다. 그 후에야 다른 귀족을 만나거가 다른 볼일을 보았다.

 

파트로네스와 클라이언트의 관계는 강자와 약자의 관계 이상의 내밀한 관계였다. 양자 사이에는 피데스(신의)가 가장 중시되었다. 한쪽이 재판을 받더라도 다른 쪽은 증언거부권이 있었다.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의 대결이 막판에 이르렀을 때다. 8년 동안 갈리아 전쟁에서 카이사르의 오른팔이었던 라비엔누스는 반대편 폼페이우스에 붙기 위해 카이사르 곁을 떠난다. 정치적 이유 때문이 아니다. 라비엔누스는 피체노 출신의 평민인데, 조상 대대로 폼페이우스의 클리엔테스였기 때문이다. 파트로네스와의 피데스를 지키기 위해 부득이 카이사르 곁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잘 알기에 카이사르도 라비엔누스를 욕하지 않았다.

 

로마 귀족의 힘의 기반은 토지가 아니라 바로 인간이었다. 귀족과 평민의 대결은, 파트로네스와 클리엔테스로 맺어진 귀족-평민 세력과 그런 관계 밖에 있는 평민 사이의 투쟁이었다. 그래서 파트로네스는 클리엔테스의 숫자를 늘리는 데 열심이었다.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위임계약서에는 의뢰인이 ‘갑’이고 변호사는 ‘을’이다. 의뢰인이 변호사를 믿고 일을 맡기기 때문에 의뢰인이 갑이다. 예전에는 갑과 을이 바뀌어 있었던 적도 있다. 밤이건 휴일이건 휴가 중이건 갑의 요구가 있으면 이에 응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 을의 숙명이다.

 

오늘날 신뢰재(信賴財)는 사회적 자본이라고 일컫는다. 개인과 개인, 조직과 개인, 조직과 조직 사이에서도 신뢰가 중요하겠지만, 신뢰가 가장 요구되는 것은 역시 위임관계인 클라이언트와 수임인(受任人) 사이에서이다.

 

정치인이나 공복(公僕)에게 클라이언트는 바로 국민이다. 입법․사법․행정의 모든 권력은 클라이언트이자 ‘갑’인 국민이 수임인을 신뢰하고 잠시 맡긴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마치 자신이 ‘갑’인 것처럼 착각하고 권력을 남용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대기업에게는 중소기업과 소비자가 바로 클라이언트이자 ‘갑’이다.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받으며 더불어 살아가야 비로소 대기업도 지속가능하다.

 

‘을’은 클라이언트를 바라보고,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잃지 않고, 클라이언트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고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고 정성을 다하여 클라이언트를 대변하고 옹호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오늘날의 ‘파트로네스’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클라이언트 지향의 생존방식이 아닐까.

 

우리 모두 “클라이언트는 신이 주신 선물”이라는 명언을 되새겨야 할 때다. <바른선거문화연구소장. hwang08442@daum.net>

 

 

[황정근 변호사 경력]
2015.03 ~                황정근법률사무소 변호사
2004.03 ~ 2015.02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2002 ~ 2004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장판사
2000 ~ 2002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부장판사
1998 ~ 2000            서울고등법원 판사
1996 ~ 1998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1996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
1993 ~ 1996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판사
1991 ~ 1993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1989 ~ 1991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SR타임스  deasimmm@srtimes.kr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칼럼은 에스알(SR)타임스와 콘텐츠 제휴로 게재하는 것이며, 외부 칼럼은 본 협회의 공식 의견과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여러 블로그 독자들의 많은 구독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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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건강을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다이어트다. 비만으로 인해 당뇨병과 고지혈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성기능 장애, 관절염, 암 발생과도 연관이 있다. 이 같은 연유로 다이어트는 현대인들에게 일상이 돼 버렸다. 그러나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실패한 이들은 약물을 이용하거나 시술도 서슴지 않는다. 다이어트 종류와 방법도 다양하다. 하루 한 끼만 식사하는 간헐적 다이어트,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한 가지 식품만 섭취하는 원푸드 다이어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성공해 화제가 됐던 사우스비치 다이어트, 고기 등 육식을 주로 섭취한다 해서 이름 붙여진 황제 다이어트, 구석기 다이어트….

 

최근 버터가 품귀 현상을 빚고 삼겹살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고지방·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열풍 때문이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논란이 뜨거워지자 마침내 의학 및 건강 관련 5개 전문학회까지 나섰다. “고지방·저탄수화물 식사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오히려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지난 26일 발표했다.

 

비만은 단순히 많이 먹어서 생기는 게 아니다. 잘못된 식습관이나 몸의 기운이 떨어질 때, 스트레스가 많을 때도 발생한다. 때만 되면 등장하는 다이어트 열풍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오래가지 못한다는 점. 또 영양결핍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성 등 부작용도 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이어트 열풍에 현혹되지 않고 균형 잡힌 식단에 규칙적인 식사와 꾸준한 운동이 기본이다. 이 세 가지만 잘 지켜도 비만은 찾아오지 않는다. 쉬운 것 같지만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오죽하면 ‘고시 패스’보다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까.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비만 기준을 세계 기준에 맞춰 완화하자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체질량지수 30 이상을 비만으로 지정하는 세계 기준에 반해, 우리나라는 25 이상을 비만으로 인정하고 있다. 비만인을 지나치게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 기준으로는 비만이 아닌 건강한 국민까지도 다이어트 열풍에 동참하게 만들고 있다. 

 

 

그나저나 지금처럼 ‘저탄수화물·고지방 다이어트’ 바람이 계속된다면 가뜩이나 소비가 줄어들어 남아도는 쌀 소비는 또 어떻게 할지 걱정이다.

 

문화일보 2016-09-20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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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는 흥미진진한 여행이다

 

 

▲ 오승건 부장/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 ⓒ SR타임스

 

 

좋은 생각은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 생각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재테크는 생각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행동하지 않는 재테크는 아무 의미가 없다.

 

재테크라고 말하면 거창하게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돈이 많아야 할 수 있고, 부자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부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구별에서 살기 위해서는 부자가 아니라고 해서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재테크다. 재테크는 행복하고 풍요한 인생을 향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해야 할 생활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재테크의 종류도 다양하다. 돈 많은 부자들만이 하는 재테크도 있지만, 시급 3천원을 받는 아르바이트생이 선택하는 재테크도 존재한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돈이 없을수록 빨리 시작해야 하는 것이 재테크다.

부자들의 재테크는 그들만의 이야기다. 아무나 할 수 없는 머니게임이다. 보통사람들이 할 수 있는 재테크는 직장에서 받은 월급을 쪼개 조금씩 저축하는 소박한 방법이다. 허리띠 졸라매 모은 튼실한 소액을 투자해 알뜰살뜰 불리는 것이다.

 

최종목표가 아닌 과정이라고 생각하라

 

푼돈은 푼돈일 뿐, 푼돈 모아 목돈을 만들기에는 삶이 너무 힘들다고 믿는 사람들이 꽤 많다. 당첨되면 목돈을 은행에 예치할 거라며 복권에 희망을 거는 사람도 있다. 복권을 마치 부적처럼 지갑에 넣어 일주일 동안 소중하게 간직하고 다닌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날로 먹으려 하다가는 식중독에 걸리거나 사기를 당하는 것이 재테크의 진리다.

 

보통사람의 재테크는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날, 끝이 보이지 않는 황톳길을 걸어가는 것에 비유된다.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 적금 들어 1천만 원 모았다고 끝이 아니다. 단지 시작일 분이다. 1천만 원은 투자의 시스템으로 돌리고 다시 적금을 붓는 것이 정석이다.

 

처음부터 부자는 없다. 돈이 어느 정도 모이면 돈을 굴리려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금융근육이 생긴다. 몸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단기간에 몸을 만들면 요요현상에 의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금융습관도 만찬가지다. 장시간에 걸쳐 다져지고 굳어져야 오래간다.

 

재테크는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다. 1천만 원이 목표인 사람은 1천만 원을 모으면 끝이다. 목표는 이루기도 어렵지만 이루고 나면 허탈감에 빠진다. 재테크를 과정으로 생각하면 이런 부작용의 예방이 가능하다.

산에 오르는 목적을 오직 ‘정상에 깃발 꽂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주위의 아름다운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새소리고 귀에 들어오지 않고 단지 힘이 들 뿐이다. 결국 정상에 올라 즐기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내려온다. 반면 등산을 과정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그늘에 앉아 쉬기도 하고, 계곡의 약수에 목을 축이는 일도 즐겁다. 과정을 오래 즐기는 사람은 오래갈 수도, 멀리갈 수도 있는 것이다. 심산유곡을 기웃거리다 보면 산삼을 만나는 행운도 생긴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위원  osk@kca.go.kr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이 칼럼은 에스알(SR)타임스와 콘텐츠 제휴로 게재하는 것이며, 외부 칼럼은 본 협회의 공식 의견과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여러 블로그 독자들의 많은 구독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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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 노리면 그 인생 여전하다

 

 

 

▲ 오승건 부장/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 ⓒSR타임스

 

로또복권은 번호를 선택할 수 있는 맞춤식 복권이다. 여섯 개의 숫자를 맞춰 1등에 당첨되면 인생을 역전할 수 있는 금액인 수십억원의 당첨금을 받는다. 꿈에 숫자가 보이거나 좋은 꿈을 꾸면 로또복권을 사는, 자나깨나 인생역전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다.

초창기에는 추첨일이 가까워지면 복권판매소 앞에 줄을 서야할 정도였다. 1등 당첨자가 나온 곳은 당첨기운을 받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 로또복권이 불티나게 팔렸다. 한때는 1등 당첨금으로 수백억원을 지급한 적도 있지만, 복권가격을 1천원으로 내린 뒤 10억~2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대박의 환상에 젖어, 토요일 저녁이 되면 분주하게 이 가게 저 가게를 기웃거리며 복권을 산다.

로또복권의 1등 당첨확률은 미미하다. 814만분의 1이다. 골프에서 홀인원을 확률은 2만분의 1, 화재로 사망할 확률은 40만분의 1, 벼락을 맞아 사망할 확률은 50만분의 1이다.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되는 것은 벼락을 맞아 사망하는 것보다 16배나 어렵다. 몇 천원으로 인생역전을 꿈꾸고 ‘혹시나’하고 기대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역시나’로 끝난다.

주말마다 인생역전을 노리는 복권맨 중에서 실제로 인생을 역전시키는 사람은 매회 한두 명뿐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난주와 비교해 다를 바 없이 여전하다. ‘인생역전’이 아니라 ‘인생여전’이다. 인생역전을 꿈꾸다 여전히 인생을 역전에서 보내는 사람도 있다.

신기루 같은 복권, 가볍게만 즐겨라

인생을 역전 시킬 수 있는 액수의 당첨금이 걸린 복권이 가장 장점도 있다. 고단하고 팍팍한 현실을 지탱하게 해 주는 한 줄기 희망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갑 속에 든 복권 한 장이 일주일을 움직이게 하는 힘의 원동력이라는 사람도 있다.

복권은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사막의 신기루와 닮았다. 다른 점은 복권은 비용이 들지만 신기루는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복권을 인생역전의 기회로 여기고 수입에 비해 매회 과다하게 구입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신기루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보더라도 효용측면에서 차이가 없으나, 복권은 1등 당첨자가 많으면 당첨금을 나눠야 하므로 액수가 줄어든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복권을 산 사람은 모든 사람이 같은 번호를 선택하고 그 번호가 뽑히면 복권을 구입한 액수만큼도 돌려받지 못한다. 추첨방송이 진행될 때 수백만명이 “대~한민국!”을 외치겠지만 당첨금의 액수를 알고는 화병을 앓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누구나 백만장자가 되기를 원하면서도 자신과는 거리가 먼 얘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확률 없는 게임에 참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복권을 사는 것이고, 돈을 벌기 위해 경마장을 기웃거리는 사람들도 있다. 사행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니다.

복권은 사행심을 조장하기는 하지만 순기능도 있다. 수익금 일부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회사업에 사용된다. 복권을 레저로 생각해 되면 좋고 ‘꽝’ 되면 사회에 환원한 셈이라고 유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인생이 즐겁다.
인생은 타인과의 경기가 아니다. 인생은 자기와의 싸움이고 자기와의 대화다. 복권 광고의 문구처럼 인생을 역전시키기 위해 복권을 사는 사람은 누군가와 비교해 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아니겠는가.

헛된 희망은 관성적이다

스탠리 밀그램 박사가 실험한 세 그룹의 감금된 쥐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람을 쥐에 비유해 유쾌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지렛대와 보상이 상징하는 것을 다양하게 적용해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의 쥐들은 지렛대를 누를 때마다 맛있는 알약을 보상으로 받는다. 두 번째 그룹의 쥐들은 지렛대를 누를 때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다. 세 번째 그룹의 쥐들은 지렛대를 누를 때 간헐적으로 알약을 받는다.

감금된 쥐들은 맛있는 알약의 보상을 기대하며 지렛대를 눌러댄다. 얼마 후 쥐들에게 알약 공급을 중단했다. 세 그룹의 쥐들에게 각각 어떤 일 이 일어났을까?
원래 맛있는 알약을 받지 않았던 두 번째 그룹의 쥐들은 전혀 문제가 없다. 변화가 없는 일상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지렛대를 누를 때마다 꼬박꼬박 보상을 받았던 첫 번째 그룹의 쥐들은 지렛대를 열심히 눌러도 알약이 나오지 않자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지렛대 누르는 것을 중단했다.

한편 간헐적으로 알약을 받았던 세 번째 그룹의 쥐들은 알약을 받기 위해 계속 지렛대를 누르고 또 눌렀다. 첫 번째 그룹의 쥐들이 재있게 놀 때도 알약을 보상받기 위해 지렛대를 열심히 눌렀다. 마침내 쥐들이 지렛대 누르기를 중단한 것은 ‘아주 긴 시간’이 지나서였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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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 위원  osk@k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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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국회가 ‘김영란법’을 국정감사 한다고?

 

 

 

▲ 이대현

 

 

 

시행된 지 3주가 된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 입법부터 논란이더니 아니나 다를까, 시행과정에서 혼란과 부작용이 계속되고 있다.

첫날부터 학생이 준 캔커피 하나 때문에 고발을 당하는 교수가 있고, 아예 이 법이 무서워 아무도 만나지 않고,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기업이 공익목적으로 만든 문화재단과 언론재단은 모든 사업을 중단했다. 식당은 3만원 이하의 메뉴를 부랴부랴 내놓고, 대학은 취업생들의 학점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쏟아지는 문의에 국민권익위원회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경찰과 검찰조차 어떤 사안에 법을 적용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모습에서 이 법이 얼마나 부정확하고, 허술한지를 알게 해준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믿으려 한다. 이 법이 우리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줄여줄 것이라고. 당장 이러저런 식사대접과 선물이 줄어들고, 이 법을 핑계로 청탁을 거절할 수 있으니 그 기대가 마냥 헛된 희망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법이란 것이 그렇지 않은가. 도덕의 최소이고, 때문에 그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모호하거나, 그 대상이 온당하지 못하면 오히려 정의와 선을 해치는 것이 된다. 목적이 정당하다고 무조건 존재 자체도 정당한 것은 아니다. 지금 분위기로는 허점투성이 모순투성이의 김영란법을 ‘악법’이라고 비판하고 부정하면, 우리사회의 부정부패 척결을 반대하는 것이 된다. 마치 광주민주화운동을 지나치게 과장, 편협하게 그린 영화를 비판하면 그 운동의 의미와 정신을 부정하는 것으로 몰아버리는 것처럼.

헌법재판소의 합헌판결이 그런 분위기에 정당성을 주었고, 끝없는 검찰 간부와 그 출신 변호사와 권력층의 비리가 그 심리를 부추겼고, 언론인들조차 혀를 내두를 한 신문사 간부의 호화접대가 거들었다. 그래서 누구보다 이 법에 냉정하고, 날카로운 비판을 해야 할 언론이 자신들의 ‘자유’조차 포기하면서 입을 다물고, 겨우 한다는 것이 법 시행 이후의 풍경이나 스케치하고 있다.

자신이 대상자이기 때문에, 자칫 오해를 살까봐 이 법에 침묵해야 한다면, 누가 이 법이 가진 ‘악’과 ‘불합리’에 대해 말하겠는가. 이런 법을 만든 국회의원들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그 모습을 보라. 자신들이, 그것도 가장 부정부패, 청탁에 물들어 있고, 물들기 쉬운 자신들만 쏙 빼고는 제멋대로 엉성하게 만들어 놓고는 국민권익위에 법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질타를 하고 있다. 부정이 아닌 청탁은 어떤 것이고, 또 수수 금지 아닌 금품은 무엇인지 밝히란다. 그런 것도 생각 안 해보고 법을 만들었나?

그래놓고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봐도 납득이 안 되는 것까지 적용대상이 된다"며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 다는 게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한다면 도대체 (일상생활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냐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국민권익위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누가 먼저 들어야 할 소리를 누가 하고 있는지 국민들은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다.

국정감사에 국회의원들이 쏟아낸 이 법의 허점과 혼란, 애매모호함의 1차적 책임은 그들에게 있다. 법이란 남용을 막기 위해, 그것으로 인한 억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그 무엇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이 법을 만들었다는 얘기가 된다.

어이없는 것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여야 어느 의원도 자신들이 대상에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는 사실이다.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버릇처럼 말하지만, 정작 가장 기본적인 법으로부터의 특권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국회가 ‘김영란법’을 놓고 국정감사를 하니,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지난달, 한국조사기자협회와 SR타임스가 제4회 대한민국신문논술대회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때마침 김영란법 시행을 코앞에 두고 있어 대학· 일반부의 주제가 ‘부정청탁금지법과 우리사회 부정부패 방지’였다.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김재훈(경희중 교사)씨는 ‘청렴의 가치, 그 진정한 내면화를 위하여’에서 이 법의 본질적이고 치명적 한계를 이렇게 이야기했다.

“김영란법을 두고 부패척결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비겁한 일이다. 김영란법은 부정부패 문제와 관련해 우리사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편리한 방식의 해결책이다… 법의 처벌을 두려워하며 파블로프의 개처럼 부정부패를 기피하는 사람에게 과연 우리가 내면화된 청렴의 가치를 기대할 수 있을까?”라고.

‘도덕의 문제를, 그것도 지나치게 광범위하면서도 정작 그 도덕을 누구보다 엄격히 지켜야할 대상은 빼놓은 채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는 한 그의 이런 주장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치 이 법만 지키면 도덕적으로 완전한 것처럼 여기는 세상이 될지도 모르니까.

<주필ㆍ국민대 겸임교수ㆍ前 한국일보 논설위원>
이대현 주필  guriq@naver.com

이 칼럼은 에스알(SR)타임스와 콘텐츠 제휴로 게재하는 것이며, 외부 칼럼은 본 협회의 공식 의견과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여러 블로그 독자들의 많은 구독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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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경주 지진(地震)’보다 훨씬 공포스러운 지진이 다가오고 있다. ‘인구지진(age-quake)’이다. 영국의 인구학자 폴 월리스가 저서 ‘에이지 퀘이크’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인구감소와 고령사회의 충격을 지진에 빗댄 것. 인구지진은 자연 지진보다 훨씬 파괴력이 크다. 지진과 비유할 때 규모 9.0의 강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2011년 일본을 초토화시킨 ‘동일본 대지진’ 수준이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20년쯤에는 경제활동인구 대비 고령 인구가 많아져 세계 경제가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리는 엄청난 격변을 겪는다는 것이다. 한국도 피해를 크게 보는 국가로 꼽혔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인구는 5000만 명을 돌파했다. 5년 전보다 2.7% 증가했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심상치가 않다. 내년부터 사상 처음으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고, 저출산 고령화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어린이(0∼14세) 인구를 추월한다. 인구지진권에 진입한다는 의미다. 

 

일본은 이미 1997년에 노인 인구가 어린이 인구를 넘어섰다. 우리나라보다 20년 일찍 인구지진을 경험한 것. 미국의 국제안보 전문가인 조지 프리드먼은 저서 ‘100년 후’에서 일본이 2020년에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2050년엔 경제적 재앙을 맞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때가 되면 일본의 인구는 현재 1억2800만 명에서 1억700만 명으로 감소한다. 반면 노인 인구는 4000만 명으로 늘고, 14세 미만은 1500만 명에 이른다. 정부가 부양해야 할 인구가 55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다는 얘기다.  

 

통계청은 한국의 노인 인구 비율이 2018년에 14%로 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2026년 20.8%로 초고령사회, 2050년에는 38.2%로 급속히 늘어나 국민 3명 중 1명이 노인으로 세계 최고령사회가 된다. 반면 출산율은 지난해 1.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0년부터 대입 정원이 20만 명 정도 미달할 것이란 통계도 있다.

 

일하는 인구가 국력인 시대다.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평균수명 증가로 고령화는 갈수록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족한 노동력은 로봇으로 일부 대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구지진을 막을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 건지 걱정스럽다.  

 

문화일보 2016-09-20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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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CEO 없나요?”

 

 

▲ 이대현

 

 


얼마 전 한 재미있는 기사를 보았다. 미국의 한 CEO의 이야기였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회사 직원 120명 중에 연봉이 7만 달러 이하인 30명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들의 연봉을 일시에 7만 달러(약 8,000만원)로 올려주었다는 것이다.

 

▲ 미국의 카드결제 대행회사인 그래비티 페이먼트(Gravity Payments)의 설립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댄 프라이스는 자신의 연봉에서 93만 달러를 삭감했다. 사진은 프라이스가 직원들에게 자신의 연봉삭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허핑턴포스트 화면 캡쳐 ⓒ SR타임스

 

 

미국의 신용카드 처리업체 그래비티 페이먼트의 댄 프라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동시에 무려 110만 달러인 자신의 연봉도 15분의 1인 7만 달러로 깎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는 연봉 7만 달러에 맞는 생활을 위해 자신의 큰 집은 민박업체에 빌려주고 회사 근처의 게스트하우스에 방을 얻어 지낸다는 것이다. 그의 결정에 감격한 직원들은 돈을 모아 전기자동차 테슬라 한 대를 선물하자, 프라이스는 감동의 눈물을 쏟고 말았다고 한다.

그가 이런 파격적인 결정을 한 이유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프린스턴대 앵거스 디턴 교수의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실제 기업 현장에서 실험해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디턴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소득 역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에 따라 연봉 7만5000달러가 될 때까지만 행복감이 늘어나고, 그보다 많아지면서부터는 소득이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댄 프라이스는 ‘연봉 7만달러 실험’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경제적 효과, 즉 돈 문제만을 갖고 접근한 것이 아니다. 진짜 주목한 것은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의 증대"라고 말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우선 회사 직원들의 이직률은 뚝 떨어졌고, 만족감은 올라갔다고 한다. 5년 전부터 계속 증가해 2013년 13.2%까지 치솟았던 이직률이 대폭 낮아졌다. 연봉이 올라 회사 근처인 시애틀에 집을 구하는 직원들이 생기면서 출퇴근 시간이 짧아졌고, 퇴근 뒤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많아졌다.


 

▲ CEO 댄 프라이스

 

 

회사 이미지도 크게 높아져 입사지원서가 3만장이 넘게 들어왔고, 그중 50명을 신규 채용했다. 더욱 놀라운 일은 1년에 1, 2명이 고작이던 직원들의 아이 출산이 10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으면 당연히 그것이 업무성과와 연결되어 회사 경영도 좋아지기 마련이다. 그래비티 페이먼트는 지난해 새 고객 4,155명이 생겼다. 전년에 비해 무려 55%나 증가한 것으로 연평균 증가율이 5% 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장추세이다. 반면 9%에 이르던 고객 이탈율은 5%대로 감소해 매출이 35%나 증가한 2,180만 달러(약 240억원)를 기록했다. 수익 역시 650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댄 프라이스는 최근 NBC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선사업 하듯, 아니면 나를 희생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았다고도 말할 수도 없다. 일종의 장기적 투자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연히 일부에서는 소영웅주의라고 비난하거나, 무슨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냈다. 그는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많은 어려움과 부정적 의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 기업의 대표이자 기업계의 리더로서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인간과 사회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디턴 교수는“이미 많이 행복한 사람들의 행복을 증대시키는 데 집중하는 것은 좋은 정책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그의 연구결과가 모든 나라, 회사, 직원들에게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나라 경제수준이나 사람에 따라 행복의 기준도 다르고, 돈에 대한 생각도 다르다. 특히 돈이 모든 행복의 조건이 되어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8,000만원이 아니라, 80억원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7만 달러 실험’이 모든 월급쟁이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에도 수십억 원 받고 있는 연봉을 과감히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또라이’ CEO가 있었으면. 그것이 결국 자신의 기업을 키우고, 나아가 사회에도 이익임을 댄 프라이스가 보여주었다. 하긴 변칙 배당으로라도 자기 주머니 먼저 채우고, 1000억원을 가진 자가 만족하지 못해 더 가지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나라에서 이런 기적을 바라는 인간이 바보일 테지만.

 

<주필ㆍ국민대 겸임교수ㆍ前 한국일보 논설위원>
이대현 주필  guriq@naver.com

 

이 칼럼은 에스알(SR)타임스와 콘텐츠 제휴로 게재하는 것이며, 외부 칼럼은 본 협회의 공식 의견과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여러 블로그 독자들의 많은 구독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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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금연’ 하면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명하다. 골초 중의 골초로 하루에 다섯 갑을 피워댔다. 여러 차례의 금연 시도에도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심한 몸살로 일주일간 꼼짝 못 하고 앓아눕고 나서야 담배를 손에서 놓게 됐다. 외국 정치인 가운데 금연가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10대 후반부터 즐기기 시작해 30년 이상을 피웠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수차례 공개적으로 금연을 시도했으나 흡연의 유혹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결국엔 성공해 세계 제일의 금연운동가란 말을 듣고 있다.

 

조선 시대에도 흡연은 골칫거리였다. ‘국내 최초의 골초’라고 전해지는 인물은 조선 인조 때 대학자이자 우의정을 지낸 장유(張維)다.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도 없지만, 어전회의에서도 담배를 뻐끔뻐끔 피워 임금으로부터 금연 지시를 받기도 했다. 광해군은 신하들이 어전회의에서 담배를 너무 피워대자 흡연할 경우 처형하겠다며 금연을 명령했다. 숙종은 아예 전국에 금연령을 내렸다. 담뱃불로 관청은 물론 몇 개 마을이 잿더미가 되자 취한 조치다.

 

국립암센터가 제시한 암 예방 10대 수칙 중 첫 번째는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라’다. 지난해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자가 줄었다지만 여전히 애연가는 약 1000만 명이다. 성인 남성의 절반 정도, 여성의 10%가 흡연자다. 한 해 평균 6만 명이 흡연으로 사망한다. 하루 165명꼴이다. 흡연질환자에게 쓰이는 의료비만도 한 해 평균 10조 원이나 된다.

 

어떤 계기가 있어 단숨에 담배를 끊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 번의 실패 끝에 ‘갈 데까지 가보자’며 포기한 사람도 많다. 이들을 위한 ‘전문치료형 금연캠프’가 요즘 인기다. 4박 5일간 병원에 입원해야 하고 외출조차 못하는 데도 신청자가 몰린다. 100% 정부 지원으로 국립암센터를 비롯해 전국 18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금연캠프는 4박5일의 경우 한 달에 1~2회씩 15명 내외가 참가하며, 4박5일 시간을 낼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주말을 이용한 1박2일 단기 금연캠프도 실시한다. 금연치료뿐 아니라 폐 CT 등 정밀 건강검진도 해주니 일석이조다. 전문 치료와 집중심리상담을 통해 80% 이상의 성공률을 자랑한다. 금연 의지는 있으나 자력으론 끊지 못하는 흡연자들은 도전해 볼 만하다. 필자도 지난주 여름휴가를 이용해 다녀왔다. 성공 여부는 아직 더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코미디 황제’ 이주일 씨는 흡연으로 폐암 선고를 받고 이 한마디를 남기며 세상을 떠났다.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

 

문화일보 2016-09-02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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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전국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정식 허가를 받은 업체는 17곳. 하지만 무허가 업체는 그 10배도 넘는다고 한다. 처음 가본 사람들은 우선, 장례를 치르러 온 가족들이 너무 많아 놀라고, 사람 장례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염을 하고 고가의 수의를 입히고 입관 후 화장하는 모습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유골을 납골당에 보관하는 것은 기본. 평생을 함께하기 위해 유분으로 목걸이와 반지를 만드는 사람도 흔하다. 부고장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본인이야 슬픈 마음에 그러겠지만 ‘정승 집 개’가 죽은 것처럼 조문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해 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반려동물이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동통신업계는 사물인터넷(IoT)으로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함께 영상을 시청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교감할 수 있는 반려동물 전문방송이 송출을 시작했다. 금융권에서도 반려동물 시장을 잡기 위한 상품 출시가 한창이다. 은행과 카드사들은 이들에게 쓰는 비용을 할인해 주는 카드를 선보였다. 반려동물이 아프거나 사고 쳤을 때를 대비한 보험상품도 나왔다. 만 6세 이하 개를 가입 대상으로 1년 동안 상해 및 질병치료비, 배상책임손해를 보장해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도 발 벗고 나섰다. 정부는 최근 대통령 주재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반려동물 산업을 신산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경기도는 2018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여주에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조성키로 하고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작년 1조8000억 원이던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20년엔 6조 원에 달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려견 전용 유치원과 호텔, 카페와 미용실, 해수욕장까지도 인기다. 짐승보다 못한 사람 얘기가 현실이 될 정도로 반려동물 전성시대다. 향후 관련 산업은 더욱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두운 면도 있다. 반려동물 산업이 각광받고 있는 만큼이나 버려지는 반려견이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수용 시설은 늘 포화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유기견 수는 한 해 평균 6만 마리에 이른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버리는 인간 이기심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문화일보 2016-08-22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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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