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유리천장이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깨기 어려운 장벽’이다. 특히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유리천장이 많이 극복됐다지만, 국내 30대 그룹 중 올해 임원 인사를 마친 18개 그룹의 여성 승진자는 2.4%에 불과하다.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유리천장지수’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4년 연속 꼴찌다. 115년 노벨상 역사에서도 총 881명의 수상자 가운데 여성은 약 5%인 48명뿐이다. 남성 우월주의가 뿌리 깊게 박힌 탓이다.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유리천장을 깬 인물로 박순천 전 민주당 총재가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으로 5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야당 지도자로 맹활약했다.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도 빼놓을 수 없다. 비록 탄핵 사태로 빛이 바랬지만 민주주의 역사가 우리보다 훨씬 긴 미국과 비교해도 앞섰다. 미국의 경우엔 주요정당의 첫 여성 대통령 후보로 힐러리 클린턴을 배출했고, 매들린 올브라이트는 첫 여성 국무장관을 지냈다. 영국에서는 유럽 최초의 여성 총리를 지낸 마거릿 대처에 이어 26년 만에 여성 총리가 등장했다. 4선에 도전하고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 시대 가장 탁월한 지도자로 꼽힌다.

세계적으로는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국방부 장관에 여성이 기용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 국방부 장관에 여성이 발탁돼 화제가 됐으나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미 독일, 일본, 네덜란드, 스페인, 노르웨이 등의 국방부 장관이 모두 여성이다. 드론 등으로 전쟁 양상이 하이테크화하면서 근육을 쓰는 일보다 머리를 쓰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일까. 군인 출신 남성들보다 장관 직무를 더 잘 수행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견고하기만 했던 유리천장이 깨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임명되면 외교부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장관이 된다. 국가보훈처 사상 여성으로는 처음 임명된 피우진 처장도 있다. 이들이 성공해야 진정 유리천장을 뚫은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박 전 대통령처럼 실패하면 안 된다.


문화일보 2017-06-01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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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극한에 도전하는 인간 능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마라톤은 한계에 도전하는 대표적인 스포츠다. 마라톤에서 2시간은 극한을 상징하는 숫자. 최근 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지난해 12월 마라톤 풀코스 2시간 벽을 깨자는 취지에서 ‘브레이킹 2’(Breaking 2)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마라톤 1시간대 주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아디다스도 비슷한 목적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일 이탈리아 몬차의 자동차경주 트랙에서 흥미로운 실험이 시도됐다. 마라톤 레이스에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2시간 벽을 깨보자는 것. 이날 브레이킹 2 도전에서는 지난해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엘리우드 킵초게(34·케냐)를 비롯, 세계 최고의 마라토너 3명이 참가했다. 그중 킵초게가 42.195㎞ 풀코스를 2시간 25초에 완주해 26초가 모자라 아쉽게 ‘1시간대 주파’에는 실패했지만 신기록 달성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 공인 세계기록은 데니스 키프루토 키메토(33·케냐)가 2014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2분 57초.

‘브레이킹 2’ 측은 달리는 데 최상의 조건을 위해 오전 5시 45분에 출발하게 했다. 달리기에 가장 적합한 섭씨 10도의 기온과 습도에 맞춘 것이다. 게다가 나이키가 이 대회를 위해 특별 제작한 신발을 신고 일반 마라톤 코스와 달리 경사가 없는 평평한 트랙 2.41㎞를 17바퀴 반 돌게 함으로써 선수들의 기록 단축을 도왔다. 특히 엘리트 마라토너 30명으로 구성된 페이스메이커가 선수들 앞에서 삼각편대로 배치돼 맞바람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해줬고, 전동자전거를 이용해 물과 음료를 제공함으로써 선수가 물을 마시기 위해 속도를 줄이지 않도록 배려했다. 이 밖에 과학자·코치·영양사·의료진이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각별한 신경을 썼다. 그러나 릴레이 페이스메이커나 전동자전거를 이용한 급수는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이번 실험은 전 세계 마라토너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주목을 받았다. 비록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지 못한 세계신기록이지만 최적의 조건만 갖춰진다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리고 그런 기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류의 끝없는 도전 정신이다.

 

문화일보 2017-05-11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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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사람의 폐에 침투하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1급 발암물질이다. 날씨보다 미세먼지 농도를 더 자주 확인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게 된다. 미세먼지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재앙 수준이다. 1952년 영국 런던에서는 스모그로 인해 불과 나흘 새 4000명이 숨졌고 그 후유증으로 8000명이 더 희생돼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대기오염 상태가 세계 최악으로 알려진 인도 델리는 매년 1만5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죽음의 도시가 됐다. 중국에서는 한 해에만 67만여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선 후보들이 미세먼지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한 후보는 임기 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고 노후 경유차는 조기 폐차하거나 교체해 버리겠다고 한다. 또 다른 후보는 미세먼지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중국발 미세먼지를 한·중 정상외교의 핵심의제로 다루겠다고도 밝혔다. 특히 주목받은 공약은 스모그 프리 타워(Smog Free Tower) 도입이다. 공기 중의 먼지를 빨아들이고, 무공해 공기를 방출해 사람들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대형 공기 청정기다.

스모그 프리 타워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단 로세하르데의 작품이다. 베이징(北京)의 스모그를 본 후 아이디어를 얻어 스모그 프리 프로젝트를 시작, 지난해 10월 베이징에 설치했다. 높이 7m의 이 구조물은 주변 3만㎥ 지역의 공기를 약 60%까지 정화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효성 논란 때문에 이를 얘기한 후보는 그 내용을 공약집에서 슬그머니 빼놓았다. 대선 후보들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재원조달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부족해 공약(空約)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세계 각국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미세먼지의 원인 중 하나인 석탄 화력발전소와 노후 경유차 등은 줄이고 신재생·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 정책을 펼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중화된 세상이다. 실효성 있는 한국식 스모그 프리 프로젝트(Smog Free Project)를 조속히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공기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문제다. 

문화일보 2017-04-26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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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영화 ‘디스커넥트’(Disconnect·2012)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폐단을 소재로 다룬 화제작이다. 방송사 기자인 니나는 범죄조직이 미성년자인 카일을 이용해 인터넷 성인 화상 채팅을 통한 불법 성매매 실태를 취재한다. 취재 결과는 CNN을 통해 보도되면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다. 그러나 곧 카일은 종적을 감추고 만다. 기자는 구글 지도를 활용해 소년이 있는 곳을 찾아낸다. 이 영화는 강조한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전 세계 24억 명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으니 당장 SNS에서 탈퇴하라고.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사건을 해결한 실마리도 SNS, 즉 구글 지도 ‘타임라인’이다.

구글의 위치 정보 서비스인 타임라인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 계정을 등록하고 기능을 켜두면 GPS, Wi-Fi 등의 기록을 추적해 자신이 언제 어디에 있었는지를 지도상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 모든 지역을 서비스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해외 이동 경로까지 기록된다. 사용자의 위치가 지도상에 빨간 점으로 표시되고, 이동 경로와 이동수단까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구글은 최근 쇼핑센터, 식당, 카페, 마켓 등 다양한 업체에서의 입장 및 대기시간 등을 알려주는 타임라인 서비스를 추가했다. 위치, 영업시간, 전화 번호 등의 기본 정보뿐만 아니라, 손님이 붐비는 시간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편리한 기능이다. 이처럼 타임라인은 일상이 낱낱이 기록되는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시대의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타임라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재 원장의 3년 전 청와대 출입 사실도 알고 있었다. 최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서비스를 활용해 김 원장의 17차례나 되는 청와대 출입횟수를 밝혀내 주목을 받고 있다. 최신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수사 기법으로, 타임라인이 범죄를 추적하고 처벌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타임라인이 긍정적인 기능만 있는 건 아니다. 타임라인에서 알고 싶은 이의 ID를 넣고 행적 보기를 클릭하면 그가 언제 어디서 뭘 했는지 지도상에 훤히 표시된다. 타임라인은 사생활을 유린하고 위협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무서운 일이다. 인터넷 진화와 함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첨단기술의 발달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


문화일보 2017-04-14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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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인질극은 무고한 사람을 감금하고 생명을 위협하며 자기의 목적을 이루려고 벌이는 비열하고 잔악한 행위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인질극은 일명 ‘베슬란 학교 인질 사건’. 2004년 러시아 연방의 북(北)오세티야 공화국 도시 베슬란의 한 학교에 학생과 주민 등 1200여 명이 인질로 잡혔다. 러시아 내 ‘체첸’ 지역의 일부 독립파 반군들이 일으킨 것으로 구출과정에서 인질범과 러시아 병력 사이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무려 385명이 사망하고 7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스포츠가 악용된 사례도 있다.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비극이었던 1972년 뮌헨 올림픽이 대표적. 팔레스타인의 무장 조직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단이 묵고 있는 선수촌에 침입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감금하고 있는 2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며 이스라엘 선수 11명을 인질로 삼았으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선수 전원을 사살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이 사건은 2005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아 ‘뮌헨’이라는 영화로도 제작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가 차원의 인질 사태도 있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직후 정부의 지지를 받은 이란 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을 점거, 외교관과 직원 등 66명을 인질로 잡았다. 당시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독재자 무하마드 레자 팔레비 이란 국왕에게 암 치료를 명분으로 입국을 허용했던 게 발단이 됐다. 이란인들은 도피성 망명이라며 팔레비 국왕을 송환하고 그의 재산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인질들은 무려 444일 동안이나 잡혀 있어야 했다. 1980년 4월, 미군 특수작전부대가 ‘독수리 발톱’ 작전을 감행했으나 출동한 헬기가 충돌해 구출 요원 8명이 사망하는 바람에 비극으로 끝났다. 재선에 나선 지미 카터 대통령은 참패했다.

최근에는 국가가 대놓고 인질극을 벌이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했다. 북한이 말레이시아 국적자를 전원 출국 금지한 것이다. 체제 자체가 인질극의 주범이고 무대다. 북한 스스로 국가가 아니라 범죄 집단임을 다시 한 번 과시하는 셈이다. 핵탄두와 미사일, 그리고 생화학무기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런 집단과 마주하면서도 일부 정치세력은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개성공단은 즉각 재개하겠다고 한다. 나라는 누가 지킬 것인가.

문화일보 2017-03- 09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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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일본이 때아닌 ‘일자리 천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자리는 넘쳐나지만 일할 사람이 턱없이 부족한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 그래서 일본 취업시장에선 ‘오와하라(おわハラ)’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끝내라(おわれ)’는 뜻의 일본어와 괴롭힘을 뜻하는 영어(harassment) 합성어다. 구인난(求人難)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졸업 예정자의 취직 약속을 받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아 더 이상 구직 활동을 못하도록 방해하고 괴롭힌다는 의미다. 치졸할 만큼 인재 쟁탈전이 치열하다.

일본 재무성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74.7%, 대기업의 56.6%가 일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와 초고령화다. 특히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끌던 전후 1947∼1949년에 태어난 단카이(團塊) 세대가 2007년 이후 본격 은퇴하면서 생긴 현상이기도 하다. 또 엔화를 무제한 방출하여 경제를 살리겠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아베노믹스 때문으로 풀이하는 이도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청년 구직자에겐 기회가 되고 있다. 최근 일본 기업들이 여러 형태로 한국의 청년 구직자 채용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에다 영어 구사 능력이 뛰어난 것이 동남아지역 등 타 국가 청년들보다 인기 있는 배경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미국 내 일자리만큼은 확실하게 챙기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랜 경기침체에다 탄핵 정국 탓에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기업의 해외 진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 비정규직 일자리로 인한 취업 기피 등도 이유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8%로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청년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문제는 올해는 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스타트업 창업을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풀려고 했던 정부의 사업들은 탄핵 정국으로 개점휴업 상태다.

대선 주자들은 너도나도 일자리 창출을 외치지만 실효성 있는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회 역시 ‘일자리 법안’ 처리에 손을 놓고 있고, 정부도 재탕삼탕 대책만 내놓고 있을 뿐이다. 역사 왜곡에다 군사 재무장까지 나서는 아베 정권을 비난해야 하지만, 일자리 창출 의지와 능력만큼은 배워야 할 것 같다.

문화일보 2017-02- 23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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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화일보  

 

현수 조사팀장



새누리당이 당 쇄신작업의 일환으로 23일부터 나흘 동안 새 당명을 공모한다고 한다. 인터넷엔 벌써부터 ‘더불어 새누리당’ ‘새머리당’ 등 풍자 섞인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뿌리는 1990년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이뤄진 민주자유당. 그 뒤 신한국당, 한나라당을 거쳐 2012년부터 지금의 당명을 유지해 왔다. 연원을 따져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민주공화당,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자유당까지 올라간다.

야당의 당명 교체 역사는 더 잦다. 당원들조차 헷갈릴 정도다. 2002년 대선 승리 이후만 보더라도 각종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결별과 재결합을 반복했다. 15년간 10개나 되는 정당명이 명멸했다. 새천년민주당→민주당·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민주당→민주통합당→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등으로 간판을 바꾸었다. 쓸 만한 이름은 다 써버려서 새 이름을 찾기도 힘들 정도다.

공자는 “올바른 정치는 정명(正名)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명은 허울뿐이다. 선거 때만 되면 어지러울 정도로 이합집산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1948년 제헌국회가 출범한 이후 국회의원 후보를 낸 정당은 210여 개. 평균 수명은 2년 6개월이다. 1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한 정당은 손에 꼽을 정도다. 최장수 정당은 17년 5개월간 존속한 민주공화당. 그다음은 한나라당(14년 3개월), 신민당(13년 8개월) 순이다.

이에 비해 정치 선진국의 정당명은 짧게는 50년 길게는 200년을 바라본다. 미국의 공화당은 ‘워터게이트 사건’에도 당명을 바꾸지 않았다. 남북전쟁에 패했던 민주당도 200년 가까이 같은 이름을 지켰다.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 독일 사민당(SPD)도 100년이 넘도록 당명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집권당 자유민주당(自由民主黨)도 창당 이후 60년 넘게 이어져 왔다. 대만의 중국국민당(中國國民黨)도 1919년 창당 당시 당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될 수는 없다. 정강·정책과 인물은 그대로 둔 채 간판만 바꾼다고 새로운 정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툭하면 교체하는 정당명.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으로 감흥도 없다. 무엇보다 특정 정치인에게 좌지우지되는 행태가 문제다. 패거리 정치의 원인인 계파주의가 먼저 청산돼야 할 것이다.

문화일보 2017-01- 24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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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화일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임기 8년을 마무리하는 대국민 ‘고별 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에서 “인생을 살아오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면 비범한 일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은 적이 수없이 많다”며 단합을 호소했다. 이 연설을 듣기 위해 혹한에도 신청자가 몰리는 바람에 입장권이 배포 2시간 30분 만에 동났고 인터넷 경매에서 1장당 300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관심이 폭발적이었다.

고별 연설은 1796년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이후 백악관을 떠나는 미국 대통령의 오랜 전통이다. 역대 대통령 고별 연설 가운데 미국 국민은 ‘명연설’로 조지 워싱턴의 연설을 꼽는다. 그는 당쟁과 파벌주의를 경고했고, “모든 나라와 화평하고 자유로이 교역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온건한 방법으로 상업의 흐름을 넓히고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0년이나 지난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61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고별 연설도 명연설로 꼽힌다. 그는 “군부 세력과 군수산업 세력에 의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에 맞서야 한다”면서 “잘못된 권력이 재앙에 가까울 만큼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국익은 개인의 이익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유명한 고별 연설을 마치고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안이 가결된 지 4일 만에 사임했다. 

임기 말임에도 무려 50%를 웃도는 지지율을 보일 만큼 많은 국민이 오바마의 퇴장을 아쉬워하고 있다. 이처럼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이례적인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 비결은 뭘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집권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부패와 스캔들이 없었던 것도 이유겠지만 무엇보다도 국민과 함께하는 ‘소통 능력’이다. 그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안)’ 추진을 위해 의회를 찾아가 입법을 반대하던 야당 의원들을 일일이 설득해 지지를 이끌어냈다.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로 국민과 정적들의 마음을 다독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바마의 고별 연설이 있던 날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에 대한 부실한 답변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해 서글픔마저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불행하게 임기를 마쳤다. 우리는 국민이 원하는 고별 연설을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

문화일보 2017-01- 11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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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사기자협회

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2017년은 60간지 상 34번째인 정유년(丁酉年)이다. ‘정(丁)’이 붉은 색을 뜻해 ‘붉은 닭’의 해다. 물론 정유년은 음력 기준이니 정확히는 오는 28일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 닭은 인간에게 유익한 동물 중 하나다. 식량원으로 유용할 뿐만 아니라 아침마다 일정한 시각에 울기 때문에 옛날 사람들에겐 시계 역할도 했다. 달걀은 세계 공통의 식재료다. 어느 나라를 가도 계란 요리는 비슷하다. 그런데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닭이 최악의 수난을 당하는 가운데 정유년을 맞게 됐다. 양계농가는 살처분으로, 국민은 계란 품귀로 고통을 겪고 있다. 닭에게도, 사람에게도 두루 안타까운 일이다.

역사적으로 정유년에 발발한 가장 큰 사건은 1597년의 ‘정유재란(丁酉再亂)’과 1897년 대한제국 설립이다. 두 가지 모두 역사에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을 많이 남겼다. 일본의 1차 침략전쟁인 임진왜란 6년간보다, 2차 전쟁인 정유재란 1년간의 피해 규모가 더 컸다. 양란으로 목숨을 잃은 백성이 무려 100만 명이 넘고 국토는 황폐해졌다. 임금 선조는 백성이 왜군에게 무자비한 살육을 당하는 시점에도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도망 다니기에 급급했다. ‘징비록’을 읽어보면 ‘나라도 아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대한제국 역시 무너져가는 조선 왕조의 몸부림으로 곧 망국과 식민지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이번에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 국회에서는 탄핵소추가 의결됐고, 헌법재판소가 3월쯤 심판을 내릴 것이다. ‘정유탄핵’의 기록을 남길까.  

그래도 정유년에는 희망을 얘기해야 한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오듯, 우리 국민은 늘 역경을 헤쳐나왔고, 오늘의 자유와 번영을 일궜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은 원균 일당에게 모함당해 관직을 박탈당하고 옥사에 갇혔어도 어느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정유재란이 터지자, 다시 선조의 부름을 받고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 각오로 싸웠다.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군을 맞아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고, ‘노량해전’에서 최후를 맞이한 이순신 같은 난세의 영웅은 지금 보이지 않는다.

닭의 울음소리는 어둠 속에서 새벽을 알리며 만물의 영혼을 일깨운다. 새해는 암흑과 혼돈을 걷어내고 국태민안(國泰民安)의 해가 되길 소망한다. 

문화일보 2017-01-01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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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해녀는 제주도의 상징이고, 해녀의 원조는 제주도다. 세계에서 산소통 없이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해산물을 채취하는 여성은 한국 해녀와 일본 해녀인 아마(海女)뿐이다. 제주 해녀는 19세기 말엔 부산 등 한반도 남쪽은 물론 일본, 중국 다롄(大連)과 칭다오(靑島),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진출했다고 한다. 조선 인조(1623∼1649) 때 제주 목사가 남녀가 함께 바닷속에서 조업하는 것을 금지하기까지 해녀들은 해남(海男)들과 함께 물질했다. 이후 점차 해남들이 사라져, 현재 7명만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전의 해녀복도 1970년대 초 일본에서 일명 ‘고무 옷’이라고 불리는 지금의 검은색 잠수복으로 대체되면서 작업환경도 나아졌다.

제주 해녀와 일본 아마의 차이점은 제주 해녀가 스티로폼 등으로 만든 부력 도구에 무거운 돌을 매달아 고정한 뒤 조업하는 데 반해 아마는 부부가 2인 1조로 물질하는 게 특징. 일본으로 출가한 제주 해녀들에 따르면 월평균 5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데다 전문직으로 대접받고 있다고 한다. 반면 제주 해녀는 연평균 수익이 500여만 원에 불과하다. 반농반어로 한 달에 10∼15일 조업에 나서는 데다 감귤 수확철엔 과수원 일에 매달린다.

‘제주해녀문화’가 지난 1일 일본의 ‘아마’를 제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이를 기념해 제주 해녀의 삶과 문화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특별전을 오늘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연다. 오는 10∼11일엔 제주해녀문화를 모티프로 한 영화 전도연 주연의 ‘인어공주’와 윤여정 주연의 ‘계춘할망’ 무료 상영회도 연다.

하지만 1965년 2만3081명에 달하며 최고 전성기를 누렸던 해녀 수는 지난해엔 4337명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85.7%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10년 이내에 지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시대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긴 하지만, 머지않아 명맥이 끊어질 수도 있다. 일본 정부는 아마를 해녀의 원조라고 세계에 알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자칫 ‘김치와 기무치’처럼 될 수도 있다. 기왕 인류의 유산으로 지정됐으니, 제주 해녀가 인류의 문화를 더 풍부하게 하는 모습으로 오래오래 남아 있도록 연구 사업과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

문화일보 2016-12-06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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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사기자협회

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