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극한에 도전하는 인간 능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마라톤은 한계에 도전하는 대표적인 스포츠다. 마라톤에서 2시간은 극한을 상징하는 숫자. 최근 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지난해 12월 마라톤 풀코스 2시간 벽을 깨자는 취지에서 ‘브레이킹 2’(Breaking 2)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마라톤 1시간대 주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아디다스도 비슷한 목적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일 이탈리아 몬차의 자동차경주 트랙에서 흥미로운 실험이 시도됐다. 마라톤 레이스에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2시간 벽을 깨보자는 것. 이날 브레이킹 2 도전에서는 지난해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엘리우드 킵초게(34·케냐)를 비롯, 세계 최고의 마라토너 3명이 참가했다. 그중 킵초게가 42.195㎞ 풀코스를 2시간 25초에 완주해 26초가 모자라 아쉽게 ‘1시간대 주파’에는 실패했지만 신기록 달성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 공인 세계기록은 데니스 키프루토 키메토(33·케냐)가 2014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2분 57초.

‘브레이킹 2’ 측은 달리는 데 최상의 조건을 위해 오전 5시 45분에 출발하게 했다. 달리기에 가장 적합한 섭씨 10도의 기온과 습도에 맞춘 것이다. 게다가 나이키가 이 대회를 위해 특별 제작한 신발을 신고 일반 마라톤 코스와 달리 경사가 없는 평평한 트랙 2.41㎞를 17바퀴 반 돌게 함으로써 선수들의 기록 단축을 도왔다. 특히 엘리트 마라토너 30명으로 구성된 페이스메이커가 선수들 앞에서 삼각편대로 배치돼 맞바람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해줬고, 전동자전거를 이용해 물과 음료를 제공함으로써 선수가 물을 마시기 위해 속도를 줄이지 않도록 배려했다. 이 밖에 과학자·코치·영양사·의료진이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각별한 신경을 썼다. 그러나 릴레이 페이스메이커나 전동자전거를 이용한 급수는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이번 실험은 전 세계 마라토너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주목을 받았다. 비록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지 못한 세계신기록이지만 최적의 조건만 갖춰진다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리고 그런 기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류의 끝없는 도전 정신이다.

 

문화일보 2017-05-11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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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가 아니다

 

 

▲ 오승건 前 한국소비자원 부장 ⓒ SR타임스

 

 

실수하거나 실패한 뒤에는 크고 작은 아픔이 따른다. 조심하지 않아 잘못하는 것이 실수, 일을 잘못해 그르치는 것이 실패다. 실수와 실패는 어쩌면 성공의 또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듯, 성공의 빛은 실수와 실패의 그림자를 거느린다. 실수와 실패를 모르고 성공할 수가 없다. “한 번 실수는 병가(兵家)의 상사(常事)”,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유명한 격언이 그것을 증명한다.
 
한 번 실수는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두 번 실수는 패가망신에 이르기 쉽다. 실수와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같은 실수는 두 번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지만 실패도 하루아침에 찾아오지 않는다.

성공과 실패의 결과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가지 신호가 온다. 그러한 신호를 잘 감지하기만 해도 대처 가능한 시간과 방법은 충분하다. “방귀가 잦으면 똥 싸기 쉽다”는 적나라한 우리나라 속담이 그것을 증명한다.
 
민망스러운 방귀의 신호를 제대로 읽으면 낯선 곳에서도 큰 변을 당하지 않는다. 쾌적한 화장실에서 대변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지진이 나기 사나흘 전 지진을 감지해 위험에 대처하는 물고기도 있다. 홍수가 나기 전에는 쥐떼가 먼저 움직인다.

유비무환의 실패학
 
성공학이 있듯이 실패학도 있다. 노동재해 분야에서 실패의 발생확률을 연구한 하인리히는 ‘1:29:300의 법칙’을 완성했다. 즉 한 건의 중대재해 속에는 29건의 작은 정도의 재해가 있고, 그 속에는 인명피해는 없지만 깜짝 놀랄 만한 300건의 사건이 있다는 것이다.
 
실패학을 연구하는 일본의 하타무라 요타로는 “한 건의 신문기사로 실릴 만한 설계의 실패 속에는 29건의 소소한 클레임 정도의 실패가 있고, 그 속에는 300건의 좋지 않다고 생각되는 미리 인식된 잠재적 실패가 있다”는 것을 연구했다. 그는 사회적 차원에서 실패를 살리는 시스템이 조직될 수 있다면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될 것이고 확신하면서 실패학을 연구해 전파한다.
 
한 번의 실패는 영국 최고의 은행도 순식간에 무너뜨렸다. 1995년 영구 최고의 은행인 베어링스를 파산시킨 사람은 당시 나이 서른도 되지 않은 닉 리슨이었다. 런던가 빈민가 출신으로 고졸 학력인 닉 리슨은 베어링스은행 싱가포르지점에 파견돼 고위험 파생금융상품 거래에 손을 대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1993년 닉 리슨은 싱가포르지점 수익의 20%를 혼자서 벌어들이는 등 높은 성과를 올려 초고경영자의 신임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몇 년 뒤 투자실패로 14억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 손실을 입혀 232년 전통의 명문 베어링스은행을 도산시켰다.
 
불법주식 거래로 은행을 파산시킨 닉 리슨은 3년 6개월의 감옥생활 끝에 석방됐고, 그는 유명강사로 초빙을 받았다. 성공한 것이 아니라 실패했기 때문에. 14억 달러짜리 거대한 실패경험을 수십만원 혹은 수백만원의 강연료로 아주 저렴(?)하게 공유할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 타산지석으로 삼으려는 기업체가 많고 예방주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생은 실수와 실패의 연속이다. 실수와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실패한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실수와 실패는 중요한 사회적 자산이다. 나의 실패가 다른 사람에게는 실패에 이르지 않게 하는 신호등이다.
 
성공자의 말 vs 바보의 말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안 한다”, “못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우리는 사실 자기가 어떤 말을 하고 사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떤 말을 하는지 한시간만 녹음해 들어보라. 깜짝 놀랄 것이다. 긍정적인 말보다는 부정적인 말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성고한 사람들이나 부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과 바보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은 다르다. 당신은 문제가 생기면 “이쯤이야!”라고 외치는 가, 아니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라고 중얼거리는가. 문제가 없는 삶이 도리어 문제다.
 
고 정주영 회장은 직원들이 “그것은 불가능하다”, “안 된다”고 변명을 늘어놓을 때 “해보기나 했어?”하고 호통을 쳤다. TV광고에도 나온 것처럼 정 회장은 울산 미포만의 사진과 거북선이 인쇄된 지폐를 가지고 외국인 선주를 설득시켜 계약을 따냈다.
 
실패자들은 해보지도 않고 안 되는 이유를 수십 가지 늘어놓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은 왜 가능한지 생각한다. 안 되면 될 때까지 행동한다.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른 방법으로 도전한다.
 
‘이미 늦은 때’란 없다
 
보통사람들은 늦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지만 성공자들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 시작한다. KFC의 창업자 커넬 샌더스는 65세 때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닭튀김을 만들자”라는 목표를 정하고 3년 넘게 전국을 돌아다녔다. 무려 1009곳에서 거절당하고 1010번째 찾아간 레스토랑에서 첫 계약을 따냈다.

 

 

< 출처 : SR타임스 >

 

 

이렇게 출발한 KFC는 전 세계 80여 개국에 1만 3300여곳의 매장을 가진 세계적인 프랜차이즈기업으로 성장했다. KFC에 가거든 가게 앞에 서 있는 뚱뚱한 샌더스 할아버지의 도전정신을 배워라. 시작하기에 늦은 때란 없다.
 
성공은 자기가 믿는 만큼 이룬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나쁜 결과가 생기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은 결과를 낳는다. 마음밭에 희망과 긍정의 씨를 뿌려라.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은 농사 이야기를 넘어서는 교훈을 담고 있다. 운명을 만드는 생각의 씨, 말의 씨는 종자 값이 들지 않으므로 많이 뿌릴 수 있다. 무제한 공짜다.
 
좋은 생각, 좋은 말이 당신의 미래를 만든다. 성공하고 행복해지고 싶으면 행복의 말, 긍정의 말과 친해져라. 오늘 힘들더라도 세상을 탓하지 마라. 세상은 우리를 가진 적도 없으므로 버리지도 않는다. “지금 당장 해보자”, “제게 맡겨 주세요”, “별 것 아니네”, “그 쯤이야 나는 할 수 있어” 같은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말을 생활화하라.
 
컴퓨터 초기화면과 휴대폰 초기화면에 긍정적인 말을 설정해 하루에도 수십 번 보고 또 보라. 어느 순간 성공마인드, 부자마인드로 무장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최근까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전문위원  osk@kca.go.kr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이 칼럼은 에스알(SR)타임스와 콘텐츠 제휴로 게재하는 것이며, 외부 칼럼은 본 협회의 공식 의견과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여러 블로그 독자들의 많은 구독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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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사람의 폐에 침투하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1급 발암물질이다. 날씨보다 미세먼지 농도를 더 자주 확인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게 된다. 미세먼지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재앙 수준이다. 1952년 영국 런던에서는 스모그로 인해 불과 나흘 새 4000명이 숨졌고 그 후유증으로 8000명이 더 희생돼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대기오염 상태가 세계 최악으로 알려진 인도 델리는 매년 1만5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죽음의 도시가 됐다. 중국에서는 한 해에만 67만여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선 후보들이 미세먼지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한 후보는 임기 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고 노후 경유차는 조기 폐차하거나 교체해 버리겠다고 한다. 또 다른 후보는 미세먼지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중국발 미세먼지를 한·중 정상외교의 핵심의제로 다루겠다고도 밝혔다. 특히 주목받은 공약은 스모그 프리 타워(Smog Free Tower) 도입이다. 공기 중의 먼지를 빨아들이고, 무공해 공기를 방출해 사람들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대형 공기 청정기다.

스모그 프리 타워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단 로세하르데의 작품이다. 베이징(北京)의 스모그를 본 후 아이디어를 얻어 스모그 프리 프로젝트를 시작, 지난해 10월 베이징에 설치했다. 높이 7m의 이 구조물은 주변 3만㎥ 지역의 공기를 약 60%까지 정화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효성 논란 때문에 이를 얘기한 후보는 그 내용을 공약집에서 슬그머니 빼놓았다. 대선 후보들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재원조달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부족해 공약(空約)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세계 각국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미세먼지의 원인 중 하나인 석탄 화력발전소와 노후 경유차 등은 줄이고 신재생·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 정책을 펼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중화된 세상이다. 실효성 있는 한국식 스모그 프리 프로젝트(Smog Free Project)를 조속히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공기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문제다. 

문화일보 2017-04-26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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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질구질한 일상 vs 아름다운 사기

 

 

 

▲ 오승건 前 한국소비자원 부장 ⓒ SR타임스

 

 

 

덫도 진화를 거듭해 포르노가 덫으로 사용되는 시대다. 춘화 혹은 외설문학으로 번역되는 포르노그래피는 생명력이 강하다. 인간의 성적 욕망에 맞닿아 있기 때문인데, 조선시대에도 춘화도가 유행했다. 구석기시대에도 포르노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포르노의 유적이 동굴벽화로 남아 있지 않다면 아마 훼손 됐거나 아직 발굴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포르노는 현대에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한다. ‘섹시함’은 고객을 끌어모으는 가장 확실한 요소다. 선정적인 문구로 호객행위를 하는 이메일이 하루에도 수 십통씩 쌓인다. 기업은 시청자의 눈길을 잡으려고 ‘방송가(可)’와 ‘방송불가(不可)’의 선을 오가면서 섹슈얼한 광고를 만들어 뿌린다.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낱말의 뜻도 바뀌지만 기준도 변한다. ‘섹시하다’는 말을 최고의 칭찬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시대가 바뀌었다. 이제 섹시하다는 뜻은 성적인 범주를 넘어 다른 분야로까지 의미가 확장돼 사용된다.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 것’이 섹시한 것으로 통한다.


 
섹시한 유혹을 경계하라



섹시하게 다가오는 사람이나 광고를 조심하라. 섹시한 것에 눈길을 주지 않으면 본전은 건진다. 최소한 피해는 입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마음을 움직이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선수들은 재빠르게 그것을 파악해 포장한다. 저금리시대에는 “투자하면 쉽게 큰 돈 벌수 있다”는 매력적인 말로, 실업자에게는 “직장 알선”으로, 한 푼이라도 가계에 보태려는 주부에게는 “목돈 부업”으로, 신용불량자의 위기에 빠진 사람에게는 “쉬운 대출”로 섹시하게 유혹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구인광고 또한 섹시하게 포장하는 사기꾼들이 활개를 친다.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요즘에는 취업을 미끼로 하는 섹시한 사기가 성행한다. 구인광고를 보
고 찾아 온 사람을 면접장으로 유인하고, 한쪽에서는 보관해 둔 구직자의 가방에서 신용카드를 몰래 꺼낸다. 이처럼 구직자를 두 번 섹시한 사기에 당하는 사람이 많다.

 

 

< 출처 : SR타임스 >

 

주부를 대상으로 한 아르바이트 사기는 고전에 속한다. 카드 색칠하기, 워드 입력 등 아르바이트 제공은 미끼이고 주부들을 끌어들여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다. 보증금을 내라거나 물품을 구입하라는 전제조건을 내거는 것이다. 부업이나 아르바이트를 내세우는 것은 사람들이 그런 섹시한 포장에 쉽게 현혹되기 때문이다.
 
행복해지고 싶은가? 섹시한 것을 멀리 하라. 건강한 상식이 통하는 일반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섹시한 이야기, 대박 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면 일상은 구질구질하게 느껴진다. 상대적 빈곤감에 빠지기 쉽다.
 
구질구질한 생활과 아름다운 사기 사이에서 우리는 날마다 유혹을 당한다. 항상 사기 쪽이 더 화려하고, 눈길이 더 가기 때문이다. 사실이 아니므로 선정적이고, 책임을 질 생각이 없기 때문에 가격을 후려쳐 싸게 판다.
 
욕심이 끼어들면 사기를 당할 확률이 높아지고, 사기를 당하면 보상받을 방법이 별로 없다. 구질구질하고 땀이 밴 생활을 사랑하라. 행복한 소비생활은 유혹당하지 않는 습관에서 출발한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최근까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전문위원  osk@k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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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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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영화 ‘디스커넥트’(Disconnect·2012)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폐단을 소재로 다룬 화제작이다. 방송사 기자인 니나는 범죄조직이 미성년자인 카일을 이용해 인터넷 성인 화상 채팅을 통한 불법 성매매 실태를 취재한다. 취재 결과는 CNN을 통해 보도되면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다. 그러나 곧 카일은 종적을 감추고 만다. 기자는 구글 지도를 활용해 소년이 있는 곳을 찾아낸다. 이 영화는 강조한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전 세계 24억 명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으니 당장 SNS에서 탈퇴하라고.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사건을 해결한 실마리도 SNS, 즉 구글 지도 ‘타임라인’이다.

구글의 위치 정보 서비스인 타임라인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 계정을 등록하고 기능을 켜두면 GPS, Wi-Fi 등의 기록을 추적해 자신이 언제 어디에 있었는지를 지도상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 모든 지역을 서비스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해외 이동 경로까지 기록된다. 사용자의 위치가 지도상에 빨간 점으로 표시되고, 이동 경로와 이동수단까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구글은 최근 쇼핑센터, 식당, 카페, 마켓 등 다양한 업체에서의 입장 및 대기시간 등을 알려주는 타임라인 서비스를 추가했다. 위치, 영업시간, 전화 번호 등의 기본 정보뿐만 아니라, 손님이 붐비는 시간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편리한 기능이다. 이처럼 타임라인은 일상이 낱낱이 기록되는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시대의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타임라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재 원장의 3년 전 청와대 출입 사실도 알고 있었다. 최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서비스를 활용해 김 원장의 17차례나 되는 청와대 출입횟수를 밝혀내 주목을 받고 있다. 최신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수사 기법으로, 타임라인이 범죄를 추적하고 처벌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타임라인이 긍정적인 기능만 있는 건 아니다. 타임라인에서 알고 싶은 이의 ID를 넣고 행적 보기를 클릭하면 그가 언제 어디서 뭘 했는지 지도상에 훤히 표시된다. 타임라인은 사생활을 유린하고 위협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무서운 일이다. 인터넷 진화와 함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첨단기술의 발달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


문화일보 2017-04-14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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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조사기자협회는 1987년 국내의 신문, 방송, 통신사의 조사, 정보, 자료, DB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기자들의 모임으로 출범하여, 2009년 회원들의 연구활동에 기초한 신문 및 방송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재출범하였으며, 언론공익활동으로 신문논술대회, 조사연구 발간, 세미나·토론회, 보도연감 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언론단체입니다

보이지 않는 '돈테크'

 

 

 

▲ 오승건 前 한국소비자원 부장 ⓒ SR타임스

 

 

세상에는 두 가지 유형의 돈이 있다. ‘보이는 돈’과 ‘보이지 않은 돈’이 그것이다. 보이는 돈은 말 그대로 현금이다. 보이지 않는 돈은 사용할 수는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신용카드・사이버머니・포인트 같은 것을 말한다. 부자가 되려면 보이는 돈을 관리하는 능력과 더불어 보이지 않는 돈을 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흔히 보이지 않는 돈은 가볍게 여겨 쉽게 사용한다. 현금을 사용하는 것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마음의 부담이 훨씬 덜하다. 그래서 부자들은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말고 현금을 사용하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물건을 사러 갔다가도 현금을 지급하려고 보면 아까워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 출처 : SR타임스 >

 

 

신용카드가 주는 혜택을 꼼꼼히 체크하라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격언은 신용카드에도 해당된다. 본인이 사용하는 신용카드의 기능을 꿰고 있어야 한다. 신용사회를 상징하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혜택을 제대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생활을 하면서도 지식과 정보를 갖춰야 한 푼이라도 적립하고 아낄 수 있다.


 

신용카드는 사용 목적에 맞게 선택해야 살림에 보탬이 된다. 신용카드에 관해 종합적인 정보를 주는 사이트나 신용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살펴보는 것은 기본이다. 현금수수료율도 카드사별로 다르므로 선택하기 전에 비교해야 한다.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각종 수수료율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신용카드 종류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새로운 기능이 부가된 신용카드 또한 계속 출시된다. 모바일카드, 여성 정용카드, 정유사 제휴카드, 백화점 제휴카드, 교통카드 등 다양하다. 놀이공원에 자주 가는 사람은 놀이공원 무료카드, 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은 영화할인 혜택이 많은 카드가 안성맞춤이다.

 

패밀리레스토랑이나 커피전문점에 자주 가는 사람은 그쪽 방면으로 특화한 신용카드를 신청하면 상당한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제휴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20% 정도 할인해주므로, 내게 맞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재테크가 가능하다.

 

 

보이지 않는 돈은 시각화하라


 

사이버머니는 돈을 주고 살 수도 있지만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것들도 있다.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 사용실적에 따라 포인트가 적립된다. 어는 정도 포인트가 쌓이면 현금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주유카드나 이동통신사 멤버십카드도 사용실적에 따라 포인트가 적립된다. 또한 동네 슈퍼마켓에서 발급하는 쿠폰도 모으면 돈이 된다.

 

똑같이 물건을 사고도 사이버머니나 마일리지를 모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푼돈이라며 코웃음 치는 사람도 있다. 사이버머니를 모으면 티끌 모아 태산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마케팅 측면에서 이해하면 재테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보이지 않은 사이버머니와 포인트를 적립할 때는 시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몇 점이 적립되면 무엇을 받을 수 있고, 어느 정도 쌓여야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마일리지나 포인트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멸되는 것도 있어 애써 모은 포인트가 증발되는 경우도 생긴다. 포인트를 제때 사용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신용카드사나 이동통신사 등이 제공하는 각종 포인트의 활용 가능성을 높여주는 사이트도 있다. 포인트 통합 사이트와 교환사이트다. 이런 사이트를 이용하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포인트를 한데 모아 상품을 구입할 때 결제가 가능하다. 그동안 적립한 특정 포인트가 적어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불편함을 어느 정도 덜 수 있다.

 

포인트 통합 사이트는 포인트 아울렛과 다음(Daum) 폼카드가 대표적이고, 포인트 교환사이트로는 넷 포인트・포인트 뱅킹・포인트 파크 등이 있다. 일부 사이트는 소정의 수수료를 떼고 통합 포인트나 마일리지로 전환해준다.

 

돈을 들이지 않고도 모을 수 있는 포인트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모아야 한다. 포인트나 마일리지가 어는 정도 쌓여 있는지 그래프로 표시해 붙여 두면 확실하게 시각화된다. 눈에 보이는 것은 쉽게 잊어버리지 않는 법이다.

 

반대로 보이지 않으면서 지출되는 신용카드 같은 것은 사용할 때 더 신중해야 한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지갑에서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처럼 뜨끔할 수 있도록 상상해야 한다. 휴대폰 소액결제가 필요할 때는 최소한도로 설정하는 것이 차선책이다. 최선책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돈이라는 느낌을 가지지 못하고 숫자로만 표시되는 사이버머니는 낭비할 여기자 많다. 때로는 불편하게 사는 지혜도 필요하다. 편리하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신용카드가 금융채무불이행자를 양산하는 데 일조한 것처럼 말이다.

 

돈을 모으는 데도 시각화가 필요하지만 꿈을 실현하는 데도 시각화가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금액을 숫자화하고 형상화하라. 기록해서 보이는 곳에 두고 날마다 각인시켜라.

 

상상력과 시각화의 적절한 활용은 꿈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다. 재테크에도 상상력과 시각화를 활용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는다. 보이지 않는 돈테크의 핵심은 사용할 때는 불편하게, 모을 때는 성취의 기쁨을 맛보는 것이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최근까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전문위원  osk@kca.go.kr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칼럼은 에스알(SR)타임스와 콘텐츠 제휴로 게재하는 것이며, 외부 칼럼은 본 협회의 공식 의견과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여러 블로그 독자들의 많은 구독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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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기도 서럽거늘, 일까지 하실까’

 

 

▲ 이대현

 

 

'이고 진 저 늙은 이 짐 벗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니 돌인들 무거울까/ 늙기도 서럽거늘 짐조차 지실까’                        

조선 송강 정철의 시조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노인들의 삶은 이렇게 무겁고 서럽다. 늙어서도 짐을 벗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신세인가 보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75세 이상 고용률이 2015년 기준으로 17.9%로 5년째 OECD 25개국 가운데 1위다. 그야말로 노인인 75세 이상 열 명 중 두 명은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2위인 멕시코(17.0%)와 비슷 하지만, 일본(8.3%)의 2배이다. 덴마크는 아예 한명도 없다. 65세 이상 고용률도 30.6%로 2위에, OECD 평균(13.8%)의 두 배가 넘는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쉬어야 하는 나이에도 일을 해야 하는 우리나라 노인들. 아무리 고령화 사회에 노동연령이 늘어나고, 일하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떠들어대지만, 그것이 연금 수입도 없고, 가진 돈도 없어 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면 서글프다.

 

 

< 출처 : SR타임스 >

 

 

OECD 회원국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약 50%로 압도적 1위인 나라. 그나마 일자리라고 해봐야 경비, 미화원, 택배원, 활동보조인, 가사도우미 등 단순 노무직이 85.4%이다. 아니면 풀 뽑기나 휴지 줍기 같은 공공근로로 주 15시간에 월 30만원 남짓 받는다 이런 현실에서 ‘100세 인생’을 마냥 축복이라고 좋아해야 할까. 기초연금을 월 30만원으로 올린다고 “이젠 쉬세요”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 짐을 대신 받아줄 젊은이들도 자기 일이 없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있다.

참, 어렵다. 한쪽에서 젊은이들이 일ㅈ바리가 없어 신음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노인들이 ‘이고 진 짐을 벗지 못해 노구를 이끌고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하니. 그러다가 다치거나 병이라도 덜컥 나면. 죽는 것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죽기까지 살아야 할 날들과 겪어야 할 고통과 비참함이 더 무섭다는 우리나라 노인들.

이들을 위해 박근혜 정부가 2013년 ‘노인 일자리 확대’를 국정과제로 삼아 매년 4만6,000개의 일자리를 늘렸다고 하지만 보수는 최저임금에도 한참 못 미치는 제자리걸음이었다. 내용 보다는 오로지 숫자 늘리기 생색내기에 치중한 결과다. 더구나 지난해부터 노인일자리 사업의 공익활동을 근로가 아닌 자원봉사로 명시해 맘 놓고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그들의 노동을 착취하는 '노인 열정페이'까지 등장하고 있으니. 그래도 그들은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다른 일자리를 찾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사실상 자녀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데도 부양의무자제도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인정받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영화 제목처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는 것일까. 선거 때마다 표를 위해 노인을 위한 복지를 요란하게 외친다. 그런데도 여전히 빈곤과 열악하고 저임금의 노동에 매달려야 하는 노인들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다. 사회복지를 늘리고, 일하고 싶은 노인들에게는 단순 노무직이 아닌 자신의 경험과 연륜을 살리면서도 육체적으로 무리하지 않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 공공사업근로든 민간 일자리든 그들의 보수를 최저임금이나 물가에 연동해 최저 생계를 보장하는 것.

말은 쉽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부 혼자만 ‘복지’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업과 가정, 사회공동체 모두가 함께 희생하고 나누지 않으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거창하게 효니, 어른 공경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 멀지 않아 바로 내가 살아야 할 곳이다.

이대현 주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guriq@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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