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날갯짓 그리고 평화의 바벨탑

 

김일수 고려대학교 정치학과

 

 

그리스신화 속 이카루스는 태양을 쫓아가다 결국은 날개가 녹아버려 죽고만다. 이 일화는 현실이 전제되지 않은 무조건적인 이상추구가 어떤 것임을 잘보여준다. 평화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저명한 국제정치학 교수인 강성학은 평화를 바벨탑에 비유하였다. 인간은 평화를 추구하지만, 그것은 바벨탑과 같이 이룰수 없는 불가능의 역역이기 때문이다. 필로폰네소스 전쟁사 속의 밀로스인은 강대국인 아테네에게 감성과 평화를 내세우며 호소하지만 그들은 비참한 말로로 맡게된다. 이처럼 국제정치는 철저히 힘의 논리의 의해 지배되지 이상과 철학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제주해군기지의 문제점을 보면서 아직도 이를 반대하는 진보세력은 이런 국제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면제를 이해하지 못한듯보인다. 한국진보정치를 평생연구해온 최장진 교수의 말처럼 민주화이후의 진보정치는 정당민주주의라는 제도적 틀 속에서 제도화되지못한채 파로스와 정치적레토릭 그리고 민족주의라는 낡은틀안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결여된 현실의식 속에 갇혀있다. 그들은 태양의 뜨거움을 모르는 이카루스와 같다.

 

물론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강정마을의 삶의 터전이 무너지고, 뒤에 있을 환경문제는 안타까운 일이다. 평생의 삶의 터전을 잃는 것은 그 개개인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러나 문제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한 주체가 마을주민들이 아닌, 평화운동가, 진보세력들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강정마을이 진보와 보수의 거대한 투쟁의 장이 된 것은 아니었다. 노무현정부때 해군기지가 건설될 당시에는 주민들의 반대와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합당한 수준의 토지보상대책과 이주대책을 제시하였고, 해군과 강정마을 주민들 사이에는 우호적인 관계가 지속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평택미군기지 건설반대 투쟁 후 많은 진보운동가들이 강정마을에 들어섰고, 지금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말한다.“평화의 섬 제주를 정치적으로 재단하지 말라고..신음하는 바위소리가 들리지 않냐고..” 하지만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쪽은 그들이다. 단순히 지역사회에서 해결할 수 있는 현안을‘전쟁반대’,‘이명박 정권의 건설사업’,‘나쁜정권’이라는 정치적 수사를 남발하며, 이 문제를 가장 정치적으로 만들었다. 사실상 구럼비바위는 반대를 위한 반대이며, 그들은 또다른 논리를 들고나올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필자가 내가 우려하는 바는 이런 진보세력들의 동떨어진 현실인식이다. 이번에 폭행시비에 휘말린 문정현신부는 과거 평택미군기지를 반대했던 전력들이 있다. 이들은 해군기지가 한반도평화에 해가 된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미군철수, 국가보안법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물론 평화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넓은 의미에서 인간은 모두 평화주의자이다. 그러나 평화는 역설적으로 군사, 안보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있다. 위대한 군사학자 클라우제비츠가 ‘전쟁은 국가정책 수단의 연속일뿐이다’라고 말했을 때에는 전쟁은 이익이라는 관점아래 언제든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북한이라는 적과 현재까지 대치상황에 있는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그들이 말하는 미군철수는 평화에 해가 된다. 진보세력의 평화에 관한 민족주의적, 이상주의적 관점은 냉엄한 국제정치에서 적용하기 힘들다.

 

오히려 해군기지가 가져다 줄 안보, 경제적이익은 자명할 것이다. 먼저, 지정학적으로 제주도는 서해와 동해가 만나는 중요한 지점이다. 북한과 다르게 우리 해군은 서해와 동해의 해군력을 남해를 통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북한의 잠수함공격으로 제주도해안이 봉쇄당하면, 해군입장에서는 허리가 끊긴 것과 같다. 다음으로, 제주도 해군기지는 한반도를 넘어 넓은 대양으로 진출하는 중요한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 앞서 국방개혁2020에서는 해군기지의 이러한 중요성을 천명하고 있으며, 이어도문제등 해상분쟁에서 향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미군의 대형 군함들도 자유롭게 정박할 수있다. 마지막으로 경제적으로도 해군기지는 중요하다. 우리나라 전체 화물물동량이 80%는 제주해안을 지난다고 한다. 그리고 앞선 문제와 연관지어 해상영로와 바다의 경제적가치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해군기지에 대한 논쟁에 있어 우리는 더 이상 반대세력들이 말하는 평화라는‘무지개’에 속으면 안된다. 무지개는 그 자체가 신기루이다. 이런 때일수록 이성적인 미네르바의 부엉이를 쫓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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