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오사마 빈 라덴 사망 – 보복과 일방적 정의를 넘어 보편적 정의를 향한 단초 되길

 

박세환 성균관대학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함무라비 법전이 담고 있는 보복논리는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지배적인 담론으로 자리잡았다. 자식이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무협영화가 인기를 끌고, ‘몽테 크리스토 백작’ 류의 소설이 스테디셀러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중은 받은 만큼 돌려주는 삶의 방식을 정의라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수를 찾아내 처절히 복수하는 행위가 과연 정의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에드몽 당테스’가 결국엔 복수를 후회했듯이, 정의가 보복의 원리로 이용될 때, 그 결과는 개운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피는 피를 부르고, 복수는 복수를 낳기에 하는 말이다.

 

국제관계에서, 보복의 정의는 이미 일상화되었다. 얼마 전 사망한 ‘오사마 빈 라덴’이 좋은 예다. 전대미문의 테러로 충격과 공포에 빠진 미국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초강대국으로서 세계를 주도해온 자존심에 상처도 입었을게다. 테러의 원흉을 처단하는 ‘성전’이 지난 10년간 미국의 주요 어젠다로 기능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국가의 안녕을 위협했던 위험인물이 사라졌으니 평화의 도래만 남은 것 같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테러단체 ‘알 카에다’가 보복 공격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폭로전문 웹 사이트 ‘위키리스크’가 발표한 자료도 추가 테러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산 넘어 산이다. 보복의 정의는 끝이 없다. 대립하는 양측이 공멸하기 전까진, 진정한 평화는 미명에 불과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의가 실현됐다.”는 발언이 못 미더운 건 이 때문이다.

 

보복의 정의 이전에 대립 세력간 정의의 성격이 판이한 것도 문제다. 미국의 정의는 ‘많은 사람을 살상한 테러범을 척결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중동의 시각은 어떨까? 9•11 테러의 배경에는 미국의 권력 남용이 있었다. 미국은 자본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고립주의와 개입주의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국제 관계를 불균형 상태로 내몰곤 했다. 냉전 이후,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방지한다는 명분하에 회교 근본주의자들을 포용하고, 잠재적 위험요소를 완화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했다. 석유 확보를 위해 중동지방에 압박을 가하며, 기독교를 무기로 이슬람 세력을 억압하기도 했다. 미국의 정의는 중동에겐 불의였다. 알 카에다가 테러를 감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무고한 생명을 산화시킨 폭력적 방법은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의 권력이 정의담론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의 억울함과 피해의식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누가 정의이고, 누가 악인가?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따라서 보다 멀리 내다보는 거시적 시각과 함께, 양면을 함께 둘러보는 개방적 자세, 현상의 배경까지 탐구하는 깊은 사유의 눈이 필요하다. 미국은 테러의 배경보다 현상 자체에 치중했다. 자연히 복수를 강조하게 되었다. 국민들의 감정을 동원해 전쟁에 정의를 덧입혔다. 1차 목표를 달성했는데도 국제상황은 여전히 불안하지 않은가. 미국의 뼈아픈 자기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세계각국의 ‘반미 신드롬’의 배경과 원인을 반추해야 한다. 지구 반대편의 그들에겐, 미국이 정의의 사도가 아니라 악의 축 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시의 폭력의 수단으로 한 보복으로 한 보복을 그만둬야 한다. 울분과 감정이 중첩되어 결국 모두를 파멸로 이끌 수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면, 강자가 그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성숙한 태도와 차분한 이성을 바탕으로 사적 정의가 아닌, 보편적 정의를 탐색할 때, 비로소 미국의 진심은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이 주목했던 오사마 빈라덴 사살 당시 상황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악감정이 남아있는 양자의 화해와 평화는 한쪽의 양보와 대화의 노력을 요구한다. 빈 라덴의 사망으로 위험이 극대화 된 지금, 객관적 강자이자 원인 제공자인 미국의 결단이 시급하다. 공멸을 막기 위해 손을 내밀 때 세계 속 미국의 이미지는 긍정적으로 쇄신될 수 있다. 동시에 ‘빈 라덴 사살’도 폭력을 재생산하는 기제가 아니라 용서와 관용 속에 보편적 정의를 이룩하는 단초로 작용할 것이라 확신한다.

 

<언론에 보도된 빈 라덴 사살상황은 정확한 것이 아니기에, 논리에서 제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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