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은 한국조사기자협회가 연간지로 발행하는 2013년 '조사연구' 제25호에 실린 글임을 알립니다.


 

통합뉴스룸의 어제와 오늘

박현수 문화일보 조사팀장

 

한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통합뉴스룸의 정의를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저널리즘이 산업적으로 융합되면서, 한 기업 내에서 복수의 매체를 만족시키는 뉴스룸 조직의 통합을 의미하며 이는 일반적으로 멀티미디어 뉴스룸의 양상을 띤다. 언론기업의 경영적 관점에서 통합 뉴스룸은 적은 비용으로 다수의 매체를 동시에 만족시켜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과 이종매체 뉴스룸 간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진다.”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온·오프라인 통합 뉴스룸의 시작

 

국내 언론사들이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다매체 뉴스룸의 필요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닷컴 붐이 일던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인터넷 뉴스를 담당하는 조직은 되도록 별도로 설계하는 게 일반적이었고, 주요 메이저 언론사는 앞 다퉈 자회사 형태의 언론사 닷컴을 세우기 시작했다. 많은 비용을 들여 닷컴사 내부에 독자적인 콘텐츠 생산체계를 구축하기까지 했다. 오프라인 신문처럼 주요 출입처에 별도의 기자들을 두기도 했으나 출입처 중복에 따른 혼란, 다른 논조의 기사 생산, 무리한 속보 경쟁에 따른 콘텐츠 신뢰 저하 등 예상치 못한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더불어 2000년 중반부터 포털의 위세에 밀려 ‘돈은 별로 못 벌고, 돈 만 들어가는 방식’의 온라인 뉴스생산체계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워졌다.

 

국외에서는 2005년 뉴욕타임즈가 온·오프라인 뉴스룸 통합을 공식 선언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국내외 언론기업에게는 온·오프라인 통합뉴스룸이 피할 수 없는 화두가 되기 시작했다. 온라인 뉴스와 전통적인 오프라인 종이 뉴스의 경계를 허물고, 조직과 시스템을 합친 이 발표는 신문과 방송 등 이른바 '올드 미디어'들의 위상 변화와 광고 시장의 변화 등 전 세계 미디어 환경의 새로운 트렌드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2009년 편집국에서 온라인 뉴스 생산 전담부서를 없앴다. 인쇄용, 온라인용 할 것 없이 어디든 전송을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서 유료 구독자가 매년 30~50%씩 늘어나는 등 성공을 거뒀다. 이후에도 미국 워싱턴포스트, 템파트리뷴, 프랑스 르몽드, 영국 BBC, 가디언, 더데일리텔레그래프 등이 온·오프라인 통합이라는 트렌드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언론진흥재단의 NewsML 기반을 통한 통합뉴스룸 보급사업과 더불어 해외 사례를 고무적으로 접하며 온·오프라인 통합에 많은 신문사를 중심으로 시도를 했다. 2005년 CBS는 모바일이나 PC로 기자들이 접근해 기사를 작성하고, 송고하면 통합뉴스룸에 기사와 자료가 모이는 방식으로 뉴스룸 통합을 시작했다. 이것은 완벽하게 다른 매체간 뉴스제작 담당인력간의 교류나 조직통합 없는, 유무선 통합 뉴스 집배신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2000년대 후반부터 신문사 중에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중앙일보, 국민일보 등이 온·오프라인 통합뉴스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되었고, 다른 한축으로 종합편성채널을 준비 중이던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도 신문-방송-온라인의 통합뉴스룸을 실험적으로 강하게 추진하게 되었다.

 

이러한 온·오프라인 통합이라는 컨버전스를 추진하게 된 주요 이유는 두 가지였다. 미디어간 융합시대 대응과 경비 절감이었다. 방송통신 등 모든 플랫폼간 융합이 가속화되는 상태에서 각 부서 간 협업 체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며, 통합 운영 이후에 조직 운영경비 절감 효과도 톡톡하게 볼 수 있기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국내 통합뉴스룸 어디까지 왔나?

 

뉴스의 새로운 유통공간이자 소비공간인 온라인 서비스의 확장은 언론사의 조직, 특히 뉴스룸의 변화를 야기 시켰다. 단일 매체에 맞춘 전형적인 뉴스룸이 인터넷, 모바일과 같은 온라인을 포함하는 다중 매체를 만족시키는 융합 뉴스룸으로 전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통합뉴스룸의 구조나 수준은 개별 언론사들이 처한 경영구조, 혁신의 강약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 신문사의 온·오프 통합


“경향신문 편집국, 온오프 통합뉴스룸으로 변신! 종이신문 기사를 쓰는 부서와 온라인 기사를쓰고 유통하는 부서간 장벽을 허물고, 변화하는 뉴미디어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통합뉴스룸을 구축하기 위해서입니다. 온라인 뉴스와 지면 뉴스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고, 평기자와 부장, 그리고 에디터가 경계 없는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공간을 한 덩어리로 통합하는게 핵심입니다”
<2012.11.22, 경향신문 사람들 중 일부 발췌>

 

“한겨레는 지난 5월 조직개편을 통해 편집국 외부에 있던 디지털뉴스부를 편집국 내부로 통합했다. 기존 디지털뉴스부를 없애고 온라인 뉴스 생산을 담당하던 디지털뉴스부 기자들은 사회부로 합류했다. 정치부와 사회부에 따로 온라인 데스크를 둠으로써 편집국 내부에서 온라인 기사를 소화하기로 한 것이었다. (중략) 편집국 기자들이 온라인 뉴스를 쓴다는 것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통합 이후 신문 지면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기자들이 온라인 역시 중요한 매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게 내부 평이다.”
<2012. 7. 11, 한국기자협회보>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의 경우에서 보듯이 통합뉴스룸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온·오프 부문의 협력 부족 문제가 해결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디지털뉴스담당이 닷컴에 소속되었거나 다른 국에 존재했을 때는 편집국 집배신에 올라 있는 정보보고식 메모 하나 가져다 쓰는 것조차 힘들었으며, 해당 기사를 가져다 쓰는 것에 대한 부서 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조직이 통합되고, 부서간의 칸막이가 낮아지고 협업체계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기사작성이 이전보다 강화되고, 역으로 온라인 부문이 본지의 기사에 채택되기도 하는 시너지 효과를 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신문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은 온라인에서 더 자세히 보도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

 

■ 신문-종편방송 통합뉴스룸


“채널 A와 동아일보는 방송과 신문의 경계를 허무는 통합뉴스룸을 운영하며 새로운 뉴스 생산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취재의 폭은 넓히고 뉴스의 깊이는 더하려는 도전입니다. (중략) 채널A 보도본부와 동아일보 편집국이 나란히 배치돼 함께 일하는 통합뉴스룸. 방송의 신속성과 현장성, 신문의 심층성과 다양성 두 매체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한국 언론사 최초의 시도입니다. (중략) 1분 30초 뉴스에 담지 못한 뒷이야기는 신문 지면으로 활자로 표현 못한 생생함은 화면으로 전달합니다. 뉴스 기획부터 취재, 제작까지 채널A와 동아일보가 협력하는 크로스미디어팀...”
<2012.12.1, 채널A 보도>

 

이와 같은 형태는 신문의 심층성과 다양성, 방송의 속보성과 현장성을 동시에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동아일보-채널A뿐만 아니라, 조선일보-TV조선도 이와 유사하게 신문과 방송의 장점을 각각 살려서 상호 보완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는 형태이다. 신생매체인 종편방송의 취약한 부분을 안정된 취재시스템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신문이 보완해준다는 측면이 크고, 적은 기자로 방송뉴스를 제작하기 위한 경영적인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그렇지만 최근 TV조선에서 전두환 재산 추징 검찰 압수수색이나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식 보도와 같이 신문에서 터트린 대형이슈를 방송을 통해 그대로 집중 전이시키는 전략도 통합뉴스룸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 방송사의 온라인 부문 강화


방송에 나가는 영상과 기사를 그대로 웹사이트에 올리는 것이 주요 방송사의 온라인 뉴스제공 방식이었다. 온라인을 위한 특화된 뉴스속보 제작은 거의 없는 편이다.
방송기자들이 TV리포트에서 풀지 못한 블로그 형태의 스토리텔링 기사 작성, KBS 최진기의 생존경제와 같은 인터넷방송, SBS 김연아 등 스포츠섹션, MBC의 손바닥TV 등도 방송사의 온라인 부문 강화로 볼 수 도 있다. 그러나 영국 BBC나 미국 CNN처럼 외국 방송사처럼 풍부한 스토리텔링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혁신은 아직 없다고 할 수 있다. 영국의 BBC는 2007년 TV, 라디오, 웹, 모바일, 쌍방향 TV, 디지털 텍스트 등을 아우르는 통합뉴스룸 구축 출범하는 혁신을 시도했다. 궁극의 목표는 비디오, 오디오, 사진, 그래픽, 텍스트 등이 잘 융합된 뉴스 스토리 제작에 집중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의 경우에 아직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이나 결합된 뉴스룸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보도국 밑에 인터넷뉴스 전담부서를 두는 등의 ‘약한 바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여전히 TV뉴스의 보조적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SBS처럼 기자들의 온라인 참여를 독려하는 경우나, 방송사가 보유한 콘텐츠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콘텐츠 생산 플랫폼과 시청자에게 흥미로운 내용을 지속적으로 코디네이션을 시도하는 곳도 있다.

 

국내 CBS의 사례처럼 라디오전문방송이 ‘노컷뉴스’라는 인터넷 매체 출범 시작으로 무가지신문 발행도 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온·오프 통합뉴스룸의 뉴스제작스템 인프라 구축과와 온라인뉴스 강화에 ‘혁신’이 투여된 결과일 수 있다.

 

통합뉴스룸이 지향해야 할 것은?

 

뉴스룸 통합 이후 뉴스에 대한 가치판단 기준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 독자들이 선호하는 가십이나 뒷이야기에 집중하게 됐고 특히 뉴스 형태도 스트레이트 기사에서 스토리텔링이 있는 기사로 변화가 이루어졌다. 근무여건과 조직문화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기자들은 뉴스룸 통합의 당위성과 미래 비전에 동의했으나, 여러 매체에 뉴스 콘텐츠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량이 크게 늘어 근무 여건이 악화된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뉴스의 연성화 소위 '뉴스테인먼트' 흐름이나 트래픽 경쟁과 선정적인 뉴스 확대생산이 나타나기도 한다. 뉴스가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인 독자 위주로 바뀌면서 일반 대중의 기호에 맞춰 연성화되고 독자를 유인하는 트래픽 경쟁을 위한 대중이 관심을 갖고 클릭하는 가십이나 뒷이야기 뉴스가 많아졌다. 그러나 노컷뉴스의 경우 연간 성장률은 30%를 넘었고, 라디오 광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매체 전략을 채택하면서 CBS의 순이익도 늘어났다고 한다.

 

그럼에도 국내외 뉴스룸 혁신사례에서는 뉴스룸의 인적, 구조적 통합은 물론이고 뉴스룸 구성원, 즉 저널리스트의 인식 전환을 강조했다. 그 동안 오프라인에 초점을 맞췄던 뉴스룸 전통을 과감히 버리고 온라인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룸 통합이 원 소스 멀티 유즈를 통한 다매체 전략의 필연적인 선택의 측면이 크다.

 

뉴욕타임즈는 종이신문 기자들이 반발하자 온·오프라인 양쪽 기사를 모두 쓰라고 강요하지 않고 잘하는 것만 하라고 유도했다. 뉴스룸 통합이 회사나 기자 자신의 미래에 꼭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설득하는데 노력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최근 모범사례로 소개되는 것들이 뉴욕타임스의 ‘스노우 폴’, 가디언의 ‘파이어스톰’, 워싱턴포스트의 ‘오크리지의 예언자들’과 같은 최근 텍스트 기사의 경계를 뛰어 넘은 뉴 웨이브 스토리텔링의 전형을 보여주는 기사들이다. 이러한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스토리텔링 기사는 뉴스 생산의 또 다른 파생상품이 될 것이 자명하다는 전망이다.
스노우 폴은 2012년 2월 미국 워싱턴주 터널 크릭(Tunnel Creek) 스키장
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스키어 3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를 다룬 기사다. 1만 7,000개 단어로 이뤄진 이 기사는 비디오, 인포그래픽, 슬라이드 사진, 911 응급전화 기록의 도움을 받아 제작됐다.

뉴욕 타임스의 스포츠 에디터 존 브랜치(John Branch)가 쓴 이 기사는 2013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기사 완성에 총 6개월이 걸렸는데, 존이 1개월을 매달렸고, 2개월째부터는 비디오그래퍼, 사진기자와 함께 작업했다.
웹사이트에 게재된 지 6일 만에 290만 명이 ‘스노우 폴’을 클릭했다. 2만 2,000명의 이용자들이 매일 ‘스노우 폴’을 방문했다. 3분의 1은 뉴욕타임스 온라인(nytimes.com)을 처음 방문한 이들이었다. 또 6개월 만에 1만 번의 트윗 수를 기록했고, 페이스북에선 7만 7,500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사이트 방문 평균 시간은 12분이었다.

 

뉴스콘텐츠의 컨버전스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나, 이것을 통해 경영성과로 이어지거나 조직의 혁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어렵다. 그러한 이유는 기존 오프라인 매체 중심의 조직, 인력, 자원의 재분배의 불균형이 있을 수 있으며, 전략이 없는 단순한 조직의 결합만으로는 갈등이 잠복되거나 온라인이 종속적 부차적인 미디어로 인식하기 때문에 생산성 확산 보다는 기자들의 노동 강도만 강해지는 단점들도 나온다. 결국 뉴스룸의 통합은 조직적인 결합이 아니라, 문화적인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또한 통합된 뉴스룸에서 혁신적인 콘텐츠의 생산과 저널리즘의 기본에 충실한 뉴스콘텐츠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함께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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