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은 한국조사기자협회가 연간지로 발행하는 2015년 '조사연구' 제27호에 실린 글임을 알립니다.

 

공공도서관,누구나 꿈꿀 권리가 있는 멋진 곳!

 

이정수 서대문구립도서관 관장

 

 

  한국조사기자회, 기억에도 가물거리는 이름이다. 꽤 오래전에 떠난 그 곳으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으니 감회가 새롭다. 인연은 또 이렇게 이어지나 보다.

  2005년, 한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떠난 딸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도서관 건립 기부금을 내놓음으로써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이 탄생하게 되었다. 나는 운 좋게도 의미 있는 이 도서관에서 관장으로 일하게 되었다. 신문사 조사부 기자에서 공공도서관 관장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나의 무식함에서 비롯된 용감한 정신이 행동으로 발현되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 이진아기념도서관>

 


  공공도서관 근무 경험이 없던 나는 하루 빨리 무경험이라는‘결핍’을 해소하고,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하고 싶어서 내 모든 열정을 도서관에 쏟아 부었다. 그런 만큼 도서관 운영도 이상적으로, 선진적으로 하고 싶은 욕심에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그 당시 지역주민들은‘도서관=독서실’으로 이식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개인 공부를 할 수 있는 일반열람실이 없는 우리 도서관은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달라는 민원에 시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도서관은 지역사회에서 공공도서관의 역할에 대해 사람들을 설득하며, 책으로 사람들이 만나고 어울리는 ‘지역사회의 허브’로서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하려고 노력하였다.

 

<사진출처: 이진아기념도서관>


  10여 년이 지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사랑해주고 도서관운영평가에서 우수도서관으로 5회 선정되는 등 도서관 운영에 성과를 드러내었다.  또한 구립도서관 1개관에 불과하던 서대문구는 공공도서관 3개관과 작은도서관 12개관이 조성되었고, 이를‘서대문구립도서관’으로 시스템을 통합하여 한 장의 대출회원증으로 대출할 수 있으며, 집에서 10분 걸어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발전하였다.


  국가적으로도 공공도서관은 양적으로 크게 성장하였다. 2005년 당시에는 전국에 공공도서관이 450여 개관에 불과하였으나 2014년 현재 933개관으로 늘었다. 뿐만 아니라 공공도서관의 역할도 다양화되었다. 예전의 공공도서관이 시험공부를 하는 공간, 조용히 혼자 책을 읽는 공간이었다면 현재는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읽은 책을 사람들과 함께 토론하고 나누는 독서동아리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각종 인문학 강좌 등을 수강할 수 있으며, 북 콘서트나 전시 등 각종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가족이 함께 책도 읽고, 문화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변화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공동체의 거점이 바로 동네 공공도서관인 것이다.

 

<사진출처: 이진아기념도서관>


  태어나면서‘인생을 책과 함께 시작하자’는 북 스타트 독서운동부터 어린이, 청소년 및 성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한 도시(도서관), 한 책 읽기’,‘인문독서 아카데미’,‘길 위의 인문학’등 책과 문화가 접목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또 노인을 위한 ‘자서전 쓰기’,‘스마트 폰 활용교육’등을 통하여 품격 있는 노년기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듯 공공도서관은 한 사람의 일생을 함께 하는 동반자이기도 하고,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세대 통합, 사회 통합의 장이기도 하다.

 

<사진출처: 이진아기념도서관>


  예전에 신문사 조사부에서 근무할 때에도 나는 내 일이 참 재미있었다. 신문기사 스크랩을 하며, 또는 정기간행물을 보며 기사 색인을 하고, 사건일지를 만들어 두었다가 취재기자들이 필요로 할 때 척척 기사를 찾아줄 때의 보람이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신문이라는 매체 제작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제공하는 정보원으로 더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나 공공도서관은 신문사에서 느낀 보람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매력 만점이었다. 일정한 직업이 없는 사람이 도서관에서 소일하면서 일을 찾는 경우도 있었고, 남편과 아이 밖에 모르던 주부가 독서동아리 활동과 인문학 강좌를 계속 들으면서 자기계발을 통해 독서지도 강사로 변신하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동화구연 교육을 받아 동화구연가가 된 주부도 있었다. 특별한 사교육 없이 독서회 활동만 지속적으로 하던 학생이 인문영재로 선발되기도 하였고, 원하는 대학에 수시 합격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공공도서관은 누구나 자신의 꿈을 꿀 권리가 보장되는 곳, 그 꿈을 실현하는데 도움을 주는 곳! 그 곳에 일하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이란 말인가?

 

<사진출처: 이진아기념도서관>


  마지막으로 영미 지역에 2,600여개의 공공도서관을 짓는데 도움을 준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가 도서관에 대해 한 말을 소개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이 글을 읽고, 지금 당장 동네 공공도서관으로 가보시길!


 “나는 대중을 향상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기관으로 도서관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도서관은 이유 없이 아무 것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도서관은 오직 스스로 돕는 자만을 도우며, 사람을 결코 빈곤하게 만들지 않는다. 도서관은 큰 뜻을 품은 자에게 책 안에 담겨 있는 귀중한 보물을 안겨주고, 책을 읽는 취미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낮은 수준의 취미를 멀리 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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