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질구질한 일상 vs 아름다운 사기

 

 

 

▲ 오승건 前 한국소비자원 부장 ⓒ SR타임스

 

 

 

덫도 진화를 거듭해 포르노가 덫으로 사용되는 시대다. 춘화 혹은 외설문학으로 번역되는 포르노그래피는 생명력이 강하다. 인간의 성적 욕망에 맞닿아 있기 때문인데, 조선시대에도 춘화도가 유행했다. 구석기시대에도 포르노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포르노의 유적이 동굴벽화로 남아 있지 않다면 아마 훼손 됐거나 아직 발굴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포르노는 현대에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한다. ‘섹시함’은 고객을 끌어모으는 가장 확실한 요소다. 선정적인 문구로 호객행위를 하는 이메일이 하루에도 수 십통씩 쌓인다. 기업은 시청자의 눈길을 잡으려고 ‘방송가(可)’와 ‘방송불가(不可)’의 선을 오가면서 섹슈얼한 광고를 만들어 뿌린다.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낱말의 뜻도 바뀌지만 기준도 변한다. ‘섹시하다’는 말을 최고의 칭찬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시대가 바뀌었다. 이제 섹시하다는 뜻은 성적인 범주를 넘어 다른 분야로까지 의미가 확장돼 사용된다.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 것’이 섹시한 것으로 통한다.


 
섹시한 유혹을 경계하라



섹시하게 다가오는 사람이나 광고를 조심하라. 섹시한 것에 눈길을 주지 않으면 본전은 건진다. 최소한 피해는 입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마음을 움직이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선수들은 재빠르게 그것을 파악해 포장한다. 저금리시대에는 “투자하면 쉽게 큰 돈 벌수 있다”는 매력적인 말로, 실업자에게는 “직장 알선”으로, 한 푼이라도 가계에 보태려는 주부에게는 “목돈 부업”으로, 신용불량자의 위기에 빠진 사람에게는 “쉬운 대출”로 섹시하게 유혹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구인광고 또한 섹시하게 포장하는 사기꾼들이 활개를 친다.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요즘에는 취업을 미끼로 하는 섹시한 사기가 성행한다. 구인광고를 보
고 찾아 온 사람을 면접장으로 유인하고, 한쪽에서는 보관해 둔 구직자의 가방에서 신용카드를 몰래 꺼낸다. 이처럼 구직자를 두 번 섹시한 사기에 당하는 사람이 많다.

 

 

< 출처 : SR타임스 >

 

주부를 대상으로 한 아르바이트 사기는 고전에 속한다. 카드 색칠하기, 워드 입력 등 아르바이트 제공은 미끼이고 주부들을 끌어들여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다. 보증금을 내라거나 물품을 구입하라는 전제조건을 내거는 것이다. 부업이나 아르바이트를 내세우는 것은 사람들이 그런 섹시한 포장에 쉽게 현혹되기 때문이다.
 
행복해지고 싶은가? 섹시한 것을 멀리 하라. 건강한 상식이 통하는 일반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섹시한 이야기, 대박 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면 일상은 구질구질하게 느껴진다. 상대적 빈곤감에 빠지기 쉽다.
 
구질구질한 생활과 아름다운 사기 사이에서 우리는 날마다 유혹을 당한다. 항상 사기 쪽이 더 화려하고, 눈길이 더 가기 때문이다. 사실이 아니므로 선정적이고, 책임을 질 생각이 없기 때문에 가격을 후려쳐 싸게 판다.
 
욕심이 끼어들면 사기를 당할 확률이 높아지고, 사기를 당하면 보상받을 방법이 별로 없다. 구질구질하고 땀이 밴 생활을 사랑하라. 행복한 소비생활은 유혹당하지 않는 습관에서 출발한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최근까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전문위원  osk@k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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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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