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영화 ‘디스커넥트’(Disconnect·2012)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폐단을 소재로 다룬 화제작이다. 방송사 기자인 니나는 범죄조직이 미성년자인 카일을 이용해 인터넷 성인 화상 채팅을 통한 불법 성매매 실태를 취재한다. 취재 결과는 CNN을 통해 보도되면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다. 그러나 곧 카일은 종적을 감추고 만다. 기자는 구글 지도를 활용해 소년이 있는 곳을 찾아낸다. 이 영화는 강조한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전 세계 24억 명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으니 당장 SNS에서 탈퇴하라고.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사건을 해결한 실마리도 SNS, 즉 구글 지도 ‘타임라인’이다.

구글의 위치 정보 서비스인 타임라인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 계정을 등록하고 기능을 켜두면 GPS, Wi-Fi 등의 기록을 추적해 자신이 언제 어디에 있었는지를 지도상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 모든 지역을 서비스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해외 이동 경로까지 기록된다. 사용자의 위치가 지도상에 빨간 점으로 표시되고, 이동 경로와 이동수단까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구글은 최근 쇼핑센터, 식당, 카페, 마켓 등 다양한 업체에서의 입장 및 대기시간 등을 알려주는 타임라인 서비스를 추가했다. 위치, 영업시간, 전화 번호 등의 기본 정보뿐만 아니라, 손님이 붐비는 시간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편리한 기능이다. 이처럼 타임라인은 일상이 낱낱이 기록되는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시대의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타임라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재 원장의 3년 전 청와대 출입 사실도 알고 있었다. 최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서비스를 활용해 김 원장의 17차례나 되는 청와대 출입횟수를 밝혀내 주목을 받고 있다. 최신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수사 기법으로, 타임라인이 범죄를 추적하고 처벌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타임라인이 긍정적인 기능만 있는 건 아니다. 타임라인에서 알고 싶은 이의 ID를 넣고 행적 보기를 클릭하면 그가 언제 어디서 뭘 했는지 지도상에 훤히 표시된다. 타임라인은 사생활을 유린하고 위협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무서운 일이다. 인터넷 진화와 함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첨단기술의 발달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


문화일보 2017-04-14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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