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인질극은 무고한 사람을 감금하고 생명을 위협하며 자기의 목적을 이루려고 벌이는 비열하고 잔악한 행위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인질극은 일명 ‘베슬란 학교 인질 사건’. 2004년 러시아 연방의 북(北)오세티야 공화국 도시 베슬란의 한 학교에 학생과 주민 등 1200여 명이 인질로 잡혔다. 러시아 내 ‘체첸’ 지역의 일부 독립파 반군들이 일으킨 것으로 구출과정에서 인질범과 러시아 병력 사이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무려 385명이 사망하고 7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스포츠가 악용된 사례도 있다.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비극이었던 1972년 뮌헨 올림픽이 대표적. 팔레스타인의 무장 조직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단이 묵고 있는 선수촌에 침입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감금하고 있는 2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며 이스라엘 선수 11명을 인질로 삼았으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선수 전원을 사살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이 사건은 2005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아 ‘뮌헨’이라는 영화로도 제작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가 차원의 인질 사태도 있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직후 정부의 지지를 받은 이란 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을 점거, 외교관과 직원 등 66명을 인질로 잡았다. 당시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독재자 무하마드 레자 팔레비 이란 국왕에게 암 치료를 명분으로 입국을 허용했던 게 발단이 됐다. 이란인들은 도피성 망명이라며 팔레비 국왕을 송환하고 그의 재산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인질들은 무려 444일 동안이나 잡혀 있어야 했다. 1980년 4월, 미군 특수작전부대가 ‘독수리 발톱’ 작전을 감행했으나 출동한 헬기가 충돌해 구출 요원 8명이 사망하는 바람에 비극으로 끝났다. 재선에 나선 지미 카터 대통령은 참패했다.

최근에는 국가가 대놓고 인질극을 벌이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했다. 북한이 말레이시아 국적자를 전원 출국 금지한 것이다. 체제 자체가 인질극의 주범이고 무대다. 북한 스스로 국가가 아니라 범죄 집단임을 다시 한 번 과시하는 셈이다. 핵탄두와 미사일, 그리고 생화학무기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런 집단과 마주하면서도 일부 정치세력은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개성공단은 즉각 재개하겠다고 한다. 나라는 누가 지킬 것인가.

문화일보 2017-03- 09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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