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 조사팀장

 

일본이 때아닌 ‘일자리 천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자리는 넘쳐나지만 일할 사람이 턱없이 부족한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 그래서 일본 취업시장에선 ‘오와하라(おわハラ)’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끝내라(おわれ)’는 뜻의 일본어와 괴롭힘을 뜻하는 영어(harassment) 합성어다. 구인난(求人難)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졸업 예정자의 취직 약속을 받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아 더 이상 구직 활동을 못하도록 방해하고 괴롭힌다는 의미다. 치졸할 만큼 인재 쟁탈전이 치열하다.

일본 재무성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74.7%, 대기업의 56.6%가 일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와 초고령화다. 특히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끌던 전후 1947∼1949년에 태어난 단카이(團塊) 세대가 2007년 이후 본격 은퇴하면서 생긴 현상이기도 하다. 또 엔화를 무제한 방출하여 경제를 살리겠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아베노믹스 때문으로 풀이하는 이도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청년 구직자에겐 기회가 되고 있다. 최근 일본 기업들이 여러 형태로 한국의 청년 구직자 채용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에다 영어 구사 능력이 뛰어난 것이 동남아지역 등 타 국가 청년들보다 인기 있는 배경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미국 내 일자리만큼은 확실하게 챙기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랜 경기침체에다 탄핵 정국 탓에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기업의 해외 진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 비정규직 일자리로 인한 취업 기피 등도 이유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8%로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청년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문제는 올해는 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스타트업 창업을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풀려고 했던 정부의 사업들은 탄핵 정국으로 개점휴업 상태다.

대선 주자들은 너도나도 일자리 창출을 외치지만 실효성 있는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회 역시 ‘일자리 법안’ 처리에 손을 놓고 있고, 정부도 재탕삼탕 대책만 내놓고 있을 뿐이다. 역사 왜곡에다 군사 재무장까지 나서는 아베 정권을 비난해야 하지만, 일자리 창출 의지와 능력만큼은 배워야 할 것 같다.

문화일보 2017-02- 23 게재.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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