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사기자협회는 제4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중 부문별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부문별로 순차적으로 게재해, 신문 읽기·쓰기 문화 확산과 비판 지성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글쓰기를 확산하기로 했다. <편집자 주> (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대학·일반부 우수상> ‘부패근절을 포함한 사회 정의의 실현–구성원들의 소통을 중심으로'

 

 

 

 ▲ 임효정 씨

 

 

물이 한 방향으로만 흘러 움직이지 못한다면 그 물은 썩고 만다. 연못이나 개울물처럼 말이다. 반대로 강이나 바다처럼 열린 공간에서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도 마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부패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공권력의 폐쇄성과 소통부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부패근절을 위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조차도 소통부재의 환경 속에서 졸속적으로 입법되어, 다양한 절차적 한계와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사실 우리 사회의 지난 행보를 보면 김영란법의 존립근거는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0년 2011년의 스폰서검사와 벤츠검사 사건은 우리 사회의 부패척결에 대한 문제의식과 의지를 강하게 촉발시켰고, 그에 반하여 OECD 국가 대상 반부패청렴지수는 여전히 하위권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사회의 부패는 상당히 진행되어 고착되었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양심에 호소하여 자발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따라서 현재로선 강력한 규칙과 절차를 강제하는 법집행이 불가피하다. 김영란법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는 지점은 이러한 법의 존립근거라기보다는 그 입법과정에서 사회구성원들과의 충분한 소통과 논의가 이루어졌는가의 여부이다. 실제로 김영란법은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기 이전에 국회에서 자의적이고 일방적으로 추진되어 몇 가지 충돌하는 쟁점을 안고 있다. 그 쟁점들은 크게 다음과 같다.

 

첫째, 법이 적용하고 있는 대상범위가 과연 합당한가에 대한 쟁점이 있다. 현재 김영란법은 법의 범위를 공직자와 언론, 사학 교원들로 적용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는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언론과 교육 분야 종사자들을 법 적용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정당하며 다른 민간분야로 제도를 확대하기 위한 초석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이 적용되어야 하는 주요대상인 고위관료와 특정직위 이상으로 범위가 확대됨으로써, 부패단속의 집중도가 분산되고 그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또한 이는 특정 직업의 자유도를 통제하는 선택적 차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둘째, 신고의무조항에서 배우자가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보다 강력하고 확실한 법 집행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항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연좌제의 논란을 가중시키고 법 적용범위를 필요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있다. 사실 가족 내 특정인이 부패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그것이 배우자가 아닌 어머니나 아버지, 형이나 누나, 동생, 자식일 수도 있다. 친족 간의 신고의무를 만들어 법을 강력하게 집행하려면 모든 가족구성원을 포함시켜야 할 텐데 김영란법에서는 배우자만을 적용하고 있어서 연좌제의 논란만 남기고 강력한 법 집행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법 조항으로 남게 되었다.

 

셋째, 부정청탁의 예외조항에서 국회의원의 고충민원이 포함되어 예외가 된다는 점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국회의원과 시민단체는 국민청원권을 위해 국민들의 의견과 민원을 수렴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부정청탁의 유형과 범위를 더 세분화하고 제대로 정의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예외조항을 둠으로써 오히려 법의 구멍이 만들어지는 형국이다.

 

이처럼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의 부패근절을 위한 규칙과 절차로 적용되기에는 여전히 합의되지 않은 쟁점과 한계점을 수반하고 있다. 물론 법의 취지인 부패척결과 강력한 제재라는 목적은 부정할 여지없이 충분하고 바람직한 존립근거이다. 그러나 그 법의 입법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과의 소통 창구가 없고 국회의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에 의해 처리된 점에 대해서는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그러한 졸속입법이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다양한 한계들을 낳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 현상이 소통이 없고 폐쇄적인 공권력 속에서 산재한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부패척결을 목적으로 하는 김영란법이 입법되는 과정에서 소통부재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부정부패 척결을 포함하여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 간의 원활한 소통과 투명한 합의가 선결과제인 것이다. <임효정, 이화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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