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건 부장 / 한국소비자원


폼생폼사 ‘마이카’의 유혹



폼생폼사. 폼에 살고 폼에 죽는다. 누구나 화려하게 주목받는 멋진 삶을 동경한다. 구질구질하게 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세상일에는 순리라는 것이 있다. 비가 내리다 해가 비치면 무지개가 생기지만, 해가 비치다 비가 내리면 무지개는 뜨지 않는다.

안정된 직장을 구해 몇 년 다니다 보면 ‘생활의 업그레이드’를 꿈꾸게 된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미지로 포장된 승용차에 관심이 간다. 우아한 광고와 무이자할부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한강이 보이는 심야데이트는 얼마나 낭만적인가.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36개월 할부로 중형 승용차를 구입한다. 당연히 신차다.

중형차를 사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순리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평생 족쇄다. 중형차를 구입하는 순간부터 연쇄반응이 일어난다. 기회비용과 부대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승용차가격이 2천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현금으로 일부 지불하고 나머지는 할부로 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도금으로 1천만 원 내고 나머지 1천만 원을 할부로 한다면 매달 할부수수료로 부스러지는 돈도 적이 않다. 당장 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할부금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강물이 보이는 양수리의 낭만적인 데이트도 가능하고, 우아한 쇼핑도 즐길 수 있다. 가족과의 오붓한 외식은 대형 주차장이 완비된 식당으로 가야 한다. 동네 식당에서 대충 주차하다가 딱지라도 떼이는 날이면 비싼 외식을 한 셈이 되므로 처음부터 주차장이 완비된 식당으로 가야 마음이 편한 것이다.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주차장이 있는 찻집에 가야 하므로 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두바이산 유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글로벌경제를 걱정하는 경제에 이르게 된다.


순간의 ‘폼’과 미래의 ‘부’사이에서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인 토마스 스탠리 박사가 쓴 ‘이웃집 백만 장자’에 의하면 자본주의의 본고장인 미국의 백만장자들은 폼생폼사와는 거리가 먼, 돈을 모으는데 도움이 되는 생활방식을 따른다고 한다.

미국의 백만장자들은 자신의 재산에 비해 훨씬 검소하게 생활한다. 값싼 양복을 입고, 미국산(국산) 자동차를 몬다. 품질보다 가격이 싼 중고차를 즐겨 구입한다. 자신의 재산에 비해 고급 신차를 구입해야 하는 영업사원이 타던 중고차를 구입하는 것이다. 중고차를 사고 남는 돈으로는 투자한다. 대부분은 계획적이고 예산을 세우는데 매우 철저한 사람들이다.

무지개를 보고 싶으면 일의 순서를 바꿔라. 매사에 기회비용을 따져야 한다. 승용차를 살 돈으로 먼저 투자하고 나중에 소비하라. 투자해서
부자가 된 뒤 중고차를 구입하라.

차는 사는 순간 중고품으로 바뀐다. 하루가 다르게 환산가치가 소멸된다. 투자도 하기 전에 중형 신차부터 구입하면 무지개는 결코 볼 수 없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오승건 위원  osk@k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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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한국조사기자협회 취재팀 press@j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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