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칼럼은 문화일보  [오피니언] '오후여담'을 옮긴 것을 밝힙니다.

 

 

 

책 안 읽는 사회

 

 

 

 

출처: 문화일보
 

 

 


박현수/조사팀장

 

의외로 여름을 ‘독서의 계절’로 삼고 있는 사람이 많다. 모아뒀던 책을 여름 휴가철에 읽는 게 습관처럼 돼 있는 이도 적지않다. 언론은 휴가 때 읽을 책을 소개하고, 대통령은 무슨 책을 준비했다는 등의 기사도 나온다. 그러나 올 여름은 주요 출판사들의 최근 악전고투가 말해주듯 ‘잔인한 독서의 계절’이 될 우려도 없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3년 국민독서실태 조사’ 결과 성인 1인당 연간 독서량이 9.2권(월 0.76권)이다. 성인 10명 중 3명은 1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사용이 독서량 감소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002년 8000여 곳에 달했던 동네 서점도 2014년 1000여 곳밖에 남지 않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압도적으로 1위인 반면 1인당 독서량은 꼴찌다. 유엔 191개 회원국 중에서도 166위에 머물렀다.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정부가 나섰다.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추진 중인 제2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14~2018년)에 따르면 2018년까지 공공도서관을 현재의 828곳에서 1100곳으로 늘린다고 한다. 또 도서관 기능과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장서와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이즈음 국내 주요 출판사 30여 곳, 학자·교수 등 개인 20여 명과 국립중앙박물관 등 140여 기관이 50여만 권을 기증해서 도서관을 만들었다. 19일로 개관 한 달째를 맞는 경기 파주 출판단지 내에 있는 도서관 ‘지혜의 숲’은 1년 365일 24시간 문을 여는 새로운 개념의 도서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심과 지리적 접근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지만, 주말엔 광화문 교보문고를 방불케 할 정도로 독서 인파로 붐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서울도서관도 이 달부터 국립중앙도서관을 비롯, 전국에 있는 공공도서관들끼리 서로 책을 빌려주는 ‘책바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자료가 거주지역 내 도서관에 없는 경우 책바다를 이용하면 다른 지역 도서관을 통해 2∼3일 안에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이렇게 정부와 민간단체가 독서 인구 확대를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도서관 확충과 같은 하드웨어 강화만으로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에 빠져 책과 점점 멀어져 가는 세태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사회 전반에서 책읽기 문화 활성화를 위한 소프트웨어적 접근이 더욱 필요하다.

 

문화일보  38면2단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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